엄마 시신 옆 구조된 4살, 출생기록 없는 ‘미등록 아동’이었다

전북 전주시 빌라에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여성이 숨지고 4세 아들이 쓰러진 채 발견된 가운데, 해당 남아가 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미등록 아동’으로 확인됐다.
11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9시55분쯤 전주시 완산구 한 빌라 3층에서 부패된 채 발견된 여성 A(41)씨 시신 곁에 B(4)군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B군은 상당 기간 음식물을 먹지 못해 건강 상태가 악화된 상태였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성이 이 아이의 친모로 추정되지만,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올라 있지 않아서 출생신고 자체가 누락된 것으로 보고 국과수에 친자 확인 검사를 의뢰했다. B군은 정부가 지난 6월과 7월 출생신고가 안 된 미등록 아동을 찾기 위해 진행한 전수조사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세입자가 며칠째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집주인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발견했다. 현관문이 안에서 잠겨 있어 사다리를 이용해 내부로 진입했다. 집안에는 생활 쓰레기와 잡동사니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8년 전 이혼해 혼자 아이와 반려견을 키우며 생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B군의 친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 경찰은 A씨와의 DNA 대조 검사를 통해 친자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같은 복지 급여 대상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건강보험료 120만원가량을 내지 못했고 관리비도 상당 기간 밀린 것으로 파악돼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시는 두 달 전인 지난 7월18일 A씨를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로 선정해서 전화를 하고 집도 방문했지만 만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A씨의 시신 부패가 이미 상당히 진행돼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장 상황 등으로 미루어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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