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찾은 목수들과 인테리어 공사하기

2023. 9. 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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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직영공사 하기 가장 좋은 시대_ 마지막회


이전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집짓기 전반의 최신 정보들이 대중들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바야흐로 직영공사에 도전하기 가장 좋은 시대가 왔다.


인테리어에도 설계가 필요하다

주택 공사의 경우, 집을 설계해주는 건축사가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그려주지 않는다. 건축사에게 받은 평면도를 바탕으로 먼저 건축주 스스로가 인테리어를 구상해 봐야 한다. 벽은 도배인지 페인팅인지, 바닥은 원목마루인지 강마루인지 건축주가 결정해야 한다. 마감재에 따라 바탕 작업이 달라지기 때문에 두 번 할 일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건축물 구조 설계와 인테리어 설계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집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테리어 디자인 도면을 토대로 골조공사 단계에서 스위치, 콘센트, 샤워부스 수납공간, 휴지걸이 등의 위치를 작업자에게 미리 공유해야 한다. 요즘은 깔끔한 벽면선을 위한 매입식 장치들이 많다. 휴지걸이나 샤워부스 수납공간은 콘크리트로 채우지 않도록, 타설 전에 단열재를 잘라 넣었다가 나중에 긁어내도 된다. 나중에 콘크리트 벽을 부수고 시공할 수도 있지만, 신축 공사이니 사전 작업으로 충분히 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현장 일이 정신 없이 진행되다 보니 잊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도면에 매입 위치를 표시하고, 도면이 없으면 종이에 그려서라도 작업 지시를 하도록 한다.


인테리어 공사를 위한 시공자 찾기

인테리어 공사를 위한 시공업자 찾기는 생각보다 수월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디지털 플랫폼 덕분이다. 지인 소개로 6개 업체,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 앱으로 2개 업체, 인터넷 검색으로 4개 업체, 전문가 중개 플랫폼으로 1개 업체를 물망에 올렸다. 누군가는 온라인으로 시공자를 찾는 것이 신뢰가 갈지 의문일 수 있는데, 나의 경험상 믿을 만하다. 이제는 소비재뿐 아니라 특정 분야 전문가도 소개받을 수 있는 앱이 등장했고, 소비자들은 이들과 일한 후 솔직한 리뷰를 올리기 때문이다. 지인의 소개로 시공업자를 만나면 신뢰도는 예측 가능하나, 시공 능력은 검증이 어렵다. 소개를 받은 상황에서는 시공 방법을 일일이 묻거나, 최근 작업한 현장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기에 눈치가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시공업체를 찾게 되면 수많은 사진과 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시공 능력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또한, 인스타그램이나 전문가 중개 플랫폼은 시공업체들과 실시간 메시지와 댓글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정보가 오픈되어 있다.


“온라인으로 시공자 찾기 어렵지 않아. 시공 능력과 피드백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지인 소개보다 오히려 예측 가능해”


인스타그램에서 목수를 구하다

골조공사가 언제 끝날지 예측이 되지 않아 내장 목수, 타일, 도배 등을 미리 알아보기가 어려웠다. 기존에 이야기가 오간 내장 목수는 골조공사가 끝나고 현장에서 미팅을 했지만, 건축주의 요구가 까다롭다고 포기했다. 마이너스 몰딩, 간접조명, 아치형 게이트, 작은 책장 제작을 의뢰한 것인데 이 작업을 어려워했다. 견적도 문틀 작업을 별도 시공비로 책정해 비용을 높게 제시했다. 작업자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견적서를 내기 때문에 2~3개 정도 견적을 받아보고 예산과 작업 내용을 비교해 최종 결정을 내리면 된다.


목수 2명을 인스타그램으로 찾아 통화를 시도했다. 한 사람당 30분 이상씩 이야기를 나누고 둘 중 더 적극적이고 스케줄도 가능한 사람과 다시 연락을 했다. 서로 대화도 잘 통하고 느낌이 좋아 같이 일하자고 제안했다. 아파트 공사를 할 때는 현장소장님이 데려온 내장 목수가 알아서 자재를 구입했지만, 이번에는 직접 자재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목수에게 원하는 자재를 알려주면 주문하겠다고 했다. 미송, 멀바우 핑거집성판, 템바보드, 고체연료 등 나에겐 생소한 자재명이라 조금 걱정됐지만, 막상 철물점에 문의하니 모두 재고가 있어 어렵지 않게 주문했다.


작업도면은 목공반장님이 보고 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파워포인트에 평면도를 넣고 원하는 인테리어 완성 사진을 참고자료로 붙여 만들었다. 타일, 목공, 전기, 설비는 상세 작업도면을 만들어 공유했다. 앞서 공사 기간 중 건축주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내려놓음’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것을 작업자에게 수십 번 말해도 안 될 일은 안 된다. 그럼에도 실수를 예방하고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건축주는 작업지시서를 만들고 여러 번 현장에 방문해 부지런히 확인해야 한다. 바쁠 때 전화로 소통하는 경우라도, 작업지시서의 도면과 사진을 기초로 하면 서로 다른 이미지를 상상하며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서 빠르고 정확한 처리가 가능하다.



보기 좋은 디자인에도 단점은 있다

계획한 디자인이 기능적으로 편리하고 미적으로도 만족스럽다면 최고의 인테리어 디자인일 것이다. 기능을 포기하고 미적인 디자인에만 너무 집중하면 결국 결여된 기능으로 인해 다른 문제를 유발한다. 내 아파트의 경우, 거실 벽면을 페인트로 도장하고 걸레받이를 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집에서 격리 중인 시절, 너무 심심해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밖에서 타는 전동 장난감 자동차를 거실에서 타게 해주었다. 신이 난 아이는 자동차를 타고 페인트 벽을 다 긁고 다녔다. 사포질을 하고 페인트를 덧바르면 보수는 가능하겠지만, 걸레받이를 했다면 덜 긁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가구 수납장 문도 미니멀 인테리어의 하나로 손잡이 없는 히든도어로 제작했다. 직접 사용해 보니 푸시 위치가 가운데로 정해져 있고 조금만 다른 부분을 누르면 문이 열리지 않았다. 심지어 화장실 하부 수납장은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아이가 세면대 사용 중 그 틈에 몸이 끼어 고통을 호소했던 적도 있다. 그날 이후 화장실 수납장 문은 밀어도 문이 열리지 않도록 조치하고 문을 열려면 문짝 아래를 잡아당기도록 바꿨다. 자주 쓰는 문은 손잡이를 달고 그렇지 않은 문은 히든도어 방식으로 타협하면 적당할 듯싶다.


Epilogue


집을 짓고 깨달은 가장 중요한 것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 건축 공부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나의 경우 건축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된 자신감이 주택 신축까지 이어진 이상적인 경우일 수 있다. 집을 짓는 일은 수많은 변수와 싸워야 하는,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히말라야의 셰르파(Sherpa) 같은 든든한 조력자가 건축주 옆에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도 집을 지은 적 없는 건축주는 집 짓기에 앞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낯선 환경에 노출되어 평소와 달리 실수할 수 있다. 이때마다 셰르파 같은 조력자가 나타나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고 최적의 경로를 안내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직영공사를 앞둔 사람들에게 내가 겪었던 모든 경험과 지식을 책으로 엮어 셰르파 같은 역할을 하고자 했다.


실수와 변수를 최소화해라

건축에서는 예상치 못한 실수와 변수를 최소화하여 목표한 대로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토지매입, 설계, 시공, 세금, 산업재해 등 집을 지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항상 플랜 B를 준비했다. 예를 들어, 공인중개사가 매물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다른 공인중개사에게 물어봐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했다. 토지 매입은 집 짓는 과정 중에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발품을 팔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정확하게 알아야 착오를 줄일 수 있다. 인터폰 시공자가 비디오폰과 카메라 초인종을 설치하는데 전선관에 물린 체결부품이 헛돌아 어려움이 겪었던 일이 있었다. 이를 보고 조경공사를 하던 분이 칼로 전선관을 잘라 체결부품을 빼내라고 제안해 정말 간단하게 해결한 적이 있다. 모르는 문제가 있다면 물어보는 것이 문제 해결 방법의 기본이다.


회사를 운영하듯 계획적으로 준비해라

집을 지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완벽한 집을 짓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잘 될 일도 그릇될 가능성이 높다. 그 자신도 심리적 부담감으로 스트레스를 얻을 확률이 높다. 처음 집을 지을 때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집을 꿈꾸기보다는 웃풍 없고 물 안 새는 튼튼한 집만 지어도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 공사를 해보니 치명적인 하자를 예방하는 데만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나중에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손 볼 수 있는 부분들은 마음 편히 후순위로 두고 공사에 임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우선 순위를 정하면 건축주는 정말 중요한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기에 기대보다 더 완성도 높은 집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자료출처_ 단행본 <전원주택 직영공사 성공기>

평소에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건축 시공법, 시공업자, 건축 자재에 대한 최신 정보들이 대중들에게 유입되면서 직영시공에 도전해 볼 수 있는 다양하고 쉬운 길이 열렸다. 이 책은 ‘부업으로 집을 짓는다’는 화두로 본업이 있는 직장인이 건축에 대한 전문 지식을 쉽게 배우고, 현장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저자 본인의 직접 경험을 토대로 일반인들을 위한 쉬운 언어와 상세한 사진, 도표 등을 사용해 집짓기의 지름길을 안내한다.

제임스 박 : 셀프 인테리어 이후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집 짓기에 도전했다. 현재는 고정적인 수익을 만들기 위한 패시브인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writingpower@naver.com

백소담 :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디자인스쿨의 첫 번째 포트폴리오로 집 인테리어를 설계부터 직영시공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이후 전원주택 설계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총괄하고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글_ 제임스 박, 백소담 | 기획_ 이세정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3년 9월호 / Vol.29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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