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각’ 교사 집회, 서이초 또래 女가 몰렸다 [데이터인사이트]
‘집회의 교과서’ 보여준 교사들에 교육부도 태도변화
집회시간 17시 끝나자 주변 교통체증 순식간에 원상복귀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지난 2일과 4일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전국 교사들의 집회는 ‘시위의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완벽했다.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려든 지난 2일 집회에서는 마치 바둑돌처럼 오와 열을 맞춰선 교사들의 항공 사진이 화제가 됐고, 일선 경찰이 SNS에 “자체적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정해진 시간만 집회를 했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교사 집회는 지난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 한 초등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으로 촉발됐다. 이후 학부모에 괴롭힘을 당하거나 학생에 폭행을 당하는 등 교사들의 교권이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서이초 선생님의 49재인 9월 4일 연가나 병가를 내는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집단행동에 나서자는 이야기가 확산됐다.
교사 집회는 서이초 교사의 사망 직후인 7월 22일 서울 보신각 인근에서 시작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인근 등 서울 도심에서 매주 토요일 7차례 이어졌고, 지난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마지막으로 멈춘 상태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목소리를 낼 만큼 냈으니 이제 정부와 국회의 법안 처리 과정을 지켜보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교사들이 가장 많이 참석했던 지난 2일 서울 생활인구데이터와 인근 교통량 데이터를 분석해봤다.
2일 국회 앞 집회, 서이초 교사 또래 여성들 몰렸다
지난 2일 국회 앞에서 열린 교사 집회는 주최 측 추산 약 20만명이 참석했다. 지난 7일 공개된 서울시 생활인구데이터에서도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성별로는 이날 오후 2시~5시에 몰린 생활인구는 여성이 40만 9400여명(62.76%), 남성이 24만 2800여명(37.23%)이었다. 초등교사의 약 70% 이상이 여성인 것을 고려하면 성별에 관계없이 교사들이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집회 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몰린 이들은 20대 후반 여성으로, 이날 오후 2시~5시 누적 25~29세 생활인구수는 5만 7747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숨진 서이초 교사 또래 나이대인 20대 여성들이 집회에 많이 참여한 것이다. 2위는 35~39세 여성(5만 6015명), 3위는 45~50세 여성(5만 2969명)이다.
남성의 경우 35세~39세 생활인구수가 3만 3011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5~29세 남성은 3만 38명, 30~24세 남성은 3만 23명으로 뒤를 이었다.
집회시간 17시 끝나자 주변 교통 즉시 원상복귀
정해진 집회시간 이후 질서정연하게 해산하는 교사들의 모습도 화제가 됐다. 이날 ‘서울시 노선별 정류장 구간별 평균 운행시간 정보’를 분석한 결과, 집회가 있던 지난 2일 국회 앞을 지나던 일부 버스 노선이 우회하거나 인근 버스 노선이 지연되는 등 교통 지연이 발생했지만 집회시간이 끝난 오후 5시 이후부터는 빠르게 정상 운행시간으로 돌아왔다.
국회의사당~여의도역을 지나는 162번 버스의 경우 이날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교통이 통제됐다. 하지만 집회가 끝난 오후 6시에 이 구간의 평균 운행시간은 2.7분으로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교통이 통제되지 않은 인근 버스노선의 경우 집회 시작 전후 시간대만 교통지연이 발생했고, 해산 이후부터는 지연 없이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약 600m 구간의 유진투자증권~하나은행여의도 정류장을 지나는 7611버스의 경우 통상적으로 이 구간을 지나는 데 약 3분이 걸린다.
집회가 열린 2일에는 동일 구간에서는 오후 12시 3.4분, 오후 1시 3.9분, 오후 2시 3.5분으로 다소 지연되다가 집회가 시작된 3시~4시는 각 2.5분, 3.1분으로 원상복귀됐다. 집회가 끝난 오후 5시에는 집회를 마친 교사들이 빠르게 해산하면서 5.3분으로 교통체증이 발생하다가 오후 6시부터는 3.5분, 7시 2.6분으로 다시 정상운행 시간으로 돌아왔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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