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 도심 속 숨겨진 문화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과거·현대 공존

구현주 기자 2023. 9. 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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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총재실,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재현
특별전은 170개국 화폐 도안 볼 수 있어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은 1912년 완공됐다./구현주 기자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백화점과 고층빌딩이 즐비한 서울 중구 도심을 지나면 이질적인 르네상스 양식 석조 건물이 눈에 띈다.  마치 유럽에서나 볼 듯한 고성 같은 모습 때문이다. 바로 1981년 국가중요문화재(사적)로 지정된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이다.

화폐박물관은 1912년 완공된 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도 100여년 전 외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내부는 몇 차례 복원공사 등으로 바뀌었다. 화폐박물관 안에 들어오면 고풍스러운 샹들리에와 대리석 등이 자리한다. 지금 모습은 1987년 원형복원 공사를 하면서 대리석 마감이 더해진 형태다.

이 건물은 1950년 6월 12일 한국은행이 창립되면서 한국은행 본점 건물이 됐다. 1987년 뒷편 신관 신축까지 본관으로서 기능을 수행했다. 이 후 2001년 한국은행 창립 50주년을 맞아 화폐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화폐박물관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을 지향한다. 총 2층과 13개 전시실로 구성된 상설전시장에서 화폐·금융·경제 관련 자료를 수집, 보존, 연구, 전시하고 있다.

1층 상설전시실에선 화폐 제조 순환과정과 위변조 화폐 식별법 등을 접할 수 있다./구현주 기자

먼저 1층에선 한국은행이 하는 일과 중앙은행 제도, 화폐 제조 순환과정과 위변조 화폐 식별법, 상평통보 갤러리 등을 만날 수 있다. 1층 전시장 중앙엔 동전 피라미드가 마련돼 있다. 동전 피라미드 안에는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00원 등 한국 공식 주화 6종이 있다.

화폐박물관 관계자는 “피라미드 안 동전은 모두 사용 가능한 실제 주화로 4400개 정도 들어있는데 총액이 72만5000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1층과 2층 사이엔 ‘중간 2층’이 있다. 이 공간은 옛날 한국은행 총재실과 옛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 등이 있다.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면 가장 흥미로운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은행 총재실은 1987년 본관이 신축되기 이전까지 한국은행 총재가 업무를 수행했던 집무실을 재현한 공간이다.

옛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은 금융통화위원회 모습을 재현한 공간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등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정책기구다.

1950년 6월 5일 금융통화위원회 첫 회의 장면을 재현한 그림도 있다. 해당 그림에는 당시 금융통화위원회 일원으로 참여했던 윤보선 대통령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에게 금리 결정 등에 대해 설명해보기 좋다. 

옛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은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정책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 모습을 재현한 공간이다./구현주 기자

2층에선 주목할 공간은 기획전시실이다. 기획전시실에선 화폐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개최하는데, 지금은 ‘화폐 속 세계유산’이 진행 중이다.

화폐 속 세계유산 전시에선 170여개국 과거, 현재 화폐 도안을 확인할 수 있다. 책처럼 꽂힌 패널을 직접 뽑으면 된다. 일례로 프랑스 패널을 뽑아보면 프랑스 화폐엔 어린왕자 캐릭터와 작가 생텍쥐페리가 있다.

그 외에 수많은 국가도 대개 인물을 화폐 도안으로 채택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화폐 도안으로 채택된 인물은 바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다.

화폐박물관 관계자는 “인물이 가장 많이 사용된 이유는 동·식물과 달리 사람은 표정과 머리카락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화폐 진폐인지 위폐인지를 구분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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