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모기가 '윙~'…처서 지났는데 "오히려 늘어", 왜

정세진 기자 2023. 9. 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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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폭우와 폭염의 영향으로 처서(處暑) 이후에도 모기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모기 연구 권위자인 이동규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최근 몇년간 8월에 폭염이 집중되면서 9월 이후에도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한다"면서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도심지역에선 11월까지도 모기가 활동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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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줄 숲 모기. /사진=뉴스1


지난달 말 폭우와 폭염의 영향으로 처서(處暑) 이후에도 모기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오는 11월까지도 도심 지역에서 모기가 발견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질병관리청 주요감염병 통계상 34주차(지난달 31일 기준) 전국 시·도보건환경연구원 9개 기관 11개 지점(부산·강원·충청·전라·경상·제주 등)에서 채집한 모기 개체수 변화를 보면 처서인 지난달 23일 이후 모기 활동이 오히려 늘었다.

특히 도심지역(인천·경기·강원)에서 채집하는 말라리아 매개 모기 개체수 변화를 보면 지난달 10일 기준 주간 평균 5.4개체였던 것이 같은달 19일에는 10.2개체로 늘었다. 모기개체수(모기지수)는 특정기간 채집한 전체 모기개체수를 트랩개수와 채집기간(일)으로 나눈 수치다. 하루 평균 하나의 트랩에서 채집한 모기개체수를 나타낸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하는 모기주간검출현황 자료


가장 최근 자료인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전체 채집 매개모기 2854개체 중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1407개체(49.3%)가 채집됐다. 통상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도심지역에서 활동하면서 8월이 지나면 활동량이 줄어든다.

이 기간 말라리아 신규 환자가 25명 추가돼 올해 누적 확진자는 574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말라리라 누적 확진자(258명)의 2배를 넘어섰다. 2018년(576명) 이후 5년만에 최다 확진자로 환자 증가세를 감안하면 연말에는 700명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올해 말라리아 누적확진자 574명 중 522명이 국내 감염으로 추정되는데 북한 접경 지역인 경기 북부와 인천, 강원 등에서 집중 발생했다. 서울에서 감염된 사례도 13명으로 추정된다.

국내 모기 연구 권위자인 이동규 고신대학교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최근 몇년간 8월에 폭염이 집중되면서 9월 이후에도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한다"면서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도심지역에선 11월까지도 모기가 활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가 많이 내린 다음에 기온이 높으면 물이 말라 모기 유충이 지낼 곳이 없어진다"며 "적당한 온도에서 10일가량 물속에 유충이 생존해야 성체 모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처서였던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이때 내린 비가 도심 곳곳에 웅덩이를 만들었고 8월 중순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 모기 유충이 생존할 여건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소리 없는 모기'가 등장해 수면을 방해했다는 글도 자주 올라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내에서 흡혈활동을 하는 모기 개체 중 '소리 없는 모기'는 없다고 말한다.

모기 특유의 '윙'하는 소리는 날갯짓을 하면서 내는 소리인데 모기는 이 날갯짓 소리를 듣고 다른 개체가 접근해 교미한다. 소리 없는 모기는 교미를 할 수 없는 셈이다. 중국얼룩날개모기 등 일부는 인간의 청력으로 들을 수 없는 날개 소리를 내긴 하지만 실내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흡혈활동을 하지 않는다.

방역당국은 모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당국은 야외에서는 밝은색 긴 옷과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대비하고 모기에 물린 후 의심 증상이 있으면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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