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에 갓 쓴 김대건 신부 조각상

허연 기자(praha@mk.co.kr) 2023. 9. 6. 17: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는 16일 축성식때 공개
성 김대건 신부 조각상 설치 시뮬레이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미디어부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의 조각상이 5일(현지시간) 전 세계 가톨릭의 중심인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세워졌다.

김대건 신부의 조각상이 들어선 곳은 성 베드로 대성전 우측 외벽 벽감(벽면을 움푹 파서 만든 공간)이다. 전임 교황 대다수가 묻힌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 출구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성상은 현재 천으로 덮여 가려져 있다. 성상에 담긴 김대건 신부는 갓과 도포 등 한국 전통의상을 입고 두 팔을 벌려 모든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에 동양 성인의 성상이 설치된 것은 성 베드로 대성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대건 신부 성상은 갓과 도포 등을 착용하고 있어 주변에 세워진 프란치스코, 도미니코 성인 등 유럽 수도회 설립자들의 성상과 외관이 뚜렷하게 구별돼 전 세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각상 설치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돌을 기억하기 위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있는 유흥식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상 봉헌 의사를 밝히면서 결정됐다.

유 추기경은 대전교구장 재임 당시 충남 당진의 김대건 신부 탄생지인 솔뫼의 성지화 사업을 주도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솔뫼성지를 방문해 김대건 신부 생가에서 묵상했고, 이곳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24일 수요 일반 알현에서 김대건 신부를 언급하며 전 세계 신자들에게 "한국 순교자들처럼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대건 신부 성상 설치가 결정되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비용을 지원하고 조각상 제작에 참여했다.

조각 제작은 한진섭 조각가가 맡았으며 8개월에 걸쳐 완성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