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랠리 후 8월 2% 하락…가을 코스피 방향은? [강인선의 자본추]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9. 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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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까지 랠리를 펼치던 국내 증시가 8월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9월 증시에도 이같은 흐름이 유지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9월에도 증시가 크게 상승하기는 어렵지만 ‘관망’보다는 ‘매수’로 대응하기를 조언하고 있습니다. 8월 주가 하락으로 코스피 가격이 저렴해졌기 때문에 바닥을 다졌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대신 주가가 빨리 오를 수 있는 모멘텀을 지닌 기업들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코스피 지수 박스권 예상…상방은 금리·중국이 막고 하방은 밸류에이션이 받쳐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의 9월 코스피 밴드 하단 및 상단 평균은 2454~2646입니다. 1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2563임을 감안하면 하방으로 3%포인트, 상방으로 3%포인트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9월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혼조세를 연출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증시가 이달 박스권을 이룰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상방과 하방을 제한하는 큰 요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 상승을 막는 요인은 16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장기채 금리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이자 비용이 증가하고, 미래 실적의 할인율이 높아져 현재 기업 가치가 하락합니다.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것 역시 상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5개월째 수축하고 있는 중국의 제조업과,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경기에 대한 우려는 국내 증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8월 조정된 증시가 9월에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유는 그간 주가가 떨어지면서 밸류에이션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그간 코스피 주가이익비율(PER)이 13.5배에서 10.8배까지 하락하면서 추가 부담은 경감된 상태”라며 “생각과 달리 주가가 연말까지 횡보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PER는 8~9배가 된다. 불가능하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코스피 이익 전망을 반영한 수정 PER는 현재 10.3배로 역사적 평균인 10.2배선에 준한다”며 “내년 실적 개선 기대가 유지되는 한 현 지수대는 적정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멘텀을 찾아라① - 든든한 미국이 재고 다시 쌓는다는데
이에 증권가에서는 9월에 종목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습니다. 지수 자체가 크게 오르거나 내리긴 힘들겠지만 특정한 모멘텀을 지닌 기업들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모멘텀은 미국입니다. 김용구 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미국 경기와 정책에 민감한 IT·자동차·바이오·소프트웨어·미디어 등 기업과 중국에 민감한 에너지·화학·철강·조선기계·건설·운송·상업서비스 등으로 양분되는데, 실적 및 정책 모멘텀을 보유한 핵심 성장주 대부분이 미국에 민감한 업종에 해당한다”고 분석습니다. 이어 SK하이닉스와 후공정 대표주를 포괄한 HBM 관련 기업,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2차전지 밸류체인 기업, 조선·기계·방산 섹터가 이같은 조건을 만족한다고 부연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 D램<자료=SK하이닉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3분기 경제성장률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이 재고 재축적에 나설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최근 들어 수요 부진 전망으로 반도체 업황 반등 시점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라면서도 “반도체 재고는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향후 재고 재축적 싸이클이 도래하면 상승 탄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할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키움증권은 중국의 단체 관광 재개가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13년~2016년 중국발 소비재 붐 싸이클 때만큼은 아니겠지만 올해들어 지난 8월까지 54만명에 불과했던 중국 방문객 수가 연 600만명 수준 정도까지는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방문객 증가가 매출 증가와 직결되는 면세 및 백화점, 카지노 기업들을 노려야 한다고도 조언했습니다.

중국은 지난달 10일 관광 재개를 발표했습니다. 이후 29일까지 면세점 및 백화점 중 수익률이 아직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은 롯데쇼핑(-6.5%)과 신세계(-3.6%) 입니다. 카지노 기업 중에서도 파라다이스는 경쟁사인 GKL(1.6%), 롯데관광개발(25.2%)과 달리 수익률이 -1.6%로 아직 주가가 상승하지 못했습니다.

모멘텀을 찾아라② - 소외된 성장주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큰 폭은 아니지만 약보합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보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는 얼어붙은 성장주 투자심리를 조금이나마 녹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성장주 중에서도 그간 상승 랠리에서 소외된 기업이 주가 상승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병연 연구원은 “성장주 중에서 주도주에 합류하지 못하고 소외된 기간이 길었던 헬스케어, 인터넷, IT 분야 중 모멘텀이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며 대표적으로 유한양행, 네이버, 아프리카TV 등 종목을 꼽았습니다. 유한양행은 9~10월 세계폐암학회에서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레이저티닙 병용 폐암 1차 치료제의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아프리카TV는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이달 23일 개막하는 만큼 ‘동영상 스트리밍’ 테마의 동력을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자료=유한양행>
고배당 주도 복수의 증권사에서 유망한 투자 테마로 언급됐습니다. KB증권에 따르면 배당주는 매년 4, 9, 12월 배당락 전일까지 수익률이 좋았습니다. 4월은 주주총회 시즌이라 배당금이 확정되고 9월에는 당해의 배당가능 이익에 대한 윤곽이 잡히며, 12월에는 배당을 받기 위한 단기 자금이 몰리기 때문입니다. 이은택 연구원은 “다만 금융주는 (고배당주라도) 최근 금리 변동성 증가와 정부 규제 등 리스크 요인이 불거지고 있다”며 “비금융 배당주 중 경기소비재와 경기민감주에 주목한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민감 고배당주로는 E1·HD현대·LX인터내셔널·아이마켓코리아·TKG휴켐스·롯데정밀화학 등이 꼽혔고 경기소비 고배당주로는 제일기획·이노션·강원랜드·GKL 등이 언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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