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고양이 마을'로 2박3일 생활관광 '오실'…2인 16만원

유동주 기자 2023. 9. 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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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오실 상도문돌담마을/사진= 한국관광공사
새끼시절 돌담 고양이 그림의 모델이 되었던 동네 길고양이./사진= 유동주기자
돌담 위에 올려진 강아지 돌그림/사진= 유동주 기자


국내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생활관광'이 뜨고 있다. 설악산 자락 상도문 마을에서 '2박3일' 먹고 자며 체험하는 '속초오실'은 스치고 지나가는 여행이 아닌 '살아보기' 여행 프로그램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3곳을 선정해 운영하는 '살아보기 생활관광 프로그램' 중 하나다. 현지인과 어울려 그 지역 문화와 역사, 먹거리 등을 체험하자는 취지다. 지역 명소나 유명 맛집만 탐방하기보단 짧게나마 그 지역서 생활하듯 살아보자는 것이다.

'속초오실'은 '속초로 오시라'는 의미인 속초말이다. 속초오실이 운영되는 상도문마을은 '돌담'마을로도 잘 알려져 있다. 흔히 속초에서 쉽게 볼 것같은 어촌은 아니다. 내륙의 설악산 인근이라 오히려 시골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정겨운 농촌 혹은 산촌에 가깝다.

속초오실. 상도문돌담마을 곳곳에 있는 돌로 만든 조형작품/사진= 한국관광공사
사진=유동주 기자


속초오실 상도문돌담마을 곳곳에 있는 돌그림과 조형물/사진= 유동주 기자


흔해 보이는 풍경이지만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등 지역 소개 TV 프로그램에 다수 소개됐을 정도로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갖추었다. '싸이코지만 괜찮아' 등 드라마와 몇 편의 예능도 여기에서 촬영됐다. 강원도식 돌담과 함께 대문없이 어울려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도 관광 콘텐츠의 일부다.

'2박3일' 체험의 시작은 '마을 이야기투어'다. 마을 대표자가 여행객들과 함께 산책하며 역사를 곁들여 마을 소개를 해준다. 이후 막걸리 만들기, 짚풀공예, 돌담떡 만들기 등을 필수체험으로 하게 된다.

마을 가운데 쯤 위치한 '문화공간 돌담'이 여행자센터 역할을 한다. 방앗간 자리이자 농협창고였던 곳을 까페 겸 갤러리로 꾸며 지역민과 여행객이 어울릴 수 있는 거점공간으로 조성했다. 속초오실 운영사인 지구인투어가 상주해 일종의 호텔 데스크처럼 여행객을 돕고 있다. 여기에서 웰컴드링크가 제공되고 마을부녀회에서 속초오실 이용객을 위해 만드는 조식도 2회 제공된다.

속초오실 2박3일 여행객을 위한 어메니티와 조식 사진 /사진= 한국관광공사


'고양이 마을'로 불려도 될 정도로 특별한 주인이 없는 고양이들이 많이 돌아 다닌다. 하지만 때론 미움받는 도심 길고양이들과는 달리 이곳 고양이들은 그 자체로 이 마을의 상징이자 콘텐츠다. 돌담 위엔 이들을 그린 그림들이 곳곳에 올려져 있다. 참새와 강아지들도 그림 소재로 쓰였지만, 고양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그려졌다. 돌에 그린 고양이 그림들은 '미션투어'에서 여행객이 찾아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 숨은 미션의 대상이기도하다.

오래된 구멍가게를 셀프사진관으로 리모델링한 '육모정 상점'도 필수코스다. 손님이 직접 버튼을 눌러 촬영할 수 있고 찍힌 순간 중 선택해 인화할 수 있어 '인생네컷'보다 더 나은 사진 품질이 보장된다.

돌담떡/사진= 한국관광공사
속초오실. 필수체험 돌담떡 만들기 체험장 방앗간./사진= 유동주 기자

돌담떡 만들기는 서툰 솜씨라도 누구나 쉽게 '인생 내 떡'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다. 갓 만든 떡을 흑임자 가루에 묻혀 틀에 쌓기만 하면 된다. 여러층을 쌓아서 칼로 자른 단면이 돌담 형태로 예쁘게 나오도록 하는게 관건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속초오실. 짚풀공예 계란꾸러미 만들기 체험. 사진= 유동주 기자


짚풀공예로는 계란 2개가 들어가는 꾸러미를 만들어볼 수 있다. 수십년전 시골장터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바로 그것이다.

선택체험으로는 천연염색이나 맥주양조장, 속초관광수산시장 투어가 가능하다. 특히 지역 수제맥주인 몽트비어에서 맥주공장을 둘러보고 맥주를 시음해볼 수 있는 코스가 인기다.

몽트비어 주조장 전경/사진= 몽트비어 홈페이지


속초오실은 2명 기준 2박 16만원에 필수체험은 포함이다. 숙소로 쓰이는 민박 객실은 깨끗하게 정돈된 시골주택이나 개량한옥들이다. 요새 유행하는 비싼 한옥 고택과는 달리 정겨움을 주는 공간이다. 속초오실 전용 객실은 '살아보기' 여행컨셉에 맞게 작은 주방도 마련돼 있다. 가족여행 혹은 친구끼리 시골체험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제격이다. 선택체험은 1인당 1만원에서 1만5000원이 추가된다. 체험관광임에도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비용 중 최대 50% 를 문체부·관광공사에서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속초오실 숙소로 이용되는 민박 전경 /사진= 유동주 기자


올해 말까지 운영되는 생활관광은 전국 13곳에서 운영 중이다. 대한민국구석구석 홈페이지에 생활관광 특집관이 마련돼 있다. 바나나농장 체험 등 촌캉스를 즐기는 해남 '땅끝마실', 심마니꾼과 산삼캐기 그리고 고추장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는 함양 '온데이', 한옥마을에 머물며 모주만들기와 관찰사 밥상에 전통주 시음이 가능한 전주 '반반 전주' 등도 준비돼 있다. 와이너리 방문도 가능한 풍류투어로 구성된 영동 '풍류스테이', 골목길 인력거와 황포돛배체험 뒤 나주배양갱 만들기도 가능한 나주 '나주읍성 살아보기' 등 5곳은 올해 새로 생활관광 활성화 사업에 선정됐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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