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국제식품규격 인증받는 ‘청국장’

관리자 2023. 9.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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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제안한 청국장 규격이 올해 안에 유엔(UN·국제연합)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에서 국제식품규격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청국장의 국제식품규격이 코덱스에 등록되면 김치(2001년), 된장(2009년), 인삼(2015년), 김(2017년), 고추장·곶감(2020년)에 이어 7번째 국제식품규격 등재 식품이 된다.

2017년 10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게재된 차의과대학 식품생명공학과 박건영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암세포 억제율이 청국장·물두시·낫토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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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제안한 청국장 규격이 올해 안에 유엔(UN·국제연합)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에서 국제식품규격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국제식품규격으로 등록되면 이를 근거로 해당 식품의 비관세장벽 해소를 수출대상국에 요청할 수 있다. 청국장의 수출 활성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청국장의 국제식품규격이 코덱스에 등록되면 김치(2001년), 된장(2009년), 인삼(2015년), 김(2017년), 고추장·곶감(2020년)에 이어 7번째 국제식품규격 등재 식품이 된다. 올해 청국장 외에 일본의 낫토, 태국의 토아나오 등 콩 발효식품 3종이 모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발효식품이 요즘 세계적으로 대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청국장은 고구려의 옛 영토인 지금의 중국 동북지방에서 기마민족이 단백질을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이다. 고구려인은 콩을 삶아 말안장 밑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꺼내 먹었다. 이때 말의 체온에 의해 콩이 자연 발효돼 청국장이 됐다는 가설이 있다. 청국장이 처음 등장한 곳이 전쟁터란 주장도 있다. 전쟁 기간 단기 숙성으로 제조해 먹을 수 있게 만든 장이란 얘기다. 일부에선 청나라에서 들여온 음식이라 해 청국장(淸國醬)이라 표기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청국장의 원조다.

다양한 장 중에서 숙성 기간이 가장 짧고 만들기 쉽다는 것이 청국장의 장점이다. 담근 지 2∼3일이면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청국장이 장이냐, 거적문이 문이냐’라는 말이 나왔다. 청국장은 냄새가 강하다. 청국장의 독특한 냄새는 아미노산이 분해되면서 생긴 암모니아 냄새다. 청국장은 냄새 하나만 빼면 거의 완벽한 음식이다. 무엇보다 요즘 서양에서 웰빙 식품의 3대 조건으로 꼽는 ‘발효식품·채소·콩’ 중 두가지(발효식품·콩)를 겸비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음식답게 식물단백질과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이 풍부하다.

한반도가 원조인 청국장은 일본, 중국의 서역,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퍼져나갔다. 일본의 낫토, 태국의 토아나오, 중국의 물두시, 인도네시아의 템페 등이 모두 청국장의 ‘사촌’이다.

낫토는 청국장과 엇비슷하다. 삶은 콩에 낫토균을 주입해 숙성시키면 낫토를 얻을 수 있다. 과거엔 숙성 과정에서 보통 볏짚을 이용했다. 낫토는 대개 생으로 즐긴다. 40℃에서 16∼18시간 발효시킨 ‘이토히키낫토’와 대두에 식염을 넣어 만든 ‘지낫토’로 분류된다. 일본인은 흰쌀밥 위에 낫토를 얹어 먹는다. 생달걀에 넣어 비벼 먹기도 한다.

토아나오는 태국 북부 산악지대 음식이다. 삶은 콩을 대바구니에 넣고 바나나나 산마의 잎으로 싸 실온에서 사나흘 동안 띄운 후 소금과 향신료를 넣고 찧으면 완성된다. ‘썩은 콩’을 뜻하는 토아나오는 심한 냄새를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물두시는 중국을 대표하는 콩 발효식품이다. 중국 보건부가 최초의 약용 겸 식용 제품으로 인정했다. 물두시와 낫토는 청국장과 달리 발효 후에도 콩알이 으깨지지 않고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두시는 마파두부 등 중국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발효식품의 암 예방 효과는 널리 알려졌지만 청국장이 갑이다. 2017년 10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게재된 차의과대학 식품생명공학과 박건영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암세포 억제율이 청국장·물두시·낫토 순으로 나타났다. 청국장의 대장암세포 성장 억제율은 70% 이상으로, 10% 남짓인 낫토를 압도했다. 우리 전통장 청국장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겠다.

박태균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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