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서울올림픽’ 상징 주경기장, 원형 살려 리모델링…잠실 일대 개발 속도 붙나
‘88 서울올림픽’ 상징 건축물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이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역사성이 큰 외관은 보존하되 시설 재배치 등으로 경기장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주경기장 공사가 시작되면서 일대 잠실 마이스(MICE) 단지 개발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오는 2026년 12월 완성을 목표로 주경기장 리모델링 공사를 29일 착공했다고 밝혔다.
1984년 완공 후 노후화로 이용률이 떨어진 시설을 수리하고 재배치해 복합화하면서 내부를 재구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사업이다. 2017년 기본계획 수립된 후 6년 만인 지난달 설계가 완료됐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주경기장 내 육상트랙과 필드 등 시설물, 등받이 없는 좌석 3만여개 등이 교체된다. 관중석 수도 6만7000석에서 6만석으로 조정된다. 북측 관람석 출입구를 확장하고, 남측에만 있었던 전광판은 북측에 대형으로 추가한다.
서울올림픽 개최지로 역사성이 큰 주경기장의 외관은 원형을 최대한 보존할 방침이다. 건축가 김수근이 백자를 본떠 설계했다고 전해지는 지붕 곡선 구조(캐노피)와 지상으로 이어지는 구조체(리브)는 그대로 두고 콘크리트 데크만 철거한다.
데크 부분에는 탄천과 한강을 잇는 폭 30m 보행광장을 만들어 접근성을 높인다. 또 데크 시설은 증축해 태권도·육상·복싱·체조·펜싱 등 전문 체육시설과 합숙소, 지하주차장 등의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주경기장 리모델링과 함께 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과 학생체육관은 탄천변 쪽으로 위치를 옮겨 신축한다. 학생체육관에는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1급 수영장도 새로 만든다.
종합운동장 재구성 공사가 시작되면서 서울시가 잠실 일대에 추진 중인 마이스 단지 개발도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사업으로 주경기장 주변을 제외한 종합운동장 35만㎡ 부지에 체육·호텔·컨벤션 시설을 갖춘 스포츠·문화복합 공간을 구상 중이다. 이전 신축하는 학생체육관과 주경기장 북서쪽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인 잠실실내체육관 부지에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당초 야구장도 한강변 이전이 검토됐으나 3만5000석 규모의 대형 돔구장으로 새로 짓기로 하면서 현재 위치에 남게 됐다.
특히 인근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는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이 진행 중이다. 올림픽대로 등의 지하화와 동부간선도로 램프 이전, 탄천 공원·보행교 조성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과 맞물려 있는 이들 사업을 통해 서울시는 삼성역에서 잠실역까지 이어지는 일대를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물가 상승에 따라 인건·자재비가 상승하면서 돔구장과 GBC 등이 속도를 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경기장 리모델링은 한전 부지 개발에 따른 현대차 공공기여금 3500억원이 투입된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88올림픽 개최 성지인 잠실 주경기장이 역사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스포츠와 일상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서 서울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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