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새카만 주차장 위에 색깔 뚜렷한 놈들이 왔다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2023. 8. 2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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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옆에 흰색. 그 옆에 회색 그리고 검은색. 다시 또 흰색. 여름 휴가철 부산 해운대에 있는 한 공영 주차장. 주차된 수십 대의 차량 중 흰색·검은색·회색(혹은 은색)이 아닌 모델을 찾기가 힘들다. '하차감'이란 말이 있다. 차에서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에서 받는 느낌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국형 하차감'은 좀 더 복잡하다. 알아봐 줬으면 좋겠지만, 노골적으로 바라보는 건 싫다. 또 외장 색상보단 브랜드로 시선을 받고 싶다.

그러다 보니 긴 고민 끝에 결론은 화이트·블랙·그레이(혹은 실버)가 되기 쉽다. 여기에 중고차 거래와 가격까지 생각하면 무채색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신차 구매 연령대가 내려가고, 다른 조건보다 개성을 더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차량 모델에 과감한 색상을 입히는 완성차 업체가 늘고 있다.

포르쉐 '카이엔' 카민레드

1억원 넘는 고가 차량을 판매하는 브랜드 중 컬러에 가장 일가견이 있는 건 포르쉐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신차 판매량 3394대(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인기를 자랑하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을 보자.

선택할 수 있는 외장 컬러 옵션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카민레드(Carmine Red)'다. 포르쉐는 "고풍스러운 분위기 연출에 적합한 빛나면서도 깊은 빨간색"이라고 묘사하는데, 간단히 이야기하면 '새빨간 색'이다. 실물로 보면 분명 튀는 색상이지만,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포르쉐는 그냥 하얀색과 별개로 '새하얀색(카라라 화이트 메탈릭)'을 외장 색상 옵션으로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컬러리스트는 "새빨간 색이나 새하얀색은 잘못 쓰게 되면 매우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컬러"라며 "포르쉐 모델은 자동차 디자인 등과 조화가 매우 잘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포르쉐 컬러 라인업은 검은색은 '블랙'과 '크로마이트 블랙 메탈릭'으로, 회색은 '쿼츠 그레이 메탈릭'과 '아크틱 그레이'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이는 노골적이지 않게 차를 뽐내고 싶어하는 '한국형 하차감'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1억~2억원에 달하는 시작가에서 남다른 색상을 고르면 추가로 350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르노코리아 'XM3' 일렉트릭 오렌지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량 중에서는 르노코리아의 쿠페형 SUV인 'XM3'가 컬러로 하차감을 선사할 수 있는 모델로 꼽힌다. XM3 하이브리드 모델인 'XM3 이테크(E-TECH) 하이브리드'에는 전용 색상인 '일렉트릭 오렌지'가 있다. 르노코리아 설명처럼 일렉트릭 오렌지 색상을 선택하면 3000만원대 가격에 '도로 위 신스틸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유럽 감성'을 담은 세련된 이 색상은 XM3의 가치를 실제보다 더 높이는 효과도 낸다. 그럼에도 일렉트릭 오렌지가 부담스럽다면, 또 다른 하이브리드 전용 컬러인 '웨이브 블루'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전용 디자인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컬러는 일렉트릭 오렌지라고 생각한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에 기본 적용된 F1 블레이드 범퍼는 고성능 차량의 공기 흡입구가 연상되는 형상으로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디자인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인스파이어 디자인 패키지를 추가 장착하면 더욱 스포티한 이미지가 가미된다. 그 밖에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도심 구간에서 최대 75%까지 전기차 모드 주행이 가능하다. 뛰어난 연비 효율도 장점으로 꼽힌다. 17인치 타이어 기준 공인 복합 연비는 17.4㎞/ℓ이며, 이 중 도심 구간 연비는 17.5㎞/ℓ, 고속도로 연비는 17.3㎞/ℓ다.

BMW 'M3 컴페티션' 아일 오브 맨 그린

정말 튀는 색상의 차량을 소유하고 싶다면 BMW의 'M3 컴페티션' 세단 모델의 '아일 오브 맨 그린(Isle of Man Green)' 컬러를 고려해볼 만하다. M3 컴페티션 세단은 BMW의 현대적 디자인 언어와 M 모델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성능이 조화를 이룬 BMW M 브랜드의 대표 고성능 스포츠 모델이다. M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최고 출력 510마력, 최대 토크 66.3㎏·m을 발휘한다. 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h까지 불과 3.5초 만에 가속한다. 이 모델은 압도적 성능 못지않게 강력한 외장 컬러 옵션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일 오브 맨 그린이다.

오렌지 색상 시트와 이질적인 조화를 이루는 그린 컬러의 BMW M3를 몰다 보면 도로 위에서 적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시선의 성격이 부러움보다는 호기심에 가깝다. 진심으로 부러워하며 열광하는 이들도 있다. 어린아이들이다. 성인 운전자는 컬러보단 차량의 성능에 대한 자기 만족감을 갖고 차에서 내리겠지만, 뒷좌석에 앉은 6세 이하 아이는 진심으로 아빠가 자랑스러울 것이다. 배우자는 또 다르겠지만 말이다.

실험적인 선택을 하기엔 가격대가 제법 있는 편이다. BMW M3 컴페티션 세단 가격은 1억3190만원이다. '드라이브 프로페셔널' 등 M 전용 기능과 맞춤식으로 개발된 전용 냉각 시스템, BMW M의 모터스포츠 전문성이 투입된 오일 공급 시스템 등이 장착된 결과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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