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정율성 공원`, 與지도부도 "있어도 치울 판에…YS는 日총독부 철거했다"
윤재옥 與원내대표 "北中이 6·25 침략 때 부른 공식 군가 정율성이 작곡, 그 이름도 국민에 고통과 치욕"


더불어민주당 심장부인 광주광역시에서 6·25 남침 부역 행적의 정율성을 기념할 역사공원 추가 조성에 수십억원 재정을 들인다는 논란이 사흘째 현재진행형이다. 국민의힘은 지도부 차원에서도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정율성은 중국공산당에서 '3대 음악가' 일원으로,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한중우호 상징인물 중 1명으로 꼽고있다. 하지만 그는 6·25 침략세력인 김일성의 조선인민군(북한군)과 중공군의 군가를 작곡하고 참전한 데다 중국인으로서 생애를 마쳤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정율성은 직접 중국군 일원으로 (6·25 전쟁에) 참여해 전선 위문활동을 펼치고 중국으로 귀화했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입장에선 '영웅'일지 몰라도 우리 입장에선 '6·25 참상에 일조한 인물'일 뿐"이라며 "(민주당 측은) 정율성이 비록 항일운동을 했다 하나, 6·25 전쟁이 우리 국민에게 남긴 깊은 상흔을 생각하면 북한의 남침에 부역한 과가 공보다 더 크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23일)에도 유상범 수석대변인 공식 논평으로 "'공산당원' 정율성을 기념하는 역사공원 조성 사업의 즉각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특히 광주 출신이자 북한군의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 여사가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직접 "호국 유공자는 무관심하면서 북한·중국 공산 세력을 도운 인물을 기념한다"고 항의한 것을 계기로 "'우리가 진정으로 기억해야 하는' 국가유공자 유족의 분노에 찬 외침에 귀를 기울이라"고 했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광주시에선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경제적 이익을 더 얻기 위해 역사를 중국의 입맛에 따라 해석할 만큼 열악한 위치에 있지 않다"며 "역사 속 인물을 기리는 일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더라도 모든 국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에 관련될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은 반드시 헌법 가치와 국민 다수의 뜻에 부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율성이 작곡한 '팔로군 행진곡'(1988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으로 격상)과 조선인민군 행진곡은 북한군과 중국군이 우리를 침략할 때 불렀던 공식 군가이며 한국전쟁의 참상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다신 듣고 싶지 않은 노래"라며 "정율성이란 이름 역시 다수 국민에게 6·25의 고통과 치욕을 상기시킨다. 공원이 있더라도 철거해야할 마당에"라면서 광주시에 균형잡힌 시각을 견지하고 공원 조성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의 중국 관광객 유치 주장에도 "김영삼 정부 때 조선 총독부 청사를 철거한 일을 생각해야 한다. 그 당시에도 조선총독부 청사를 그냥 두면 일본 관광객이 많이 올 것이란 얘기가 일각에서 있었다"며 "그러나 김영삼 정부는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망설임 없이 치욕스러운 역사의 상징을 폭파했다"고 대조했다. 특히 "호국의 고장인 호남 출신 지역 지식인들마저 정율성공원은 5·18 민주화운동 역사에 먹칠하는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강대식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광주시는 10여년 전부터 '한중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명분으로 정율성 기념관과 동상, 정율성 음악제 등을 마련했고 전남 화순군도 비슷한 사업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화순군은 2019년 정율성 고향 집을 12억원 예산을 들여 복원했는데, 전시된 사진에 "정율성이 항미원조(抗美援朝) 시절 남긴 소중한 사진"이라는 설명이 있어 논란이 됐다. 항미원조는 중 측이 6·25 중공군 참전을 '미국에 항거해 조선(북한)을 도움'이란 뜻으로 쓰는 말이다.
강대식 최고위원은 "이미 수십억원이 쓰였는데도 광주시는 6·25 전쟁 때 국군과 맞서싸운 북한과 중공의 군가를 여럿 작곡한 인물을 기념하는데 48억원이란 거액의 대한민국 세금을 또다시 쓰려고 한다"며 "'강철같은 조선의 인민군, 불의의 원수들을 다 물리치고' 라는 군가를 부르며 몰려왔던 적들, 우리를 죽이고 짓밟은 걸 생각하면 정율성 업적이 도대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보훈 가족의 절규마저 외면하며 대한민국 정체성과 거리 두는 행태"라고도 했다.
정율성 공원 철회론은 지난 22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948년 2월8일 정율성이 '북조선인민위원회 위원장 김일성' 명의로 받은 포상장 사진과, "공산군 응원대장" 격 행적이 담긴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불을 지폈다. 숱한 독립운동가, 6·25 전쟁 시기 호국인사를 제치고 정율성을 혈세로 기념해선 안 된다는 취지였다. 광주시는 정율성 생가와 정율성로(路)를 조성한 이후로도, 약 48억원 예산을 들여 동구 불로동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할 계획을 2020년 5월 발표했고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한편 윤 원내대표가 언급한 호남 인사들의 장외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23일) 박은식 공동대표를 비롯한 '상식과 정의를 찾는 호남대안포럼'과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정교모) 호남지부' 일동은 공동성명에서 "강기정 시장은 정율성이 처했던 시대의 아픔을 껴안아야 한다고 했다. 틀렸다. 정율성은 자발적 의지로 중공과 북한 정권에 부역했다"며 "강 시장의 논리라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삼부자와도 '우정의 정치'를 할 수 있다. 강 시장은 이를 동의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호남 인사들은 "강 시장의 발언은 광주시민과 광주시민이 일군 민주화운동의 역사에 먹칠을 한 것이다. 5·18 당시 광주시민은 '북괴(북한 정권 지칭)는 오판말라'는 현수막을 걸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했다. 그러나 오늘 광주시장은 북괴의 부역자를 기념하자며 자유민주주의를 오판한다"며 정율성 역사공원 전면 철회, 양림동 정율성로 개칭 등을 요구했다. 호남대안포럼엔 채명희 전 광주 동구 구의원, 주동식 전 국민의힘 광주 서구갑 당협위원장, 임지석 변호사 등 7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청소년 시절 사단법인 한국역사진흥원을 세운 '22세'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개인 페이스북 글로 강 시장을 향해 "광주와 호남에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대우해야 할 분들이 너무나 많이 있음에도 '공산군 응원단장'을 자처한 '공산당원' 정율성을 기념하는 공원을 혈세까지 들여가며 조성한다면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며 "정율성의 친중·친북 행적을 '공'으로 판단하셨다면, 자유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모든 유공자분들을 모독한 것"이라고 공원 조성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