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찜통’ 물류센터 노동문제 일파만파… 정부도 범부처 대응 중

세종=박소정 기자 2023. 8. 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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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이 휴게 시간 보장 없이 근무해 쓰러져 간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정부가 '범부처 대응'에 나섰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 폭염 노동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고용부와 지방고용청 중심으로 현지 지도를 실시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통물류 사업장을 관리하는 부서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직접 대응은 하지 않지만 물류센터의 폭염 노동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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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노조 “휴게시간 보장 않고 창고 노동시켜”
1차 책임 부처 고용노동부, 쿠팡에 ‘엄중 경고’
‘기후 재난’ 행안부·'중대재해처벌’ 산업부 연관
국토부 매주 택배 터미널 점검, 건축법 검토도

‘찜통’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이 휴게 시간 보장 없이 근무해 쓰러져 간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정부가 ‘범부처 대응’에 나섰다. ‘폭염 노동’ 문제는 고용노동부뿐 아니라, 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까지 얽혀 있는 문제여서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 폭염 노동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고용부와 지방고용청 중심으로 현지 지도를 실시 중이다. 기후 재난 대응을 총괄하는 행안부도 쿠팡 관련 사항을 보고 받으며 노사협의회 등과 온열질환 예방과 관련해 협업하고 있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1일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한 택배 노동자의 상의가 땀에 흠뻑 젖어 있다. /뉴스1

최근 전국에서 온열질환 관련 인명 피해가 있따랐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21일까지 누적 온열 질환자는 2529명, 추정 사망자는 30명이다. 전체 온열질환 감시 기간 피해가 역대급(질환자 4526명·사망자 48명)이었던 2018년 이후 이미 환자·사망자 수가 두 번째로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에어컨 하나 없이 꽉 막힌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이들의 노동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쿠팡 노조)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일 쿠팡 대구센터의 체감 온도가 38도까지 올랐으나, 추가된 휴게 시간은 10분에 불과했다”며 “고용부는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통해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시간당 10분, 35도 이상이면 15분씩 쉬도록 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쿠팡 측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시간과 장소의 온도와 습도를 기준으로 휴게시간 보장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고용부에서는 쿠팡 측에 엄중 경고를 내린 상태다. 지난달에도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쇼핑 카트 관리 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폭염에 노출돼 사망한 바 있어 폭염 노동이 이미 문제로 떠오른 바 있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같은 달 말 쿠팡 동탄물류센터를 방문하고, 고용부 내 폭염 상황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의 행보를 보였지만, 비슷한 문제는 이어졌다. 쿠팡 노조 동탄분회 관계자는 “동탄센터에서 지난달 30일 노동자 한 명이 근무 중 쓰러져 구급차가 출동했다”고 이야기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와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폭염 속 물류센터 현장을 고발한다-온도감시단 활동 보고 및 서명운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타 경제 부처도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7월부터 매주 1회 택배 서브 터미널 점검에 나섰다. 물류 이동의 중심지인 허브 터미널보다 열악한 서브 터미널 위주로 살핀 것이다. 국토부는 전국 물류센터를 대상으로 무작위 조사에 나섰고, 현재까지 총 10여 곳을 점검했다. 국토부는 폭염에 대비해 노동부가 내린 지침들을 준수하는지를 체크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측면에서 연관된 산업부도 관련 사업장을 점검 중이다.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에도 중대재해에 포함돼, 안전관리가 소홀했다고 확인되면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통물류 사업장을 관리하는 부서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직접 대응은 하지 않지만 물류센터의 폭염 노동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관계자는 “정기적 온열질환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온·습도를 측정해 법정 휴게시간 외 추가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있다”며 “각종 냉방·환기 장치, 보랭 물품 등 관련 투자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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