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45> 전북 순창 아미산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2023. 8.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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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절벽 많아 ‘순창의 인수봉’…수직으로 선 철계단 아찔


- 백야마을회관 기점 원점회귀
- 북한산 옮겨 놓은 듯 산세 흡사
- 설산·금산·강천산 등 조망 황홀
- 정상부에 층층이 쌓인 고인돌
- 말뚝 같은 30m 신선바위 이채

지난해 전북 순창군 무직산(572m)을 답사하고 순창읍으로 향하다 멀리 마이산(686m)의 한 봉우리를 보는 듯 우뚝 솟은 암봉을 보고는 ‘고놈 참, 고약하게 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귀가한 뒤 자료를 찾아보았다. 아미산(峨媚山·518.1m)임을 확인하고는 근교산 취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취재팀에게 아미산 하면 인상이 깊이 박인 산이 있다. 2001년 ‘근교산 &그 너머<270>’회에 소개한 경북 군위군의 아미산(737.3m)이다. 당시 국제신문에 처음 소개됐는데, 인공 구조물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자연 상태의 산이었다. 치솟은 암봉은 ‘수반 위의 수석’ ‘작은 설악산’에 비유할 만큼 산세가 옹골차 혀를 내두르게 했다.

전북 순창군 순창읍 아미산은 북한산 인수봉과 빼닮아 등산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순창의 인수봉’이라 부른다. 취재팀이 아미산 암벽에 걸린 철계단을 내려와 소나무 쉼터에서 치솟은 암벽을 보고 있다. 아미산을 산아래 마을에서는 시루봉이라 하며 수직 암벽은 ‘덤바위’라 한다.


▮아미산, 북한산 인수봉과 흡사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가을맞이 산행으로 소개하는 순창 아미산은 북한산 인수봉(811m)을 옮겨 놓았다 싶을 만큼 빼닮았다. 등산동호인 사이에서는 ‘순창의 인수봉’이라 부르는데, 군위 아미산에 버금가는 산세였다.

산행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산 타는 재미가 좋은 반면, 절벽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니 아미산 정상부에서는 산행 중에 산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배미산(442m)으로 향하는 길에 만나는 100m가 넘는 미끈한 암벽은 철계단이 놓이지 않았다면 산행이 불가능해 보였다.

험악한 산세인 만큼 아미산은 다양하게 불렸다. 현재는 높고 험하다는 뜻을 가진 아미산으로 불리지만, 말의 꼬리를 뜻하는 마미산(馬尾山), 순창읍에서 보면 배의 형상을 해 배산, 미인의 눈썹을 뜻하는 아미산, 다섯 명의 재상이 나온다는 명당이 있어 왜인들이 정기를 끊으려고 쇠말뚝을 정상에 박고는, 옛날에 배를 매어 두었던 말뚝이 있는 아주 보잘것 없는 산으로 속이려고 ‘배맨산’으로도 불렀다.

배미산을 내려서면 모토고개다. 못도·못토고개로도 불리며 예전에는 순창으로 들어가는 큰 고개였다 한다. 하산 뒤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자동차로 이동해 광주~대구고속도로 순창나들목 인근에 우리나라 지리서인 ‘산경표’를 편찬한 여암 신경준의 생가, 담양 면앙정과 쌍벽을 이룬다는 귀래정을 둘러보자.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순창군 순창읍 백산리 백야마을회관~아미산 정상·순창고추장마을 갈림길~볼록거울 삼거리~광주~대구고속도로 굴다리~아미산정상·송정마을 입구 갈림길~아미산 등산로(아미산정상·송정마을 입구 갈림길) 합류~안부 쉼터~전망대~아미산·내동리 갈림길~아미산 정상~고인돌 바위~철계단~소나무 쉼터~덱 쉼터~신선바위~모토고개·죽곡리 갈림길~배미산 정상~철계단~못도(모토)고개·죽곡리 갈림길~임도~모토고개~고속도로 굴다리(백산교)~순창고추장마을(순창발효테마파크)~백야마을회관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산행거리는 약 7㎞이며,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

백야마을회관에서 출발한다. 회관을 보고 왼쪽 도로를 100여 m 가면 갈림길에 이정표가 섰다. 오른쪽 아미산 정상(2.27㎞)으로 꺾는다. 직진은 순창고추장마을이며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마을 뒤로 쫑긋 솟은 아미산 정상이 보인다. 곧 사거리에 닿고 아미산은 오른쪽이다. 이정표는 아카시아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콘크리트 임도는 약 4분이면 볼록거울 삼거리에 도착한다. 아미산 정상(1.88㎞)은 왼쪽이며, 광주~대구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한다. 오른쪽은 ‘테마무인텔’이며 백야마을에서 오는 또 다른 길이다.

아미산 정상을 내려가면 나오는 100여m의 직벽 같은 철계단.


▮절벽 매달린 철계단 조망 시원

갈림길 한곳에서 직진하면 이정표 삼거리, 아미산은 왼쪽으로 간다. 직진은 송정마을 입구 방향. 컨테이너 가건물을 지나 백산농장 사거리에서 직진한다. 마을회관에서 약 25분이면 아미산을 오르는 산길과 만난다. 아미산(1.24㎞)은 왼쪽으로 능선을 탄다. 오른쪽은 송정마을 입구(고례 2교)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아름드리 소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등 울창한 활엽수 숲 그늘에 완만한 산길이 이어진다. 20분이면 안부에 이정표가 섰고 벤치가 놓였다. 요즘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한낮은 아직 불볕더위에 습도까지 높아 이마에 땀방울이 샘솟는다.

잠시 숨을 돌린다. 정상은 직진한다. 오른쪽은 금과면 내동마을로 내려가는 길인데 나뭇가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덩치 큰 바위를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처음으로 조망이 열린다. 북서쪽의 큰 산군은 강천산군립공원이다. 발아래 금과면의 손바닥 만 한 논에는 벼가 익어가고 봉긋하게 솟은 독립 봉우리인 뫼봉·덕진봉·고지산이 펼쳐져 평화로운 산골 풍경을 보여준다. 왼쪽 내동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 한 곳을 지나 안부 쉼터에서 약 20분이면 아미산 정상에 닿는다. 정상석과 산불초소, 산불무인감시카메라가 서 있다.

전망은 더욱 넓어져 남·서·북쪽으로 열리는데 설산 금산 서암산 고비산이 보이고, 맑은 날에는 멀리 추월산 병풍산 불태산 무등산이 보인다 한다. 북쪽으로는 여분산 장군봉 회문산 용궐산 등이 확인된다. 좌우는 낭떠러지로, 바위를 타고 넘는다. 왼쪽으로 다시 조망이 열리며 고추장마을과 순창읍이 보이고 옥녀봉과 가산 뒤로 채계산과 문덕봉 고리봉 동악산이 하늘금을 긋는다. 지리산도 보인다는 데, 흐린 날씨가 아쉽다.

특이하게 정상부에 조성한 고인돌을 지나 아미산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철계단을 내려간다. 사다리를 ‘세워 놓았다’ 할 만큼 가팔라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 대신 조망은 시원하게 열리며 배미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소나무 쉼터에서 보면 치솟은 암봉이 영락없는 북한산 인수봉이다. 이래서 산아래 마을에서는 아미산을 시루봉이라 불렀으며, 수 백m 암벽은 ‘덤바위’라 했나 보다. 조망이 없는 덱 쉼터를 거쳐 말뚝을 세워 놓은 듯한 30m 암봉인 신선바위를 돌면 갈림길이다. 모토고개(1.74㎞)로 직진한다. 오른쪽은 죽곡리·내동 방향.

약 40분이면 정상에 홍씨 무덤이 있는 배미산에 도착한다. 조망이 없어 바로 하산한다. 직벽의 철계단을 내려가면 이정표가 섰다. 왼쪽 못도고개(1.22㎞)로 산비탈을 돌아간다. 오른쪽은 죽곡리(상죽마을) 방향인데, 웃자란 풀로 산길은 보이지 않는다. 무덤을 거쳐 넘어진 철망 울타리를 따라 가면 임도에 떨어지고, 배미산에서 30분이면 모토고개에 도착한다. 생태터널이 놓인 2차선 도로다.

백야마을은 왼쪽으로 도로를 걷는다. 배 모양을 했다는 아미산과 배미산을 보며 15분이면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백산교)를 빠져나가 왼쪽으로 꺾는다. 순창고추장마을을 끼고 도로를 따라 20분이면 백야마을에 도착한다.

◆교통편

- 순창까지 멀고 환승 어려워…당일산행엔 자차 이용 권장

산행출발지 백야마을회관.


거리가 먼 데다 대중교통은 여러 번 환승해야 해 당일 산행은 불가능하다. 승용차 이용 때는 전북 순창군 순창읍 백야길 10 ‘백야마을회관’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회관 앞에 차를 둔다.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남원으로 간 뒤 순창으로 들어간다.

서부터미널에서 남원행은 오전 6시30분(경유). 8시10분(직통)에 출발한다. 경유 버스는 진주 산청 함양 등을 거쳐 가며 약 4시간, 직통은 약 2시간40분 소요. 남원에서 순창가는 직행버스는 오전 7시10분 9시50분 10시25분 등에 있다. 순창터미널에서 백야마을은 택시(순창개인택시 063-652-2222)가 낫다. 택시요금 1만 원 선. 산행 뒤 백야마을에서 순창터미널로 나간다. 순창에서 남원으로 가는 오후 버스는 4시40분 5시 6시40분 7시 등이며 막차는 밤 10시30분에 있다. 남원에서 부산 직통은 오후 6시30분에 있다.

음식 맛은 장맛임을 느끼게 하는 순창 ‘민속원’의 한정식.


맛집 한곳 추천한다. 음식 맛은 장맛이라 하는데 장맛이 좋은 순창읍의 ‘민속원(063-653-8880)’이 괜찮다. 연탄불에 구워 불 맛이 살아 있는 소·돼지 불고기와 굴비구이를 포함한 24가지 밑반찬에 입이 ‘쩍’ 벌어진다. 특히 장맛이 좋아서 그런지 죽순우렁된장찌개는 일품이라는 평가다. 한정식 2인 3만2000원. 3인 부터 1인 1만5000원.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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