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스쿨버스 못 구해...초등학교 수학여행 줄취소할 판

윤상진 기자 2023. 8. 23. 21: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찰 “수학여행도 통학버스 이용해야”
초등학교 “현실 반영 못한 조치” 분통

초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갈 때 노란색 스쿨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 때문에 전국 초등학교에 비상이 걸렸다. 노란색 버스를 구하지 못하면 올가을 수학여행을 줄줄이 취소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전 국립대전현충원 주차장에 전세버스가 안전 점검을 받기 위해 주차해 있다. /신현종 기자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법제처는 지난해 10월 교육과정의 목적으로 이뤄지는 현장체험학습이 ‘어린이 통학버스’ 이용 대상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경찰청은 이를 근거로 내부 검토를 거쳐 13세 미만 어린이가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 때 통학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7월 말 교육부에 보냈다고 한다.

문제는 당장 가을 수학여행을 앞둔 학교들이 조건에 맞는 버스를 구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다. 어린이 통학버스는 차량 전체를 황색으로 칠해야 한다. 최고 속도 제한장치를 설치하고 어린이 체형에 맞춘 안전띠도 갖춰야 한다. 강원도의 경우 규정에 맞는 버스가 도내에 10대가량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전세버스를 어린이 통학버스로 개조하는 데에는 대당 500만~60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통학버스는 통근이나 관광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워 전세버스 업계는 개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수학여행 대목에 기대를 걸고 있는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단속과 행정처분을 유예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전국 초등학교는 “학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정 취소를 고민하는 학교도 생겨나고 있다. 각 시도 교육청이 나서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도교육청·유관기관 등과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