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희비 20년 JDC 지정면세점…코로나 넘어 최대 매출

제주CBS 박정섭 기자 2023. 8. 2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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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㉕] JDC 제주공항 지정면세점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 재원 마련 위해 제주공항 입점
암울한 코로나19 시기 극복하고 2022년 역대 최대 매출
신분증·쇼핑백·블랙컨슈머 등 고객 갑질에 직원들 눈물
편집자 주
한 해 16만대 이상의 비행기가 오가는 제주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가운데 하나입니다. 섬인 제주로서는 뭍과 연결해주는 주요 통로이고, 제주도민들에게는 버스터미널과 같은 존재입니다. 한해 2500만명의 관광객이 첫발을 내딛는 곳이자 다양한 기관과 업체, 직종이 어우러진 백화점과 같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주국제공항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다단한 일을 하는 곳인지 '흥미로운 제주공항 이야기'를 연속 기획보도합니다. 스물다섯번째 이야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지정면세점을 소개합니다.
JDC 제주공항 지정면세점.
▶ 글 싣는 순서
①"내가 누군줄 알아?" 제주공항 항공보안검색 요지경
②"내 얼굴이 신분증?" 대통령도 예외없는 항공보안검색
③스튜어디스, 항공승객 안전 지키는 '감정 노동자'
④"항공기 사고 3분내 도착, 제주공항 소방구조대가 맡는다"
⑤제주공항 구조·화재·구급 해결사 '소방구조대' 입니다
⑥제주공항 화장실 추태…샤워에서 고기 손질까지
⑦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쓰레기…제주공항은 올해도 비상
⑧제주공항 활주로 1톤당 200만원 제설제 '초산칼륨'
⑨장난전화에 제주공항 마비…폭발물처리반 24시간 초긴장
⑩'항공기의 등대' 제주 하늘길 24시간 지킴이
⑪긴장의 1초 1초 제주공항 지휘자 '관제사'의 하루
⑫희귀직종 '관제사' 직업병·스트레스 넘어 항공 지휘
⑬제주공항 조류충돌 최근 3년간 57건…365일 새들과 전쟁
⑭급변풍경보만 1년 301회…변화무쌍 제주국제공항 날씨
⑮"제주공항 치안 붙들어매세요"…'103호' 제주국제공항경찰대
⑯항공소음피해 합리적 지원 찾아 제주공항 오늘도 현장속으로
⑰국내 유일 특화 세관, 제주 하늘·바닷길 국경 '꽁꽁'
⑱제주관광 민원 해결까지 '제주공항 종합관광안내센터'
⑲반려견 안전까지 고려하는 항공기 지상조업
⑳'이들' 무게 조율에 승객·화물 안전비행 달렸다
㉑"내가 누군줄 알아" 진상·취객 도발에도 '항공 안전 운송'
㉒"항공기 결항·회항 최후 결정, 이 손안에 있소이다"
㉓"누가 넘버쓰리래?"…제주 출입국 첫 관문 '검역'
㉔승객 안전 지키는 항공기 주치의 '항공정비사'의 하루
㉕고객과 희비 20년 JDC 지정면세점…코로나 넘어 최대 매출
(계속)

* "신고합니다" 국내 최초 지정면세점
제주국제공항에 JDC 지정면세점이 문을 연 건 2002년 12월24일입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를 만드는 데 국비가 아닌 재원 마련이 필요했는데 면세점 수익으로 재원을 조달해보자는 기획에 JDC 지정면세점이 제주에 들어섭니다. 제주에서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사람이 한번에 800달러(주류는 2병)까지 연 6회 이용 가능합니다. 면세점에서 발생되는 수익은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해 재투자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 덕 톡톡히 본 최대 매출
코로나19에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제주로 집중된 관광객의 발길은 곧바로 JDC 지정면세점의 호황으로 연결됐습니다. 지난 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381만여명. 역대 최다였던 2019년 1356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쉴 새 없이 이어진 관광객에 지정면세점의 지난 한해 매출액은 6584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갈아치웠습니다. 전 세계를 공포로 휘감은 최악의 사태가 JDC로서는 역대 기회로 작용한 셈입니다.

JDC 제주공항 지정면세점.


* 압도적인 판매 비중 '술'과 '담배'
지난해 JDC 제주공항 면세점 판매 품목 중 주류 비율은 22.3%나 됩니다. 무려 1473억원이 팔려 나가면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담배 역시 1182억원(18%)이 팔리며 술과 담배 2개 품목이 40%로 JDC 공항면세점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화장품(1325억원, 20.1%)과 향수(874억원, 13.3%), 핸드백·지갑·벨트(831억원, 12.6%)도 주요 판매 품목입니다.

* 신분증 제시 문제로 "너희들이 경찰이냐?"
지정면세점에서 물건을 사려면 신분증과 탑승권을 반드시 제시해야 합니다. 1년 이용 횟수가 제한된 데다 출도객임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점 초기 신분증 제시를 놓고 일부 이용객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습니다. "너희들이 경찰이냐. 뭔데 나한테 신분증을 제시하라 말라 하느냐. 한도체크를 왜 하느냐"며 막무가내 항의가 곳곳에서 나왔다는군요. 또 당시 1인 1병만 살 수 있는 주류의 경우 본인이 아니면 구매가 안되는데도 화를 내거나, 휴게 의자에서 쉬고 있는 탑승객에게 직접 가서 신분을 확인하는 일도 있었다네요.

JDC 제주공항 지정면세점.


* 면세점에 물건 놓고 간 주인 찾아 삼만리
물건을 사고 매장에 놓고 간 기억들 한번쯤은 있으시죠? JDC 지정면세점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금은 보안상 불가능한 얘기지만 이전에는 물건을 놓고 간 손님을 찾기 위해 면세점 직원이 비행기에 직접 들어가 물건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JDC는 제주항에서도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2003년 면세점에 놓고 간 물건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면세점 직원이 배에 탔다가 배가 출항하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목포까지 '1박2일 여행'을 다녀온 믿지 못할 이야기도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습니다. 좁은 포장 공간에 물건을 넣으면서 "좁짝하니깐 눕쪄드릴까요?(안이 좁으니 눕혀드릴까요?)"란 직원의 뜻하지 않은 제주어 사투리로 손님은 당황, 매장은 웃음꽃이 피기도 했습니다.

* 여지없이 등장하는 "내가 누구인줄 알아?"
'고객은 왕이다'를 가슴 깊이 새기고 면세점에서 갑질하는 이용객들의 행태는 매장 직원들에게 여전히 강하게 각인돼 있습니다. '눈빛이 마음에 안든다' '손님을 대하는 자세가 뭐냐'는 기본이구요.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욕부터 하는 이용객도 태반입니다. "내가 도지사를 아는데 그쪽에 찌르겠다"는 협박도 단골손님입니다. 환경부담금 차원에서 50원의 쇼핑백 비용을 받아야 하는데도 이 비용 때문에 반품하거나 "들고 가다 깨지면 너희들 책임"이라는 윽박도 수용해야 합니다. 직원이 불친절하다며 손찌검을 하거나 매장에서 무릎을 꿇게 하고 사죄를 받기도 하는 등 갑질의 천태만상은 상상 이상입니다. 2018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이후 감정노동자가 보호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다행히도 몰상식한 사례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JDC 제주공항 지정면세점. 독자 제공


* 매장 직원 울리는 블랙컨슈머
구매한 상품을 문제 삼아 피해를 본 것처럼 꾸며 악의적 민원을 제기하거나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 블랙컨슈머입니다. 앙심을 품고 JDC지정면세점 홈페이지에 특정 브랜드와 매장 직원 이름을 지칭하거나, 사은품을 받기 위해 주기적으로 꾸준히 글을 올리는 건 그나마 애교 수준입니다. 면세점에서 구매한 화장품(스킨)을 거의 다 사용한 뒤에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며 국민권익위원회와 제주도청, 제주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하고 환불해 달라는 비상식적인 행태는 매장직원들의 고개를 젓게 만듭니다. 애프터서비스 기간 3년을 훌쩍 넘긴 7년 된 여행가방 바퀴가 고장났다며 애프터서비스를 막무가내 요구한 사례 역시 JDC 지정면세점에 내려오는 대표 블랙컨슈머입니다. 이선정 JDC 지정면세점 영업차장은 "JDC 면세점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주셨기 때문"이라며 "다만 감정노동자라는 부분을 조금 더 인식해서 직원들을 배려해주는 마음을 가져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 코로나19, 매출은 최대였지만 하루하루 가시밭길
2020년 코로나19가 가져온 공포감은 컸습니다. 매장 직원들의 일상의 시작은 코로나19 검사입니다. 출근과 동시에 2~3일에 한번씩 코로나19 키트로 코를 쑤셨습니다. 파트장들은 진단키트 결과를 직접 검사한 뒤에야 출근 승인을 했습니다. 공공기관으로서 안전을 확보 못했다는 질타를 받지 않기 위해 지난 3년간 공을 들였습니다. CCTV로 코로나 확진자 동선을 확인하는 일 역시 진단검사와 함께 매일 이뤄졌던 통과의례입니다. 코로나 초기에는 확진자 동선이 일일이 보고됐는데 이 환자와 접촉한 직원은 곧바로 퇴근해야 했습니다. 2020년 3월 매장 직원 1명이 코로나에 확진되자 나머지 직원들이 감염을 우려해 한꺼번에 물밀 듯 사라지기도 했답니다. 관광객과 대면해야 하는 매장 특성상 불안과 공포 속에 코로나 시기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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