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 두리안’ 한다감 “대리모 대사에 깜짝…‘이게 말이 돼요?’ 되물었죠”[SS인터뷰]

정하은 2023. 8. 2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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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아씨 두리안’ 배우 한다감. 사진 | 비비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평소에 긍정적인 편이어서 뭐든지 흡수가 빠른데, ‘아씨 두리안’ 대본은 보자마자 ‘오마이갓’을 외쳤죠.”

‘내 남편의 아이를 낳아달라’라는 대사를 보고 놀라긴 배우 한다감도 마찬가지였다. 늘 파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막장 대모’로 불리는 임성한(필명 피비) 작가의 작품에 처음 출연한 한다감은 “대본을 받고 막막했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속에 있는 것까지 전부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임성한 작가의 첫 판타지 멜로 드라마인 TV조선 ‘아씨 두리안’은 단씨 집안의 별장에서 성대한 파티가 열리고 때마침 월식이 진행된 순간 등장한 정체 모를 두 여인과 단씨 일가의 시대를 초월한 운명의 이야기를 그렸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3일‘아씨 두리안’ 마지막 회의 시청률은 8.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한다감은 극 중 단 씨 집안 둘째 며느리 이은성 역을 맡았다. 백도이(최명길 분)의 둘째 며느리이자 단치감(김민준 분)의 아내다. 이은성은 겉으론 우아하고 도도해 보이지만 예민하고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다. 한다감은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16회에서 난임이던 이은성이 두리안(박주미 분)에게 남편인 단치감의 아이를 낳아달라고 제안한 장면을 꼽았다.

그는 “‘감독님 이게 말이 돼요?’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아무리 연기여도 공감해야 하는데 받아들이기 어렵더라”며 “두리안을 몰아치는 과정에서는 호흡이 늘어지는 걸 원치 않아 하셔서 빠르게 대사를 전달하는게 어려웠다”고 떠올렸다.

TV조선 ‘아씨 두리안’ 배우 한다감. 사진 | 비비엔터테인먼트


그동안 임성한 작가는 ‘신기생뎐’에서는 빙의, ‘오로라 공주’에서는 유체 이탈,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는 AI를 등장시키며 예측불가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아씨 두리안’ 초반에도 며느리 장세미(윤해영 분)가 시어머니 백도이에게 “어머님 사랑해요. 며느리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요”라고 고백하는 파격 ‘고부 동성애’ 장면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소재에 대해 한다감은 “대본을 받았을 때 걱정을 했다. ‘이게 가능할까’ ‘심의에 통과할까’ 싶었지만 제작진을 믿고 갔다. 화제가 될 거라고 좋게 생각했다”고 했다. 그의 기대대로 ‘아씨 두리안’은 첫 회 보다 두 배 이상의 시청률 상승을 이뤄냈다.

한다감은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16회로 마무리 짓기 아쉬운 스토리다. 앞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깔아놓으셔서 작가님이 정말 이야기 보따리가 많으시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며 “20부작이었으면 시청률 20%는 나왔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은성이란 캐릭터를 전형적인 재벌집 며느리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연구하기도 했다. 그는 “치담 앞에서는 사랑스럽게 보이려고 했고 시어머니 앞에서는 극도로 교양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은성의 분량이 엄청 많지 않아서 자칫하면 밋밋해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작가님이 대사의 정확성은 엄격하시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주신다”고 말했다.

배우 한다감. 사진 | 비비엔터테인먼트


한다감은 임성한 작가 특유의 독특한 대사 톤을 소화하기 위해 임 작가의 전작인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수십번 보며 연습했다. 그는 “어떻게 해야 작가님의 화법을 몸에 익숙하게 담을 수 있을까 공부를 했다”며 “한 번도 작가님을 뵌 적이 없다. 은성이를 어떻게 보셨는지 정말 궁금하다. 한마디라도 듣고 싶다”며 웃었다.

이은성 캐릭터의 도회적인 이미지를 위한 단발 스타일은 임성한 작가의 아이디어다. 한다감은 임작가가 스태프를 통해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진을 보여줬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한다감은 “단발이 어울린 적이 없었다.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해서 준비를 오래 했다. 처음에 했을 땐 진짜 어색했는데 점점 안정화가 된 거 같다”며 “머리가 부풀려져 있어서 손질하는데 1시간이 걸렸고, 그것보다 유지하는게 힘들었다. 머리 때문에 진짜 고생을 많이 했다. 스타일링에는 확실히 변화를 준 거 같다”고 떠올렸다.

TV조선 ‘아씨 두리안’ 배우 한다감. 사진 | 비비엔터테인먼트


1999년 MBC 드라마 ‘사랑을 위하여’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한 한다감은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순수의 시대’, ‘남자의 향기’, ‘풀하우스’, ‘원더풀 라이프’, ‘서울 1945’, ‘구미호: 여우누이뎐’ 등으로 주조연을 오가며 활동했다. 한은정으로 활동하던 그는 2018년 한다감으로 개명했으며 2020년 한 살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했다.

24년차 배우란 표현이 부끄럽다는 한다감은 “또다른 시작이다. 앞으로 그보다 더 달려갈 길이 많다고 생각한다. 늘 다음 작품이 기대되고 어떤 결과물이 완성될까 기대한다. 아직까지 에너지는 충만한 거 같다”며 “과거엔 도회적이고 세련된 캐릭터만 보여지는 거 같아 아쉽기도 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나에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단단하게 쌓아가는 것도 중요하구나 느끼고 있다. 외적인 것보다 연기력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외모는 마음에서 버린지 오래다.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연구한다. 현장에서 거울 보는 횟수도 줄었다. 여배우치고 진짜 거울 안 본다”며 털털하게 웃었다.

그는 바쁜 연예계 활동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사생활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이에요. 남편이 일반사람이라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결혼하고 쉼없이 작품을 했는데 불평불만 없이 이해해줘서 남편한테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어요.(웃음)”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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