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많이 봤다 했는데”…하루 5천개 팔린 티슈, 특별한 무엇?

세븐일레븐, 프링글스통에 티슈
‘알리마티스와인’ 미술작품 새겨
단순 협업 넘어 대체불가 상품 기획
CU는 전통주로 하이볼 내놔 인기

세븐일레븐에서 한 고객이 원통형 패키지에 티슈를 결합한 이색상품 ‘프링글스휴대용티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30대 직장인 정소영 씨는 최근 편의점에서 감자칩 상품 ‘프링글스’가 티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구매했다. 평소 야외활동이 많은 정씨는 “차를 이용해 교외로 캠핑을 자주 다니는데 티슈가 프링글스 곽처럼 원통형이다 보니 운전석 옆 컵홀더에 넣어 쓰기 좋다. 캠핑할 때도 캠핑의자 컵홀더에 끼워 쓰면 편하다”고 밝혔다.

편의점이 타 브랜드와 단순 콜라보레이션을 넘어 고유한 대체 불가능 상품 개발에 직접 참여해 수요를 창출하는 ‘뉴디맨드(New Demand)’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생활필수품 하나도 색다르길 원하는 MZ세대를 공략해 SNS에 인증할만한 상품이나 개인 수집이 쉬운 상품을 고민하는 것이다. 아침식사 대용 상품 서너 개를 묶어 함께 판매하는 것도 비슷한 전략으로 꼽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 9일부터 미국 켈로그사의 감자칩 상품 ‘프링글스’의 친숙한 원통형 패키지에 티슈를 결합한 이색상품 ‘프링글스휴대용티슈’ 판매를 시작했다. 프링글스가 맛별로 패키지 디자인이 세분화된 것처럼 이번 티슈 상품도 4가지 종류로 구성했다. 이 상품은 출시되자마자 2030세대의 눈길을 끌었고, 운영점 기준 일 최대 5000개까지 판매되며 여행용티슈 상품 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컵홀더에 넣어쓰기 편한 ‘프링글스휴대용티슈’. [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엔데믹과 함께 늘어난 야외활동에 자동차나 유모차 등 컵홀더에 끼워 넣어 쓸 수 있다는 점이 고객 공략 포인트로 꼽혔다. 세븐일레븐 측은 “실제 프링글스 감자칩처럼 패키지를 종이 소재로 제작했고, 핸디형이라 가방에서 뽑아 쓰기도 편해 휴대성이 좋다”며 “내용물을 다 쓴 후에는 티슈만 채워서 재사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존에 납작한 파우치 형태로만 나오던 휴대용 티슈 외관을 원통형으로 바꾼 것만으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뉴디맨드 사례로 꼽힌다. 상품이 본래 사용 목적인 1차적인 용도의 효용가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재미요소까지 더해 ‘SNS 인증템’으로 입소문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이 2021년 선보인 와인 시리즈 ‘앙리마티스와인’도 비슷한 예다. 프랑스 야수파 대표 화가 앙리마티스의 드로잉작 ‘카티아’와 ‘나디아’ 등의 작품이 새겨진 독특한 레이블 디자인이 수집욕구를 자극했고, 인테리어용 와인병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앙리마티스와인은 누적 판매 30만병 이상을 달성하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CU가 위스키 대신 안동소주를 베이스로 만든 ‘안동소주 하이볼’. [사진 제공 = CU]

CU가 최근 편의점 하이볼 열풍에 내놓은 차별화 상품인 ‘안동소주 하이볼’는 양주인 위스키 베이스가 아니라 전통주를 베이스로 했다. CU는 ‘조선의 믹솔로지’라는 콘셉트를 내걸고, 우리나라 3대 전통주 중 하나인 안동 소주를 활용해 기존에는 없던 독특한 하이볼을 만들었다. 참신한 발상이 호평을 받으며 해당 제품은 출시 초기(6월) 대비 이달 매출이 38.8% 높게 나오고 있다.

CU가 프로틴 음료 16종을 한 세트로 구성해 판매한 ‘프로틴 음료 샘플러’도 소비자들의 숨은 니즈를 정확히 공략했다. CU의 상품기획자들이 큐레이팅 가이드북을 동봉해 고객별로 기호에 맞는 상품을 찾는데 도움을 준 상품으로, 1000개 한정수량으로 판매했는데 단 이틀 만에 완판됐다.

이마트24 관계자가 ‘감숙왕과 아몬드 머거본’ 묶음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이마트24]

한편 이마트24가 판매 중인 ‘감숙왕이랑 아몬드 머거본’은 감숙왕 바나나(스미후루코리아) 1개와 머거본 아몬드 15g을 한데 모은 상품이다. 바쁜 아침 시간에 간단하게 식사를 챙겨먹는 고객들이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도록 두 제품을 별도로 사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이마트24 측은 “식사 대용 쉐이크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 컵 분량 레시피에 맞춰 바나나 1개와 아몬드 15g으로 중량을 맞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