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칼럼] ‘본연의 나 자신’을 깨닫기 위해선

곽아람 기자 2023. 8.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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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바인이 1787년 그린 '캄파냐의 괴테'.
이번 주에는 북국인다운 나의 근면성을 좀 느긋하게 풀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주초 며칠은 엄청나게 더워서 원하는 만큼 많은 일을 못했다. 그러나 이틀 전부터 선선한 북풍이 불어 대기가 상쾌하다. 9월과 10월은 두 달 모두 아주 좋은 날씨가 될 것이다.

8월 하순으로 접어들지만, 여전히 무덥습니다.

위에 인용한 구절은 1787년 8월 18일 로마에 체류 중이던 괴테가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입니다.

지구온난화가 시작되기 전인 240여년 전 8월 중순의 로마도 더웠고,

위대한 대문호도 지금 우리와 마찬가지로,

더위 때문에 일에 차질을 빚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노라면

‘사람 사는 것, 다 거기서 거기구나’ 싶어 어쩐지 위로가 되지 않나요?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민음사

한국 괴테학회를 창설한 고(故) 박찬기 고려대 독문과 교수가

2004년 첫 한국어 완역본으로 출간한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민음사)이

최근 약 900개의 주석과 함께 다시 나왔습니다.

주석을 단 이는 이 책의 담당 편집자 이수은씨. 고전 관련 책을 여러 권 낸 저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탈리아 기행’은 독일 작가 괴테가 1786년부터 1788년까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쓴 다수의 편지와 일기를 1813년에서 1829년 사이에 새로이 엮어 만든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30대의 젊은 괴테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티슈바인, 창가의 괴테, 1787년, 종이에 연필과 펜, 수채, 41.5×26.6㎝, 프랑크푸르트 괴테 박물관 소장.

1786년 9월 17일 베로나에서 괴테는 씁니다.

내가 이 놀라운 여행을 하는 목적은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 대상을 접촉하면서 본연의 나 자신을 깨닫기 위해서다.

여행 막바지인 1788년 3월 1일 로마에서 보낸 편지에선 이렇게 적었죠.

장기간의 휴식과 은둔 생활로 나의 고유한 자아가 원하는 상태로 지내다 보니, 완전히 나 자신으로 돌아왔다.

휴가철도 어느덧 끝물입니다.

휴가들 잘 다녀오셨는지요?

쉬는 동안 모두들, ‘본연의 나 자신’을 만나셨나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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