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에 ‘열대성 폭풍’으로 1년치 물폭탄···지진 경보까지
미국 남서부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던 허리케인이 캘리포니아주에 근접하며 세력이 약해졌지만,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오며 이 지역에 약 1년치 비를 쏟아 붓고 있다. 여기에 로스앤젤레스(LA) 북서부에서 규모 5.1의 지진까지 발생해 이 일대에서 흔들림이 감지되고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날 오후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를 관통한 열대성 폭풍 ‘힐러리’가 오후 5시쯤 국경을 넘어 남부 캘리포니아에 상륙했다고 밝혔다.
힐러리는 지난 18일에는 최고 풍속이 시속 233㎞에 달하는 4등급 허리케인으로 관측됐지만, 멕시코 서부를 따라 북상하며 시속 110㎞로 세력이 크게 약해져 열대성 폭풍으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기상청은 “힐러리가 재앙적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홍수를 일으킬 만큼 여전히 강하다”고 경고했다. 폭풍의 속도보다 돌발성 홍수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쯤 캘리포니아 20개 지역에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또 21일 오전까지 남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 일부 지역의 강수량이 3~6인치(7~15㎝)에 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힐러리는 고온 건조하고 강수량이 적은 미국 남서부에 큰 비를 퍼부으며 일부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사막 기후의 건조한 일부 지역에서 불과 몇 시간 만에 약 1년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힐러리는 84년 만에 캘리포니아에서 관측된 가장 강력한 열대성 폭풍이다. 1939년 열대성 폭풍으로 남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100여명이 사망했다. 이후 1997년 열대성 폭풍 ‘노라’가 캘리포니아에 상륙했지만, 상륙 직후 기세가 약해져 별다른 피해 없이 지나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LA와 샌디에이고 등 11개 카운티에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LA 교육 당국은 21일 지역 내 모든 학교가 휴교한다고 밝혔다.
홍수 경보에 더해 이날 오후 지진까지 발생하면서 캘리포니아 남부 주민 약 2000만명이 불안에 떨었다. 미 지진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1분쯤 LA 북서쪽 도시 오하이 인근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USGS는 지진 발생 지점과 가까운 오하이와 벤투라 주민 6만8000여명이 ‘보통’ 수준의 진동을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거의 모든 이들이 진동을 느끼고 창문이 깨지거나 불안정한 물체가 쓰러질 수 있는 정도다.
오하이가 속해 있는 벤투라 카운티 비상관리국은 “현재까지 즉각적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지진이 벤투라 카운티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USGS는 이 지진의 진동이 LA 카운티와 샌디에이고에 이르기까지 약 2106만8000명에게 전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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