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에 5.1 지진…"84년 만" 허리케인 근접 속 홍수 대비(종합)

김성식 기자 정윤영 기자 2023. 8. 2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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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열대폭풍 강등, 비바람 여전…일년치 웃도는 254㎜ '비폭탄' 예보
캘리포니아 남부 비상사태 발령…지진 쓰나미 없지만 폭풍 해일 유의해야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를 관통한 허리케인 '힐러리'(Hilary)가 열대성 폭풍으로 강등된 채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상륙을 앞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에서 소방차 1대가 물살을 헤치며 출동하고 있다. 2023.8.2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정윤영 기자 = 태평양 연안을 따라 북상한 허리케인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근접하면서 세력이 약화됐지만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돼 홍수 피해가 우려된다. 여기에 로스앤젤레스(LA) 북서부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해 일대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후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를 관통한 허리케인 '힐러리'(Hilary)가 북진해 최대 시속 95㎞의 강풍을 동반한 채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NHC는 "힐러리는 앞으로 몇 시간 내에 캘리포니아 남부를 이동할 것"이라며 "오는 21일까지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와 미국 남서부 일부 지역에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힐러리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남동쪽으로 215마일(346㎞) 떨어진 지점에서 시속 41㎞의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다만 앞서 두 번째로 높은 4등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된 힐러리는 이날 오전 최대 풍속이 시속 70마일(110㎞)로 줄어들면서 열대성 폭풍으로 하향 조정됐다. 그럼에도 힐러리는 강수량이 적은 미 남서부에 엄청난 양의 폭우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 반도 북부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및 네바다주 남부에서 일주일간 3~6인치(76~150㎜)의 비가 내리며 곳에 따라 최대 10인치(254㎜)에 달하는 강우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고온 건조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이 정도 비의 양은 일년 치 강우량을 상회하는 것이다. 예컨대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는 연평균 강수량이 4.6인치(116㎜)에 불과한데 이번 폭풍으로 일주일간 6~10인치(152~254㎜)가 쏟아질 전망이다.

잭 테일러 NWS 기상예보관은 "미 남서부를 강타한 역대 가장 습한 폭풍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비의 총량뿐만 아니라 시간당 내리는 강도도 문제라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를 관통한 허리케인 '힐러리'(Hilary)가 열대성 폭풍으로 강등된 채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상륙을 앞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미션베이 해변의 출입을 당국이 통제하고 있다. 2023.8.20.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게다가 캘리포니아에 열대성 폭풍이 상륙한 1939년 이후 80여년 만에 처음이다. NHC는 이날 멕시코 국경 인근부터 캘리포니아주 중부 LA와 인접한 벤투라 카운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매우 이례적으로 열대성 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캘리포니아 남부 대부분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긴급 대피소 5곳을 설치하고 주방위군 병력과 급류 구조대원을 포함, 총 7500여명을 현장에 급파했다.

NHC는 캘리포니아 연안에 폭풍 해일이 일어 바닷물이 내륙으로 밀려들 것으로 경고했다. 이에 캘리포니아주 카탈리나섬 주민들에게는 육지 대피 권고가 내려졌으며 샌디에이고는 해변을 임시 폐쇄했다. 샌디에이고항을 사용하는 미 해군도 함정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강한 비바람이 예보되자 항공기 무더기 결항사태도 속출했다. 이날 샌디에이고 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250편이 운항을 중단했고 오는 21일로 예정된 364편의 비행도 취소됐다.

여기에 열대성 폭풍 상륙을 앞두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북서부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을 더욱 불안에 떨게 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오후 2시41분쯤 벤투라 카운티 북부 오하이 인근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대 대부분 지역이 흔들렸으며 여진이 여러 차례 잇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먼저 맞은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에선 주민 1900명이 대피했으며 비바람의 영향으로 전기와 전화선이 끊겼다. 인명피해도 발생해 바하 칼리포르니아 동부 뮬레게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1명이 개울을 건너려다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졌다.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 반도를 관통한 허리케인 '힐러리'(Hilary)가 열대성 폭풍으로 강등된 채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상륙을 앞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남부 롱비치 시민들이 해안가에 쌓을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있다. 2023.8.2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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