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찾는데…" 급매 못 잡아 '목 타는' 부동산 [현장]
수요 늘어나며 급매 호가도 올라 "일반 매물과 다를 바 없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급매 찾는 고객들 계속 와요. 예전엔 온라인이나 앱에 올리지 않고 따로 급매물은 따로 빼두기도 했는데 이젠 쟁여둘 매물도 없습니다. 우리도 급매 잡아두고 싶지만, 기대심리가 시장에 이미 확산해 가격이 계속 오르잖아요. 처음엔 급매라고 내놨다가도 다시 거둬가 호가 올리고 그러니 딱히 급매, 일반매물 가리기 어려워요. 집주인과 협의 여지가 있는 매물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가격선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매매시장 주요 선행지표 중 하나인 전셋값이 상승 전환하면서, 매매가격 오름세가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각종 부동산 시장 지표와 규제 완화 효과에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 중심으로 다시 또 한 번 매수세가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견고한 상승 기조를 보이는 강남권에서는 급매물이 다시 귀해졌다. 이미 반영된 기대심리에 일반매물과 급매 구분할 것 없이 호가가 오르고 있다.
2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7일부터 6주 연속으로 보합세(0.00%)를 기록, 재건축과 일반아파트도 4주째 보합을 유지했다. 전세시장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서울이 1년 2개월여만에 상승(0.02%)으로 돌아섰다. 오랜 침묵을 깨고 찾아온 전세시장의 반등세가 매매시장 상승세를 더 견인할 가능성도 커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매매시장 회복력을 견인하는 아파트 거래 증가 움직임과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지역 상승세, 투자 성격이 강한 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 탄력, 물가 상승이 반영된 신축 분양에서의 가격 지표 움직임, 청약경쟁률 상승과 미분양주택 감소세, 정부 주도 규제 완화 효과 등이 시장에 종합적으로 맞물린 상황"이라며 "시세 보다 낮은 급매물 중심의 수요층 유입 경향이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강남권에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이미 급매물이 한 바퀴 소진됐지만, 본격적인 반등 시그널이 포착되자 다시 급매물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고 매매가격 상승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호가는 계속 오르고 급매물이 급격하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지웰' 전용 84㎡는 지난 2020년 3월 13억5천만원(8층)에 실거래됐다. 이후 3년간 거래가 없었고, 현재 동일면적대 매물 1건이 18억원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4건의 매물이 10~11억원대에 팔렸다. 최근 호가는 3년 전 실거래가보다 4억5천만원이 올랐으며, 거래 시 신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인근 '경남아너스빌'도 호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단지의 전용 136㎡ 호가는 24억원으로, 지난 2019년 14억원(5층)에 거래된 바 있다. 단지 내 비슷한 면적대 전용 137㎡ 매물이 지난해 5월 22억6천만원(6층)에, 2021년 7월 20억8천800만원(4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C부동산 관계자는 "최저층 매물까지 내려가야 가장 최근 실거래가 기준에 맞출 수 있다"며 "현재 나와 있는 중고층 물건 호가 모두 급매물 기준 가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거래된 저가 매물은 급매보다 가족 간의 특수거래가 대다수"라며 "급매를 찾는 수요자들이 여전히 많고, 중개업소에서도 급매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으나 아파트 매물 자체가 이 동네는 희소하고 부동산 반등 기대심리까지 적용돼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초동 신축 주거복합아파트인 '서초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0.53㎡는 올해 2월 16억8천만원(27층)에 중개 거래됐다. 지난 4월 등기 완료된 물건이다. 현재 호가는 저층 매물이 17~18억원에, 지난 2월 거래된 매물과 층수가 비슷한 고층 매물 기준 19~21억원에 나와 있다. 6개월 새 최고 4억2천만원이 오른 금액이다.
'마제스타시티힐스테이트서리풀' 전용 59.95㎡는 올해 4월 16억3천만원(8층)에 거래, 같은 달 등기가 완료됐다. 현재 동일면적대 매물 호가는 18~20억원이다. 2년 전인 지난 2021년 2건이 16억3천만원(3층)~17억2천만원(7층)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 기준 계약이 성사되면 신고가를 갈아치우게 된다.
인근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급매도 호가가 오른다"며 "급매를 찾는 사람은 늘어나니 매도자들도 호가를 조금씩 올리면서 사실상 일반매물과 다를 바가 없어진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다들 급매물 위주로 찾으니 우리도 구하고 싶지만 전체적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는 추세라 여의찮다. 예전과 달리 온라인에 공개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급매물도 없다"며 "이 근처 아파트 매물도 적고 실거래가 없어도 방 3개 국평 기준 20억 선이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보는 집주인들이 많다. 집값이 하락할만한 요소도 딱히 없는 상황이라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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