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보호자' 정우성 "감독 되니 현실적인 바람 생겨…손익분기점 넘겼으면"

오지원 2023. 8. 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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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점점 간절해져요. BEP(손익분기점)는 넘겼으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바람이 생기더라고요. 절대 마지노선과 같은 평가 기준인 것 같아서 간절함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데뷔 30년차 배우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간절하다"며 긴장하는 모습은 다소 낯설었다. 정우성 씨가 누구인가. '비트' '태양은 없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 '더 킹' 등 숱한 흥행 작품으로 주목받으며 데뷔 이래로 쭉 톱스타였던 그지만, 감독으로서 처음 연출한 장편 영화의 개봉은 그간의 경륜도 무색하게 또 다른 감회를 주는 듯했다.

영화 '보호자'로 첫 장편 영화 연출로 데뷔한 정우성 씨는 "늘 영화 연출에 꿈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비트'를 촬영하던 신인 시절부터 연출에 대한 꿈을 키웠다는 그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꿈을 이룬 셈이다. 꿈을 이룬 소감을 물으니, 정작 "'언젠가는 하겠지' '기회가 생기겠지' 같은 생각을 해왔었고, 물론 준비하다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해낸 걸 보니 대기만성형인 것 같다"며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다.

'보호자'가 그 오랜 꿈의 시작이 된 이유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 "자연스럽게 연출을 맡게 됐어요." 그는 액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배우로서 찾고 있었던 때에 '보호자' 대본을 만났다. 더욱이 '감시자들'을 함께 한 PD가 제작하는 첫 영화였기에 이른 시기에 출연을 결정했는데, 정작 연출 예정이었던 감독이 사정상 작품을 못 하게 되면서 연출 자리가 공석이 됐다. 그때 정우성 씨가 '내가 연출해 볼까?'라고 말하면서 첫 장편 영화 연출 데뷔가 성사된 것이다. 그는 운명 같은 일이었다고 표현하면서도 "PD의 큰 그림이었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감독으로 작품을 대하니, 주연 배우만으로 캐스팅됐을 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정우성 씨는 "현장에서도 더 즐거웠다. 연출이 적성에는 만나보다 싶더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고민도 더해졌다. 그는 "배우로서는 연기를 잘하면 역할이 끝이지만, 연출자로 대본을 보니 '클리셰인 소재를 어떤 자세로 바라봐야 할까'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할 지점은 무엇일까' '어떤 방식으로 연출해야 도전의 의미가 될까' 등 고민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캐스팅도 쉽지 않은 단계였다. 평소 친한 배우로서가 아니라, 신인 감독으로서 배우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평소에 축적된 관계로 인해 호감을 갖는 게 더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니터링 좀 해줘' 같은 가벼운 부탁도 부담이 될까 봐 하지 않았다"며 "김남길 씨는 나와 이미 친분이 있지만, 캐릭터를 제안할 때는 철저히 프로듀서를 통해서만 연락했다"고 이야기했다.

정의를 실현하면서 폭력을 당연시하지 않는 것, 아이를 대상화하지 않는 것 등 정우성 씨는 감독으로서 자신만의 시선을 '보호자'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이 지점에서 정우성 씨의 개성이 녹아들었다. 그는 "연출부 스태프들에게 했던 첫 제안은 레퍼런스를 준비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레퍼런스가 기준이 되고, 그것을 쫓아가는 작업 방식에 대해 고민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보호자' 자체의 온전한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고 감독으로서 가치관을 설명했다.

배우 겸 감독이기에 드러난 개성도 분명하다. 그중 장점은 배우들과의 소통. 정우성 씨는 "배우들에게 '소통이 명확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쓰는 언어가 비슷한 것 같더라. 내 뜻이 배우에게 확연하게 전달돼서 명확하고 편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배우와 감독으로 공을 들인 만큼, 정우성 씨는 '보호자'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절실하면서도 담대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절 좋아할 수 없듯, 영화도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는 없으니까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요."

[사진제공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YTN 오지원 (blueji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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