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캣 바운스 논란 끝” 서울 아파트 매매가 ‘강한 반등’, 왜?
“호재와 악재의 게임”vs. ”수요 살아난 것 확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10% 가까이 오르면서 적어도 수도권은 강한 반등이 왔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지만, ‘반등 에너지’가 하반기까지 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집값이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상승론’과 지난해 하락분을 겨우 만회한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보합론’이 팽팽하게 맞붙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지난해 12월 141.9에서 올해 6월 156.1로 9.99%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 인천를 포함한 수도권은 6.44%, 지방은 1.02% 상승했다.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 역시 14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7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03% 상승했다. 작년 5월(0.01%) 이후로 첫 상승 전환이다. 같은 기간, 서울 (0.05%→0.15%)과 수도권(0.03%→0.15%)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집값을 끌어 올렸다.
이 같은 통계는 올 상반기 떠들썩했던 ‘데드캣 바운스(반짝 상승 후 하락) 논란’을 잠재울만큼 강한 반등이 왔다고 보는 시각에 힘을 실어준다. 데드캣 바운스는 죽은 고양이도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튀어 오른다는 증시 용어로, 하락장에서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서울은 강남3구를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주변까지 퍼진 것으로 봐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데드캣 바운스라고 보기에 서울과 수도권은 이미 너무 많이, 그리고 오랜 기간 오르고 있어 ‘강한 반등’이라고 보는게 맞다”면서 “데드캣 배운스 논란은 끝났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강한 반등’의 이유로 여러 가지를 꼽는다. 우선, 지난해 22% 급락에 따른 자율적 반등이라고 보는 시각이 상당수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년 말 대비 상승률이 -22.24%를 기록한 바 있다. 또 다른 이유로 ‘급매물 소진’을 꼽는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됐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작년 말 대비 매매가가 올랐다. 이 밖에 지난 1.3 규제완화대책,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15억원 초과 대출제한 폐지 등 규제완화가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여파가 하반기까지 갈 것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하반기 역시) 상반기만큼 오른다고 보기엔 시장의 에너지가 크지 않다고 본다. 7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잠정)를 보면 전월 대비 0.27% 상승했는데, 6월 2.02% 상승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 또 ‘급매물 소진’은 진작에 마무리됐고, 건설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 부정적 이슈가 더 많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다.
박 수석위원은 “하반기는 호재와 악재가 게임을 하고 있다. 호재라고 볼 수 있는 상승요인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연말까지 공급된다는 것과 공급부족에 따른 불안심리 정도”라며 “반면 악재는 미국의 고금리가 계속되고 중국발 부동산 위기, 국내 PF부실 위기와 역전세난 등 산적해 있다”고 분석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도 “하반기의 경제침체 정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준금리 하락 전환 분위기가 아직 없고 시장에선 부동산PF의 불안요인이 아직 남아있어 완연하게 상승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며 “보합 또는 지역별 강보합 정도로 예상하지만 상승의 정도는 미미할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반면 ‘상승론’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가격 상승 선행지표인 주택 거래량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고, 분양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도 가격 상승의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달 4136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2014건 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수도권 주택 매매량도 2만83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8% 늘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부동산 시장은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봐야하는데, 최근 금리 상승 기조 분위기가 꺾이면서 청약 열기가 오르고 갈아타기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PF부실 위기는 오히려 PF가 무너지면 주택 공급이 안 되고 가격 상승 빌미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PF 부실이 가격 상승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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