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도 찜통 쿠팡 물류센터…폭염 대책 정부가 직접 나서라”
휴게시간 없어 실제 이용 못 해
노동부 가이드라인 ‘권고사항’
현장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쿠팡 동탄센터는 찜통 같은 폭염에도 식사시간 50분, 중간 쉬는시간 20분을 제외하면 어떤 휴게시간도 없습니다. 여기서 5~10분을 추가해주는 게 쿠팡의 혹서기 폭염대책입니다.”
쿠팡 동탄센터에서 일하는 정동헌씨(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동탄분회장)는 7~8월 폭염기에도 사측이 폭염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내온도가 33~35도일 때 매시간 10~15분의 휴식시간을 줘야 한다는 노동부의 가이드라인(산업안전보건규칙 566조)이 ‘권고사항’에 그치는 탓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했다. 정씨는 “현장에는 에어컨도 없고, 휴게실에 아무리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도 휴게시간이 없는데 언제 편하게 휴게실을 이용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폭염기 가이드라인은 법적 강제성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폭염기 건강·안전을 위해 휴게시간 제공 의무화를 정부에 요구했다. 냉방장치와 환기장치를 제대로 설치해야 한다고도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온도감시단 활동 보고 및 폭염 휴게시간 서명운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전국물류센터지부는 지난 2개월 동안 직접 측정한 물류센터 온·습도를 발표했다. 쿠팡 동탄센터 3층은 지난 1일 오후 6시30분 온도 35도, 습도 56%를 기록했다. 자정까지 온도는 35도, 습도는 50~56%를 오르내렸다. 사측은 10분의 추가 휴게시간을 부여했다. 지난 4일 쿠팡 대구센터 1.5층의 온도는 36.9도까지 치솟았다. 사측은 하루 전체 휴게시간을 20분 늘렸다.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전국물류센터지부가 10일간 쿠팡 동탄센터 앞에서 진행한 ‘현장에서 내가 느끼는 온도’ 응답지에 35~50도라고 적었다. ‘너무 더워서 일을 못 하겠다’ ‘쓰러질 지경이다’라고 적은 노동자도 있었다.
전국물류센터지부는 “고용노동부는 권고사항에 불과한 폭염 시기 휴게시간 제공을 의무화해야 하고, (물류센터가 창고로 분류되는) 법 제도를 개선해 센터가 설립 때부터 냉방장치와 환기장치를 설치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1475명의 서명을 노동부에 전달했다.
쿠팡 측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정기적인 온열질환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온∙습도를 측정해 법정 휴게시간 외 추가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있다”며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각종 냉방∙환기 장치를 운영하고 보냉 물품을 지급하는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조치 및 관련 투자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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