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다가온 음악…차곡차곡 실력 쌓아 더 높이 날아야죠”[제1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김한솔 기자 2023. 8. 1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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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수상자 인터뷰
2023년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들이 발표됐다. 17회째를 맞는 이번 콩쿠르에는 758명이 참가해 22명이 입상했다. 대상 수상자는 5명이었다. 중학부와 고등부에서 각각 1명씩 보컬 부문 대상, 악기 부문에서는 중학부와 고등부 모두 드럼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대학·일반부에서는 색소폰이 대상을 차지했다.이번 콩쿠르의 예선과 본선은 지난달 18일~이달 1일 호원대 호원아트홀에서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시상식과 수상자들의 연주회는 24일 오후 6시30분 홍대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열린다.

■고등부 보컬 김환희

제1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김환희(고등부 보컬) 한수빈 기자
감정 전달 잘하는 게 저의 강점
작곡 배우고 자작곡 내고 싶어

김환희양(18·창원대산고 3)에게 처음 음악을 권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 교사였다. “선생님이 마이크를 주고 한 명씩 노래를 시켰어요. 어릴 때라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노래를 불렀는데, 나중에 선생님이 이 길로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죠.” 그때부터 이런저런 시도를 했다. 학교 밴드부, 뮤지컬 동아리 활동을 했다. 중학생 때 친구가 유튜브에 올린 환희양의 축제 무대 영상을 보고 대형 기획사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일정 등과 겹쳐 결국 오디션을 보러 가지 못했다. 환희양은 “나중에 조금 후회했다”고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보컬로서의 강점은 ‘감정을 잘 전달한다’는 것이다. 콩쿠르 첫 곡으로도 목소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샤넌의 ‘미워해 널 잘 지내지는 마’를 불렀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저는 감정을 남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좋다고 생각해요. 음의 스펙트럼도 저음부터 고음까지 넓은 편이에요.”

대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친구가 ‘니 대상인데?’라고 해서 제가 거짓말하지 말라고 화를 냈어요. 동명이인이 있는 줄 알았어요.” 고3인 만큼 실용음악과가 있는 학교를 목표로 입시에 집중하고 있다. “하고 싶은 게 되게 많아요. 누구를 가르치는 것도 좋아해요. 입시 끝나면 작곡도 본격적으로 배울 거고, 자작곡 써서 앨범도 내고 싶어요. 나중엔 교수도 해보고 싶네요.”

■중학부 보컬 조수아

제1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조수아(중학부 보컬) 한수빈 기자
근처 공원에서 꾸준히 ‘버스킹’
멋진 싱어송라이터 되는 게 꿈

학교 앞에 실용음악 학원이 생겼다. 조수아양(14·쉐마학교 2)이 초등학교 6학년이던 때였다. “학원 등록하기 전에 그냥 한번 가서 노래를 불렀는데 선생님이 잘 부른다고, 진지하게 배우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학원에 다니면서 집 근처 공원에서 처음 ‘버스킹’이라는 것을 해봤다. “엄청 떨렸어요. 제 무릎이 떨리고 있는 게 보였어요. 코로나19 유행 때라 사람들도 많이 안 모였는데….” 수아양은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버스킹을 한다.

음악을 하기로 결심한 뒤 여러 대회에 나가 입상했다. 하지만 ‘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다른 대회에서는 제 노래에 좀 만족한 편이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거든요. 스스로 ‘왜 이렇게 불렀지?’ 생각했었어요. 대상 소식 들은 날은… 가족들이랑 ‘뿌링클’ 치킨을 먹고 있었죠. 그런데 편의점에 간다고 나갔던 어머니가 전화를 해서 막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전 또 ‘내가 뭐 사고 쳤나’ 했어요. 상 받았단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핑 돌았어요. 너무 방방 뛰어서요.”

수아양은 리듬앤드블루스(R&B)와 발라드를 좋아한다. “원래는 R&B만 좋아했었는데, 노래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발라드도 좋아졌어요.” 중학교 2학년인 그는 배우고 싶은 게 많다. “우선 기타를 배우고 싶어요. 제 꿈이 싱어송라이터인데, 아직은 노래만 부르거든요. 올해는 작사·작곡이랑 기타를 배우는 게 목표예요.”

■대학·일반부 악기(색소폰) 한미르

제1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한미르(대학·일반부 악기) 한수빈 기자
재즈 배우려고 네덜란드 유학
감동 주는 데는 장르 상관없어

보통은 악기를 배우다 점점 빠져들어 뮤지션이 되기를 꿈꾼다. 한미르씨(24·암스테르담 컨서버토리 1)는 그 반대였다. 음악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먼저 생겼다. “아버지가 노래 강사였어요. 저도 노래가 하고 싶었는데, <슈퍼스타K>가 유행할 때였거든요. 경쟁률이 몇만대 1인 거예요. 쫄았던 것 같아요. 노래는 하지 말아야겠다. 그래도 음악이 하고 싶어서 중3 때 색소폰을 배웠어요.”

처음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음악을 하고 싶으니 억지로 배웠는데,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러다 학원에 갔어요. 원장실에서 음원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실제 연주를 하셨던 거예요. 그때 반했어요. 너무 멋있었거든요.” 대학교 음악과에 진학했지만 재즈를 더 깊게 배우고 싶었다.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을 그만두고 네덜란드로 갔다. “색소폰은 사람 목소리랑 가장 비슷한 악기예요. 화음을 연주할 수 없어서요. 영혼이 담겨 있죠.”

목표는 ‘감동을 주는 음악’을 만드는 것. “재즈라는 장르가 비주류 음악이라고 생각될 때가 있었어요. 가요처럼 ‘떼창’하기도 어렵잖아요. 고민이 많았어요. 관객들이 음악을 들어주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그러다 어떤 훌륭한 뮤지션들의 공연을 봤는데, 감동을 주는 데는 장르가 상관없더라고요. 저는 재즈를 하지만, 재즈에 대해서 모르는 엄마 아빠가 들어도 눈물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고등부 악기(드럼) 김현우

제1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김현우(고등부 악기) 한수빈 기자
드럼의 가장 큰 매력은 ‘절제’
훌륭한 재즈 뮤지션 될 겁니다

김현우군(17·리라아트고2)은 드럼을 배운 지 이제 2년이 조금 넘었다. 시작은 취미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교회에서 본 ‘드럼 치는 형’이 멋있었다. “그 형처럼 쳐보고 싶어서 배웠다가 중3 때부터 음악을 하게 됐어요.”

김군이 생각하는 드럼의 가장 큰 매력은 ‘절제’다. “사람들은 드럼을 잘 몰라요. 저도 그냥 멋있어 보여 시작했어요. 하다 보니 정말 ‘받쳐주는 것’의 매력이 큰 악기인 것 같아요. 막 뭘 하지 않아도, 누군가 연주하는 것을 잘 받쳐주는 것 자체가 큰 매력이에요. 절제를 하는 거죠.”

고1 때 학원에서 미국의 드러머인 제프 해밀턴의 음악을 듣고 재즈의 매력에 푹 빠졌다. 다른 장르 음악도 좋지만 일단은 재즈 뮤지션이 되고 싶다. “제프 해밀턴의 ‘세컨 스트리트 삼바’를 듣고 빠졌어요. 그때부터 재즈를 하기 시작했어요. 지금 휴대폰에도 해밀턴 연주 장면이 배경화면으로 돼 있어요. 나중에 미국 학교에 가보고 싶어요. (재즈의) 거장들이 많이 온다고 들어서요.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자신이 다루는 악기의 매력으로 ‘절제’를 꼽은 그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도 ‘누군가의 귀에 거슬리지 않은 음악’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가 하는 게 대중음악이니까 사람들 귀에 맞출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편안하고, 즐겁게 들리면 되지 않을까요?”

■중학부 악기(드럼) 정루빈

제17회 경향실용음악콩쿠르 수상자 정루빈(중학부 악기) 한수빈 기자
미국 드러머 에릭 무어의 팬
모든 악기 다 잘 다루고 싶어

정루빈군(16·덕계중3)은 늘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집안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바이올린, 아버지는 플루트 연주자다. 그도 어릴 때부터 여러 악기를 배우려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클래식이 지루했다. “첼로, 트럼펫, 바이올린, 플루트 같은 클래식 악기들을 다 해봤는데 너무 안 맞았어요. 레슨 때 막 도망가고 그랬어요. 드럼은 처음엔 부모님이 안 된다고 하시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쯤에 졸라서 겨우 배우기 시작했어요. 점점 실력이 늘면서 계속 흥미를 느껴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루빈군은 드럼이 ‘포스’ 있는 악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악기 중에서 제일 존재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소리도 그렇고요. 또 치는 사람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잖아요. 저는 연주할 때 화려하게 치는 편이에요.”

뮤지션 중에서는 미국의 드러머 에릭 무어를 가장 좋아한다. “경연 때 곡도 최대한 포스 있는 연주를 표현하고 싶어서 그런 느낌의 곡을 정했어요.” 콩쿠르 결과 발표가 나던 날은 긴장이 돼 잠이 오지 않았다.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하나도 안 왔어요. 그러다 부모님이 대상이라고 알려주셨어요.”

장기적으로는 드럼뿐 아니라 다른 악기들도 잘 다루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혼자 베이스를 연습하고 있어요. 잘해서 연주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드럼뿐 아니라 다른 웬만한 악기들은 잘 다루고 싶어요.”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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