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속 사이코패스 테스트 믿어도 될까?…싸패검사 해보니 [보니보니]

최규진 기자 2023. 8. 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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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5후의 가보고 들어보고 만나보는 코너, 보니보니 순서입니다. 최규진 보니가 나와 있습니다. 오늘(16일)은 뭐해 보니?

[기자]

오늘은 두 분의 인성을 검사하는 보니를 준비해봤습니다. 싸패검사 해보니입니다.

[앵커]

사이코패스 검사를 해보니, 이거잖아요? 이게 죄를 저질러도 죄의식을 못 느끼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인데, 그거 강력범죄자들한테 하는 건데, 일반인도 할 수 있습니까?

[기자]

사이코패스라고 하면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말입니다. 학계에선 인구당 사이코패스 비율을 1%~ 4%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서현역 살인사건, 신림역 살인사건같이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주목받고 있습니다. 범죄자의 사이코패스 테스트 결과를 주목하게 되는데, 인터넷에서 일반인들도 해볼수 있다면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직접 한번 해봤습니다.

[앵커]

저희가 해봤잖아요, 공개가 되는 건데 결과를 못봐가지고 궁금해집니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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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이코패스 테스트를 해본 건데, 풀어보니까 약간 심리테스트 같은 느낌이 있고, 진짜 수사기관에서 하는 테스트는 어떻게 하는지가 궁금합니다.

[기자]

일반적인 검사처럼 직접 대상자가 테스트를 하는게 아닙니다. 프로파일러 등 복수의 전문가가 서로 대화하고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사전에 생활기록부나 정신과 의사 소견서 같은 개인의 신상 관련 자료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무엇보다 검사 대상자와 사전면담을 통해 친밀감, 라포를 형성한 뒤에 검사로 들어가게 됩니다. 본 검사 이후에도 토론을 통해 최종 점수를 결정합니다.

[앵커]

들어봐도 쉽고 간단한 과정이 아닌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 질문들이 담겨있습니까?

[기자]

저희가 직접 테스트지를 구해봤습니다. 구성은 전문가 지침서, 평가지, 인터뷰 가이드 세트로 이뤄져있습니다. 전문가 지침서는 무려 355 페이지에 달합니다. 실제로 사용되는 검사지이기 때문에 질문 자체는 공개할 수 없지만 100개가 넘습니다. 내용은 인간관계, 감정과 정서, 생활양식, 반사회성 등을 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를 20개 항목으로 세분화하고, 항목별로 0점부터 2점까지 총 40점 만점의 평가를 합니다.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대략 5~6시간 정도 걸리는데, 일반인에겐 불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배상훈/우석대 전 경찰행정학과 교수·프로파일러 (JTBC '뉴스5후' 취재) : (인터넷 건은) 점수가 완전히 달라요. 본인이 하면 '내가 30점이 넘는데 나는 사이코패스인가' 이렇게 되는데 전문가들이, 자격 가진 사람이 하면은 한 10 몇 점도 안 나와요. (실제는) 엄청 무거운 거예요. 트라우마 생겨요. 보통 사람들이 하면 해도 되는데. 그 정도로 정신적으로 그걸 감내할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느냐 이 말이에요. 그래서 절대 일반인한테는 권하지도 않고…]

[앵커]

서현역 살인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사이코패스 테스트 검사가 '측정 불가'라고 들었습니다. 반면 신림동 살인사건 피의자 조선은 사이코패스가 맞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누구는 맞고 누구는 틀린 건데, 기준이 있습니까?

[기자]

사이코패스로 진단된 범죄자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물들이 많습니다. 국내에선 40점 만점에서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하는데, 2007년 특수강간 피의자를 대상으로 첫 사이코패스 진단검사가 시행됐고, 강호순과 유영철 등도 모두 25점을 넘었습니다. 최근 과외교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정유정, 김은혜 등이 25점 이상을 받았습니다.

[앵커]

검사 자체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기자]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범죄자의 인격적 특성을 파악해 범죄의 재발 대책을 마련할 때 활용하는 것인데요, 현재 사용되는 검사는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다만 한계는 있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당사자가 거부하거나 대답을 왜곡할 경우 조사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전문가 의견 듣겠습니다.

[배상훈/우석대 전 경찰행정학과 교수·프로파일러 (JTBC '뉴스5후' 취재) : 자기가 잡히기 전에 이 검사를 알아요. 여기서 사이코패스 테스트를 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하면은 거부해요. 안 하겠습니다. 대놓고 느낌 이상하면 안하겠습니다라고 해버리면은 못하는 거예요.]

[기자]

또 사실 테스트가 1991년 캐나다 범죄심리학자 로버트헤어가 개발했고요. 2008년에 번역해 들어온 겁니다. 일각에서는 조금 더 우리 사정에 맞게 더 개정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나온 결과는 재판 과정에 활용이 되는 거예요?

[기자]

결과 자체가 형을 결정하는 재판부의 양형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에 대한 과도한 관심보단 흉악 범죄가 발생한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유사 범죄를 방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건데요. 모든 살인범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며, 사이코패스라고 해서 모두 살인범이 되는 것도 아니란 얘기입니다.

(영상그래픽 : 이송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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