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초보 바다 낚싯꾼의 ‘좌충우돌’ 첫 출사기[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3. 8. 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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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은 새벽형 인간
충남 서천 홍원항은 바다낚시 명소
새벽 낚시 전날 활용법
바다 일출이 주는 희망


우연찮은 대화가 생애 첫 바다낚시의 출발점이 됐다. 딱히 재미랄 게 있지 않은 인생사에 골프며, 음주 얘기 등 취미에 대해 농지거리를 하다가 친구와 똑같이 인생사 빈칸에 ‘낚시’가 있음을 알게 됐다. 게다가 이 친구의 고교 후배 2명이 귀어촌해 낚싯배를 운영한다는 데 이르러서 ‘빌붙기’ 찬스가 번뜩 떠올랐다. “얍삽하게 시리~”

새벽 낚시 전 ‘차박’




지난 2일 충남 서천 홍원항. 바다낚시 배는 대개 새벽 4시 출항한다. 3일 새벽 출항에 앞서 2일 현지에 도착해 차박을 하기로 했다. 이 역시 첫 경험이니, 이래저래 의미 있는 1박 여행이다. 그 새벽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도 부담이고, 숙소를 잡아 자는 둥 마는 둥 나오는 것은 돈 아깝게 여겨졌다. “옳다구나, 차박이로세.

홍원항 차박.


홍원항은 가을 전어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축제도 크게 열린다. 그만큼 제대로 된 어항이다. 수십 척의 어선들이 멀리 방파제 끝까지 즐비하게 정박해 있다. 항구 역시 미항이라 낭만 여행지로도 불리는 터라 먹거리 횟집들도 즐비하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피해갈 수 있나? 우리도 차박에 앞서 물회 한 그릇을 비웠다. 딱히 훌륭한 맛은 아니었지만 양 만큼은 차고 넘쳤다. “에헤야 디야.

홍원항에서 ‘바다 멍’




바다낚시가 아니더라도 여행지로서 홍원항의 매력은 차고 넘친다. 항구를 에워싸는 방파제 끝의 등대까지 걷는 것도 좋고 항구를 오가 거나 정박해 있는 배들을 보는 ‘바다 멍’도 호젓하다. 그 시간이 일몰과 맞닿았다며 인생 컷도 건질 수 있다. 다만 등대 인근 괴이한(?) 전망대는 부식이 심해 출입금지이니 들어가지 마시라. “갈매기 울어 예는~

첫 경험은 실수의 연발이다. 초보 낚시꾼이 배멀미 약을 준비하지 않아, 늦은 시간 약국 찾아 삼만리를 했으니 이 역시 미리 준비하는 게 좋을 듯하다. 붙이는 약은 대개 출항 전 4시간 전에 그리해야 한단다. 그 외에 낚시도구, 미끼 등 준비물, 팔토시 등은 현지 낚시용품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이런 집은 새벽 낚싯배 출항 전 문을 여니 그것 역시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일할 때 문을 여는 것이니…. 대낮에 문 열어봐야 찾아오는 사람도 없다. 일부 식당도 그 시간에 맞춰 문을 연다. 배곯을 일도 없다.

첫 바다 낚시, 준비해야 할 것


첫 바다낚시를 앞둔 배우 고수진.


3일 새벽 4시 안팎. 전세버스도 항구로 들어왔다. 새벽에 항구는 인산인해다. 출항 시간은 정확히 지켜야 한다. 낚시 배 선장들이 알고 있는 포인트는 옆 배 선장도 알고 있다. 그 자리를 선점해야 그나마 초보들도 몇 마리 건질 수 있다. 오늘 우리의 공략 대상은 백조기다. 얼마 전 1인당 100마리 이상씩 잡았단다. ‘물 반 고기 반’이란 응원일 텐데…오히려 더 겁난다. 한 마리도 못 잡을까 봐. “100마리 잡아서, 백조기인가?”



출항이다. 배 이름이 ‘입틀막’이다. ‘메르세데스’다. 오늘 낚시를 도와줄 사람을 부르는데, 그분의 소유 선박 이름을 붙인다. ‘페라리’ 사장님이란다. ‘백두산’·‘팬텀’ 사장님도 있다. 오늘 초보자들의 조력자를 자임했다. 아무리 봐도 배 선장실 위 멋지게 치장해 딱 붙여진 ‘메르세데스’의 이름에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낚시 가게 이름도 ‘홍원항 에프원(F1)낚시’다. 그 유명한 자동차 경주 이름이다. 유쾌한 바다낚시는 출발 전에 시작됐다. “레이싱보다 낚싱~

시작이 반일까, 첫 끗발이 개 끗발일까




‘묻지마 낚시’의 멤버들도 이때 처음 만났다. 유튜브 촬영도 있는 이벤트라, 배우들도 왔다. 나와 친구는 ‘깍두기’다. 원칙상 영상 밖 관객이다. ‘절세 미인’ 고수진 배우와 ‘재기발랄’ 정호영 배우 등은 메인 출연자다. 이외 ‘에프원 낚시’ 소속 선장들은 스태프인 셈이다. 이들 역시 들은 바가 있는지, “100마리를 잡겠다”라는 호언으로 밑도 끝도 없이 장담했다. 릴을 다루는 것 자체에도 땀이 나는데, 갯지렁이 미끼를 다루는 것도 난감했다. 소싯적 강화 펄에서 망둥이 대낚시를 했던 경험이 있어, 갯지렁이 낯짝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그 미끄러움이란…. 하여간 어찌어찌 낚싯줄은 던져졌다. “세월을 낚을까, 고기를 낚을까.”

배우 정호영(사진 왼쪽)의 입담이 바다낚시 중 망중한을 달랜다.


그리고 이내, 백조기 한 마리를 낚아 올렸다. 던지자 마자다. “이게 정말이네~ 100마리 가자”라고 (속으로) 크게 외쳤다. 그리고 시간은 흘렀다. 승패는 이미 갈렸다. 고 배우도 이미 오래전에 10마리째 “히트”를 외쳤고, 정 배우는 걸핏하면 “쌍 히트”다. 이곳저곳에서 “히트”라 하면, 그만큼 멍든 내 가슴은. ㅠㅠ.

배우 정호영과 배우 고수진


낚시 루저가 얻은 것은


메르세데스 김요환 선장


낚시 포인트는 시시각각 바뀌었고, ‘메르세데스’ 김 선장은 감에 따라 포인트를 옮겨탔다. 여전히 세월을 낚은 나의 첫 낚시는 6마리로 마무리. 기대만큼 실적에 이르지 않자, 번외 이벤트로 각 낚싯배 선장들이 낚시 대결을 펼쳤다. 던지자마자 정말 낚아낸다. 눈으로 실력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났다. 그래도 승패는 갈리는 법. 백두산호 선장님이 희생양이 됐다. 얌전한 고 배우가 바가지를 들었다. “물벼락, 모두 웃었다.”

바다 낚시 후 백조기 시식회. 백조기 스시도 만들었다.


낚시 후, 떠오른 것은 몇 마리 잡은 것이 아니더라. 일출 햇살이 계속 내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처음엔 눈부셔 인상을 찌푸렸지만, 낚시 자리를 옮겨도 그 빛줄기는 내게로 재조정됐다. 누구는 핀잔을 주고, 누구는 힐난하지만, 태양은 그 빛을 모아 내게 발광했다. 핀잔에, 힐난에 주눅 든 내게 태양은 그 미소를 거두지 않았다. 심지어 낚시도 못 하는데, 낚시대를 바다에 빠뜨리기까지 했으니…. 그래서 저이의 응원에 힘을 내야지. 고마워, 해님. “내가 제일 잘나가~”

한편 이날 낚시 이벤트는 유튜브 채널 ‘홍원항_에프원낚시’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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