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베르사체 로고 메두사, 아름다운 여신이었지만 아테나의 저주로 괴물이 되다" (철파엠)

이연실 2023. 8. 1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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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메두사 이야기를 소개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날 DJ 김영철이 "김헌 교수님은 물냉 vs 비냉, 어느 파냐?"라는 한 청취자의 질문을 소개하자 김헌이 "너무 어렵다. 여름에는 물냉, 겨울에는 비냉이다. 그때그때 다르다"라고 답하고 "이게 저한테는 짬뽕, 짜장면보다 더 어렵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헌은 "마이클 잭슨, 엘튼 존,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서양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애호하던 패션 브랜드로 베르사체가 있다. 베르사체의 로고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인물이다. 헝클어진 머리에 신비로운 눈동자를 가진 여인의 모습인데 바로 메두사다. 1978년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 베르사체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내놓고 1993년 대표 로고로 바로 이 메두사를 내놓았다. 메두사의 얼굴을 로고로 삼은 것이 저한테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오늘은 누구라도 그녀와 눈이 마주치면 돌로 굳어버렸다 라는 전설이 있는 메두사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영철이 "왜 그런 무시무시한 여인 메두사의 얼굴을 브랜드의 로고로 삼은 거냐?"라고 묻자 김헌은 "재수 없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잔니 베르사체는 자신이 디자인한 옷을 사람들이 보는 순간 마치 메두사의 눈과 마주친 것처럼 곧바로 매료되어 돌처럼 굳어버렸으면 하는 속마음을 담은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아닌 게 아니라 저도 로마에 갔을 때 거기에 있는 옷과 로고를 보고 깜짝 놀라 한참을 서있었다. 메두사의 눈과 마주친 것처럼 온몸이 굳어지는 느낌이었다"라고 답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더욱 무시무시한데 로고 디자인에서는 부드럽게 되어 있지만 사실 머리카락이 아니고 뱀이 꿈틀거리며 혀를 낼름거리는 모습이다"라며 김헌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그 무시무시한 모습과 끔찍한 이야기를 잔니 베르사체는 패션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영철이 "메두사는 원래 괴물이었냐?"라고 묻자 김헌은 "그리스의 여러 문학작품에서는 메두사가 태어날 때부터 그런 흉측한 모습이었다 라고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작품에서는 원래는 메두사가 괴물이 아니라 아주 아름다운 여신이었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핀다로스라는 시인은 '어여쁜 볼을 가진 메두사' 라고 표현했고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에 따르면 메두사는 뭇남성들이 사랑하던 아름다운 여신이었고 특히 머릿결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요즘으로 치면 샴푸의 요정 CF 모델이 될 정도가 아니었을까"라고 전했다.

이어 김헌은 "메두사가 너무 어름다워 많은 남자들과 남자 신들이 탐을 냈는데 결국 그녀를 차지한 것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었다. 포세이돈은 그녀를 납치해 아테나 여신의 신전에서 자신의 욕망을 채운다. 이 사실을 안 아테나는 노발대발했지만 포세이돈에게 따지지 못하고 분노의 화살을 메두사에게 돌린다. 평소 아름답고 머릿결 고운 메두사에게 질투를 느끼던 아테나는 메두사에게 저주를 퍼부어 괴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테나가 너무한 것 같다. 메두사는 피해자인데 애꿎은 곳에 화풀이를 한 거 아니냐?"라는 김영철의 질문에 김헌은 "맞다. 신화를 읽다보면 메두사가 너무 불쌍하다.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고 다가선 많은 남자들이 그녀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그리고 메두사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남자에게 눈길을 주는 순간 상대가 돌덩어리로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사는 곳은 마치 조각공원처럼 돌이 된 사람들이 쌓여 있었다고 한다"라고 응수했다.

김헌은 "메두사는 누구와 사랑을 나눌 수도, 대화를 나눌 수도 없게 되었다. 얼마나 외롭고 고독했겠냐. 메두사는 모든 사람이 기피하는 대상이 되고 말았다. 더 불쌍한 건 그녀가 죽었다는 것이다. 메두사는 신임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그런 신이었다"라고 설명하고 "유명한 영웅 페르세우스가 자기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메두사의 목을 베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아테나 여신이 준 청동방패를 거울 삼아 메두사가 자고 있는 틈에 뒤로 접근해 목을 베었다고 한다. 목이 잘린 그녀의 몸에서 크리사오르라고 하는 청동의 전사와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가 튀어나왔다. 바로 포세이돈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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