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주 해상마차 타봤니..코알라 안아주기는? [함영훈의 멋·맛·쉼]

2023. 8. 1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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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여자월드컵 개최지 호주여행⑦

[헤럴드경제(호주 애들레이드)=함영훈 선임기자] 애들레이드가 주도인 사우스 오트레일리아 주는 여행자를 푸근하게 하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래서 무심하게 그곳 라이프스타일과 사람들의 인심에 동화되다가, 이곳 저곳 많이 숨겨둔 보석 같은 여행지를 놓칠 우려가 있는 곳이다.

빅터하버 해상마차
우리나라 단체 비빔밥을 연상케 하는 애들레이드 중앙시장 빠에야(스페인식 해물볶음밥) 한 가마.
세계 90위권인 애들레이드 대학 교정

도심만 해도 무심하게 걷지 말고 신경 좀 쓰면, 미술관, 박물관, 오발 클라이밍, 성베드로 성당, 주립도서관, 강변레저, 산책하기 좋은 명문대학, 보타닉가든, 전통시장, 빅토리아시대 건축물 거리,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에 지붕만 얹은 푸가찌(Fugazzi)식당, 이름 때문에 더욱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파트타임러버 식당 등이 반경 2㎞이내에 빼곡하다.

애들레이드 도심의 푸가찌 식당
클라이밍 명소 애들레이드 오발 스타디움 옆 성 베드로 성당

시티 외곽으로 나서면, 애들레이드 힐스의 로프티 산과 클리랜드(Cleland) 와일드라이프 파크, 맥라렌 베일 와이너리 마을, 해안의 디스커버리 파크, 헨리비치, 신비의 지질 ‘할렛코브’, 애들레이드 데일리투어로 가는 빅터하버 등 가 볼 곳들이 많은데, 일일이 기록해 둬야 한다.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애들레이드는 새로운 여행지 정복 의욕을 불사르는 한국인 여행자의 노마드DNA를 무디게 할 수 있다. 갈 곳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꼼꼼이 둘러본다면 애들레이드 메트로폴리탄 여행은 일주일 가까이 걸릴 지도 모르겠다.

애들레이드 힐스의 클리랜드(Cleland) 와일드라이프 파크

여기에, 오션로드(8월7일자 ‘남호주 오션로드 700㎞ 비경’ 참조)까지 더한다면 최소 열흘살기가 필요한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이다.

이번 글에서는 애들레이드 주변 가봐야할 101곳 중에서 4곳만 짚어본다. 다른 곳은 ‘FIFA 여자월드컵 개최지 호주여행①~⑥ 애들레이드 편을 참고하자.

▶해상 마차= 애들레이드 대표적 와이너리 맥라렌베일에서 남쪽으로 40㎞가량 떨어진 플루 리우 반도남쪽 빅터 하버(Victor Harbor)를 가봐야할 이유는 해상마차 타보기, 알파카와 놀아보기, 목포 갓바위 비슷한 기암괴석이 있는 그라니트 섬 지질 탐방, 배를 타지 않고도 녹지와 화강암 지대가 어우러진 그라니트 섬에서 고래 이동 구경하기 등 네 가지이다.

내륙쪽 원주민의 자취가 여전히 살아있는 힌드마쉬(Hindmarsh) 밸리는 알파카 무리들과 어울리고, 야생 캥거루의 모습을 보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마을이다. 바닷가 쪽으로 나오면 빅터하버와 그라니트섬이 반긴다.

시드니에 영국배가 상륙한지 60여년만인 1837년, 탐사선을 이끌던 리처드 크로저 대위가 그라니트 섬 옆에 정박하고, 자기 선단이 타고온 배 이름을 따서 빅터하버라고 명명했다. 하버에서 ‘u’자가 빠진 것은 고대영어 표기법에 따랐기 때문이다.

이곳에 포경기지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1872년 일찍이 고래잡이를 접고, 그라니트섬에서 사람들이 남방긴수염고래 구경을 하도록 했다. 그래서 빅터 하버엔 남호주 고래 센터가 있다. 이곳은 사우스 코스트 서핑의 한 포인트, 서퍼들이 즐겨찾는 곳이기도 하다.

빅터하버의 말이 끄는 트램

빅터 하버 해안도시(인구 1만5000명)는 그라니트섬을 보행자 둑길로 연결했다. 걸어서 섬으로 가도 되지만, 해상마차 ‘말이 끄는 트램(Horse Draw Tram)’을 타고 가야 제맛이다.

3.1㎞(1.9마일) 트램웨이를 따라 성인 1명 마차를 타고 가는 비용은 8000원이며, 최고의 운치를 구가할 수 있는 둑길은 630m이다.

최대 3대의 2층 전차가 클라이즈데일 품종의 마차 전용 말에 의해 이끌려 간다.

▶코알라 만져보는 곳= 고지(Gorge) 와일드라이프 파크는 시내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29㎞ 떨어진 밀부룩 저수지 옆에 있다. 호주 만의 독특한 동물들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코알라를 품에 안아보고, 캥거루에게 먹이를 주는, 인간과 동물 간 교감을 할 수 있는 동물원이다.

그늘진 나무 아래,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웜뱃, 우리의 누렁 진돗개를 닮은 딩고, 가시두더지, 태즈메이니아 데블 등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고, 안내원의 지침을 들은 뒤 코알라를 안아볼 수 있다.

도심 서쪽 고지(Gorge) 와일드라이프 파크, 코알라 안아보기 [남호주 관광청 제공]

코알라를 닮은 짙은 갈색 왈라비는 겁이 많은데, 그래도 여행자가 최근접 거리까지 가까이 다가간 연후에야 조금씩 경계를 한다. 호주 밖에서 이민온 미어캣, 수달, 장난기 많은 원숭이, 미국 악어 등도 각각의 방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본다. 무료 바비큐 조리기구를 이용하는 피크닉 공간도 있다.

도심에는 올해로 140년 된 애들레이드 동물원이 있다. 보호종인 어미 닭 크기 많한 페러이펭귄, 쿼카 등 호주 고유종 외에, 수마트라 호랑이와 오랑우탄, 판다 왕왕과 푸니 등 호주 대륙 안팎의 동물 250종, 2500마리가 사람의 보호를 받고 있다.

밤 활동이 많은 동물의 집합소 야행성 하우스, 판다 전시관, 유인원 시설을 폐기하고 지은 교육 센터와 환경돔, 어린이 동물원 등도 갖추고 있다.

▶애들레이드 보타닉 가든= 호주에 가면, 5대 도시에 많은 보타닉 가든이 있다. 호주 제5의 도시, 남호주 중심도시 애들레이드 보타닉 가든은 51ha 부지에 호주와 전세계 식물의 경연이 펼쳐지고, 판타지 조명쇼, 훌륭한 음식점,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밤에 조명쇼를 통해 초록과 주홍의 대비를 보이는 것은 세계 어디에도 보기 힘든 장관이다.

애들레이드 보타닉 가든은 도심 북동쪽 모퉁이에 있다. 도시 한복판에 강과 녹지 같은 산소통을 두려는 19세기초 도시계획의 핵심이기도 하다. 1830년대부터 식물원 조성을 시도했고, 남호주 농업 및 원예 협회는 조속한 건립을 강력히 촉구했으며, 1857년 ‘도심 녹지’ 구축 마인드로 식물원을 완성했으니, 청정생태를 향한 호주 민관의 의지를 알수 있다.

아무런 욕심 없이 청빈하게 살다 간 도시계획국장 윌리엄 라이트 대령에겐 다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라이트가 방점을 찍었다면, 증조할아버지가 일군 오스트리아 가문을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어간 행정관 헨리 영이 이를 실천에 옮겼다.

보타닉 가든의 밤은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다.

더 팜 하우스(트로피컬 하우스)는 호수 서쪽에 있는 빅토리아시대 온실이다. 멀리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까지 가서 표본을 구하는 등, 세상의 모든 열대식물을 간택해 이곳으로 옮겼다.

산토스 경제 식물학 박물관은 일찍이 1879년 만들어졌다. 다양한 식물학 콘텐츠를 채집, 복원했고, 남호주 박물관의 도움으로 원주민 유물도 보여준다.

이밖에 굿맨 빌딩 및 주립 식물표본관, 애들레이드의 호주 200주년(1989년) 기념 온실(세계 멸종위기종 보존), 다른 대륙에는 흔한 장미가 호주 식생에 맞는지를 검증했던 장미 정원 바이센테니얼 온실, 퍼스트 크릭 습지 등이 애들레이드 보타닉 가든에 있다.

밤이 되면 온 정원에 미스트가 뿌려지고, 그 사이로 붉은 빛 레이저광선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수목과 함께 적록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도심 자동차경주장= 보타닉 가든에서 동쪽으로 500m만 가면 거대한 트랙을 만난다. 바로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오는 11월 23~26일 세단형 레이싱카들이 경합을 벌이는 VALIO 애들레이드 500대회가 개최된다.

애들레이드 500, 지난 대회 풍경

안온한 도시에서 난데 없는 자동차 경주라니. 애들레이드의 반전매력 중 하나이다. 대회가 열리지 않는 때엔 시민들의 산책로가 되고 몇몇 시민을 한적한 밤에 차를 몰고와 100~200m가량 급가속을 시도해 보기도 하는데, 차를 몰고 이곳에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애들레이드 500’은 호주 최대의 국내 모터 스포츠 이벤트이다. 애들레이드 스트리트 서킷은 역동적인 경주와 시민-여행자의 흥분 속에 도시 전체를 들뜨게 한다. 레이서들의 팬 사인회, 이국적인 차량 전시, 사이드 공연, 가족 엔터테인먼트 등이 부대행사로 열린다.

전설적인 모터 스포츠 권위자 머레이 워커(Murray Walker)가 2005년 이 행사를 처음 방문했을 때, ‘세계 최고의 투어링 카 이벤트’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마음 푸근한 애들레이드 사람들이 열정적인 카레이싱도 좋아한다는데, 인정에 휩싸여 그들의 ‘끼’를 몰라볼 뻔 했다.

■FIFA 여자월드컵 계기, 호주 애들레이드-탕갈루마-브리즈번 여행, 글싣는 순서

▶2023.8.7. ①포근하게, 짜릿하게..애들레이드의 매력 ②애들레이드, 첫 다문화 자치도시의 정감 ③애들레이드 남호주 오션로드 700㎞ 비경

▶2023.08.13. ④예술축구 이긴 호주 예술, 유럽에 기죽지않은 이유

▶2023.08.15. ⑤호주에선 왜 남호주 와인만 강세일까..벤 농가의 하루 ⑥애들레이드 힐스 로프티 고택이 주는 작은 평화 ⑦남호주 해상마차 타봤니..코알라 안아주기는?

▶2023.8.17. ⑧탕갈루마 야생 돌고래 먹이주기 감동여행 버킷리스트 ⑨K-드라마 같은 탕갈루마 야생돌고래-인간 40년 우정 ⑩퀸즈랜드 탕갈루마 바다 15척의 난파선, 보물선? ⑪탕갈루마섬 사막 질주, 펠리칸 대화..BTS 아미도 ⑫퀸즈랜드-탕갈루마, 우영우 혹등고래 가장 역동적

▶2023.8.20. ⑬브리즈번 ‘퀸즈워프’와 올림픽 준비 현장 가보니.. ⑭브리즈번 강남스타일- 사우스뱅크 르네상스 ⑮브리즈번 스토리대교, 낮엔 오르고, 밤엔 취하고.. (16)파란만장 보타닉과 더 밸리의 나이트 피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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