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만 무려 100만원"…고지서 받은 입주민들 '화들짝'

이현주 2023. 8. 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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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아파트 관리비 격차 여전
냉방비·인건비 등 고물가에 '관리비 폭탄 우려'
찜통더위에 전력수요는 올 들어 최대
우편함에 관리비 고지서가 끼워져 있다. 사진=뉴스1


#. 서울 강남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전용 121㎡에 거주하는 박모씨(43)는 지난달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 6월 고지된 관리비만 무려 91만원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씨는 "에어컨을 자주 틀긴 했어도 지난 겨울에도 40만원이 넘지 않았다"며 "관리비가 거의 오피스텔 월세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주상복합 아파트 관리비 부담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료 인상으로 여름 냉방비가 오른데다 주상복합 특성한 관리인이 24시간 상주해야 하다보니 일반 아파트보다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서다. 

15일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주상복합 대표단지로 꼽히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1297가구) 전용 84㎡ 공용관리비는 2529원이었다. 공용관리비와 개별사용료 등을 모두 합한 합계 관리비도 1㎡당 4484원이다.

타워팰리스와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608가구) 전용 84㎡의 경우 1㎡당 공용관리비는 1624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합계 관리비는 3617원이다. 이로써 타워팰리스1차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보다 공용관리비는 7만6020원, 합계 관리비는 7만2828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상복합과 일반 아파트 관리비 차이는 대형 면적으로 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누진세 때문이다. 주택용에는 전기를 많이 쓸수록 단가가 높아지는 누진세가 적용되는데 기존보다 10%만 더 써도 누진세로 인해 요금이 50% 늘어날 수 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사진=한경 DB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올여름 관리비 부담이 전년 대비 2배는 늘었다는 사례가 올라오고 있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로 날아올 관리비 고지서가 무섭다는 입주민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용산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커뮤니티에는 "용산 주상복합 아파트 관리비 100만원 나왔다", "관리비가 월세 수준이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게 업계에서 통용되는 얘기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한 건물에 상업 용도와 주거 용도가 혼재된 주거 형태다. 밀도가 높아 내부 통풍이나 환기가 원활하지 않다. 환기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인건비 부담도 크다. 관리사무소 운영에는 중앙난방 시스템을 관리할 인건비가 추가로 든다.

아파트에 비해 사용 전력량도 클 수밖에 없다. 주차장 복도 등 공용면적이 넓고 고층인 만큼 엘리베이터 운행비 등 추가 전기료도 고려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이용이 필수인 만큼 일부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이사할 때 '엘리베이터 비용'도 받고 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사진=한경DB


주상복합의 장점도 물론 있다. 중심상업지역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고 저층에 상업시설이 들어서 생활 인프라가 좋은 편이다. 상업지의 용적률을 적용받아 밀도는 물론 높이도 높게 지을 수 있다. 기존 아파트 대비 초고층으로 지어져 채광이 좋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최근 지어지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관리비가 따로 책정돼 일반 아파트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경우가 많아졌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울산 중구에 위치한 '유로캐슬(156가구)' 주상복합 아파트는 지난달 1㎡당 공용관리비가 1349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근 '약사 아이파크(689가구)'의 동월 공용관리비와 동일한 금액이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 학장은 "주상복합은 인접한 상업 시설 등 생활 인프라로 인기를 끄는 반면 전기료와 인건비 부담이 크다"며 "대부분 주상복합단지는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혼재된 경우가 많아 관리비 책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여름 연이은 폭염 날씨가 이어지면서 냉방기 전기 요금 폭탄 고지서가 날아들 전망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세 차례 이어진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전기료 인상안으로 같은 전력량을 사용하더라도 올해는 전년 대비 전기요금이 30% 넘게 오르게 된다.

이 가운데 올해 전력수요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에어컨 가동이 늘어나면서 전력수요가 올해 들어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 1월 기록한 최대전력수요 92.6GW를 1.0GW 웃도는 올해 최대치다.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사상 최대 전력수요(94.5GW)에 이은 역대 두 번째다. 한전은 지난 1~5일 가구별 전기 사용량 검침을 끝내고 이번 주부터 7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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