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울고 웃고'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날씨가 흥행 변수

이도근 기자 2023. 8. 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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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 문화의거리 'JIMFF 야시장'. 11일 예상치 못한 소나기로 썰렁한 야시장(왼쪽)과 12일 관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천=뉴시스] 이도근 기자 = 최근 막을 올린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흥행에 날씨가 최대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폭염과 폭우가 잇따르는 '오락가락' 날씨에 프로그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실내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날씨가 궂어도 문제 없이 마무리할 수 있으나, 대부분 야외에서 열리는 공연·연계 프로그램의 경우 날씨가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영화제 주최 측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사무국 등에 따르면 충북 제천시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춰 올해도 어김없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막을 올렸다.

지난 10일 열린 개막식은 당초 청풍랜드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화산동 제천체육관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야외 무대에 맞춰 기획된 행사가 실내로 바뀌면서 레드카펫 등 행사에 관객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등 영화제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평이 나왔다.

영화제 야시장은 예상치 못한 소나기가 발목을 잡았다.

11~13일 사흘에 걸쳐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7시간동안 문화의거리와 의병광장 등에서 문을 여는 'JIMFF 야시장'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제공된다.

제천시와 영화제 측은 이 야시장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맛과 멋을 제공하고, 지역에는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했다.

태풍 뒷끝 비가 문제였다. 야시장 첫날인 11일 오후 제천에 예상치 못한 폭우가 쏟아지자 손님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더니 이내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갑작스런 비에 대비를 하지 못해 시설이나 조명에 문제가 생기면서 상인 대부분이 판매부스를 철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상인들은 "매년 영화제 기간 비가 내리는데, 영화제 측이나 제천시가 이에 대한 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아 장사를 할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음악 프로그램인 '레전드오브록' 공연 모습. (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내 공연 역시 비에 울었다. 영화제 음악프로그램인 레전드오브록은 국내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김태원, 김도균을 비롯해 보컬리스트 김종서, 베이시스트 이태윤 등 한국 록의 전설들이 총출동해 관심을 끌었으나, 소나기가 오면서 예상했던 관객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12일 뙤약볕이 들자 폭우에 발길을 돌렸거나 오기를 포기했던 관광객들도 쇄도했다.

시내 곳곳의 야시장에도 차량과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산책 나온 시민들과 영화제를 즐기려는 관람객들로 야시장 곳곳은 흥겨운 축제장으로 변했다.

청풍호 오토캠핑장에서 열린 JIMFF 캠핑 그라운드는 음악 공연과 영화 관람, 필라테스, 보이차 & 명상 등 평소 캠핑장에서 만나기 어려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져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12일 오후 열린 JIMFF 캠핑그라운드. (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제 대표 공연 프로그램인 원썸머나잇을 보러 온 관객들은 입장시간 4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길게 줄을 서는 모습을 보이는 등 날씨 변수가 희비로 작용할 정도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영화제 관계자는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일단 준비는 다 해놓은 상황이어서 진행을 하기는 하는데, 11일 비가 많이 와서 일부 야외 프로그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빗줄기로 초반 프로그램이 매끄럽지 못해 아쉽지만, 관객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05년 출범한 이 영화제는 해마다 비와 함께 열리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은 늦은 장마와 게릴라성 기습폭우까지 이어지면서 행사에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영화제 개최시기를 변경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휴양과 여름'이라는 영화제 콘셉트를 고려한다면 8월 개최 시기는 유지하되 야외 공연 프로그램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힘을 받고 있다.

이번 영화제는 오는 16일까지 29개국에서 출품한 104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원썸머나잇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과 함께 야시장·캠핑그라운드 등 연계 이벤트도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엔니오 모리코네, 방준석, 이병우의 영화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듣는 '필름 뮤직 OST 콘서트'가 펼쳐지고, 15일에는 제천문화회관에서 폐막식과 함께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을 특별상영한다. 16일에는 폐막작인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블루 자이언츠'가 무료 상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nul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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