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나팔소리’ 들리는 듯…‘서양 나팔꽃’ 만데빌라 [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정충신 기자 2023. 8. 1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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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을 지낸 서진석 박사의 '서양 나팔꽃∼만데빌라'라는 시다.

그는 "빨간 나팔꽃이 한국적인 여인이라면, 만데빌라는 화장을 하고 치근댈 것도 같은 자신의 외모에 당당한 서구적 여인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어쨌거나, 고향의 아침에 먼저 일어나 빤히 쳐다보며 인사를 하는 나팔꽃을 너에게서 찾게 됨은 내게 행운이 아닐까"라며 만데빌라를 '서양 나팔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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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원산지…‘브라질 자스민’‘동백 자스민’‘주홍별 봄맞이꽃’ 별칭도
서양 나팔꽃…꽃말은 ‘천사의 나팔소리’, 줄기 독성 주의해야
만델라 대통령과는 전혀 무관…영국 외교관 겸 정원사 ‘헨리 만델리아’서 유래
■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서울 서대문구 교회 앞 화단에 피어있는 ‘서양 나팔꽃’ 만데빌라 붉은 꽃. 녹색잎과 조화를 이룬다. 6월 14일 촬영.

<다섯 얌전한 꽃잎 속 노랗다/암술, 수술은 어디 있노?/대답도 않고 다만 헤실거릴 뿐/하루종일 새 색시 음전하다//근데 나 너 좋아하는 것 아니?/내 고향 아침 산책길이면/마주 보고 인사를 깎듯이 하던 /나팔꽃을 닮았거든//내가 널 이제 좋아해도 되니?>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을 지낸 서진석 박사의 ‘서양 나팔꽃∼만데빌라’라는 시다. 서 박사는 "꽃 피기 전 마치 긴 펜촉처럼 뽑아 올린 봉오리는 누군가에게 연서(戀書)라도 쓸 것처럼 뽀족하다"고 했다.

북한강이 바라보이는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 커피박물관이 있는 ‘왈츠와 닥터만’ 레스토랑 베란다에 줄줄이 걸려 있는 ‘만데빌라’ 붉은 꽃이 피어있는 풍경. 2022년 7월1일 촬영

그는 "빨간 나팔꽃이 한국적인 여인이라면, 만데빌라는 화장을 하고 치근댈 것도 같은 자신의 외모에 당당한 서구적 여인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어쨌거나, 고향의 아침에 먼저 일어나 빤히 쳐다보며 인사를 하는 나팔꽃을 너에게서 찾게 됨은 내게 행운이 아닐까"라며 만데빌라를 ‘서양 나팔꽃’이라 했다.

서 박사 표현대로 만데빌라(Mandevilla sanderi)는 ‘음전한(말이나 행동이 곱고 우아한) 새색시’처럼 꽃이 곱고 이쁘다.

화분에 즐겨 심는 만데빌라는 ‘나팔꽃(Morning glory)’을 닮아 흔히 ‘서양 나팔꽃’이란 이름이 잘 어울린다. 꽃 색깔도 빨강 분홍 노랑 흰색 등 나팔꽃처럼 다양하다. 줄기는 목본식물이지만 나팔꽃처럼 덩굴식물이다.

만데빌라의 고향은 열대지방인 브라질이다. 그래서 ‘브라질 자스민’, ‘동백 자스민’, ‘주홍별 봄맞이꽃’이라고도 부른다 . 예전에는 ‘디플라데니아(Dipladenia)’라고 불리기도 했다.

만데빌라 꽃 색깔은 빨강 노랑 분홍 흰색 등 다양하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 인근 꽃나무가 많은 한우전문식당 ‘현대본가’ 마당에 들어서면 손님을 미소로 반겨주는 노랑 만데빌라. 7월25일 촬영

용담목에 협죽도과 식물로 잎은 상록성으로 마주나며, 모양이 난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길이는 5~15㎝ 정도로 짙은 녹색이다. 통꽃으로 크기는 약 5㎝이고 끝은 뾰족하다. 기후에 따라 담장에 올리거나 지주를 세우기도 하는데, 땅에 심는 것보다는 분에 심는 것이 활발하게 자란다. 어린 줄기를 잘라 꺾꽂이하면 번식이 쉽다.

나팔꽃은 덩굴인데 반해 만데빌라는 덩굴식물이긴 하지만 줄기는 나무(木本)이다. 꽃만큼이나 동그랗게 노란 속은 더욱 여성(女性)다움을 지니고 있다.

‘만데빌라’ 이름이 흡사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 이름이 연상되지만 만델라 대통령과는 전혀 무관하다. 이름이 빌라가 들어있는 유머러스한 이 식물은 영국의 외교관이자 정원사였던 헨리 만데빌라(Henri Mandeville)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꽃말이 ‘천사의 나팔소리’로 특히 이쁘다. 꽃이 나팔(트럼펫) 모양을 닮아 붙여진 꽃말이다. 잘랐을 때 나오는 진액은 독성이 있기 때문에 피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려견이나 어린아이 키우는 집에선 조심해야 한다.

만데빌라는 온도 관리만 잘 하면 연중 꽃이 피어 사랑 받는 식물이다. 화초 관리가 쉬운 식물 중 하나다. 물관리만 잘 해주면 키우기 쉽다. 만데빌라는 화분을 조금 건조하게 관리해줘야 하지만 꽃이 피면 물을 조금 자주 줘야 꽃을 오래 볼 수 있다. 화분이 습하면 모든 식물은 뿌리가 썩어서 죽는데 만데빌라는 특이하게 뿌리 중간중간 에 물을 저장하는 물 저장소가 달려 있어 물은 너무 자주 주면 안된다.

원산지가 브라질인 만데빌라는 ‘브라질 자스민’, ‘동백 자스민’, ‘주홍별 봄맞이꽃’으로 불린다. 피어나는 꽃봉오리가 펜촉처럼 뽀족하다. 6월14일 촬영

만데빌라는 햇볕을 좋아한다. 꽃이 큰 식물이기에 햇볕을 많이 받도록 해야 꽃봉오리가 잘 달린다.커피나무와 마찬가지로 겨울철 온도 영상 5도 정도까지 견딜 수 있다고 한다.일반적으로 만데빌라는 낮 기온 21도 이상, 밤 기온 16∼18도 사이 온도에서 잘 자란다. 만데빌라는 6시간 동안 충분히 햇볕을 쬐어야 잘 자라지만 일부 그늘진 곳도 괜찮다. 그늘진 곳에서 만데빌라를 기르는 경우 하루 중 최소한 2∼6시간 직사광선을 쬐어주는 게 좋다.

만데빌라는 번식이 쉬운 식물이다. 만데빌라 번식은 봄, 여름에 삽목하거나 물꽃이 하면 된다. 삽목 방법은 어린 줄기 부분 서너 마디를 잘라 꺾꽂이를 하면 된다. 물꽂이는 뿌리가 충실하게 내리면 흙에 옮겨 심으면 잘 자란다.

글·사진=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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