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 살인범 조선, 게임 캐릭터처럼 범행”
“8개월간 집에서 게임만 즐겨”

서울 신림역 ‘묻지 마 칼부림’ 사건을 저지른 조선(33)이 게임 중독에 빠졌으며, 범행 방식도 무기를 갖고 사람을 죽이는 온라인 게임 속 캐릭터와 비슷한 것으로 결론 났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11일 조선을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모욕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조선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A(22)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하고, 30대 남성 3명을 공격해 중상을 입힌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조선이 현실과 괴리된 게임 중독 상태에서 불만과 좌절감이 쌓여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의도적으로 젊은 남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공격한 사건”이라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선은 최근 8개월간 집안에서 게임을 하고, 게임 관련 동영상만 봤다고 한다. 조선은 게임 속에서 무기를 골라 전투를 하고 등장 캐릭터를 죽이는 ‘1인칭 슈팅 게임’을 했다. 조선이 몰두한 슈팅 게임은 주로 세 가지였다고 한다. 조선은 범행 당시 계속 뛰어다니면서 피해자의 뒤나 옆에서 공격하거나 치명상을 가하기 위한 반복 공격, 범행 시도 이후 곧바로 정비를 하고 새로운 범행 대상을 찾는 등 특이한 행태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런 범행 방식도 게임 속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봤다.
조선은 또 작년 12월 이후 직장도 다니지 않고 대출금 300만원으로 집에만 머물면서 게임과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에 몰두했다. 그러다 작년 12월 27일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지칭해 ‘게이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해당 남성에게 모욕죄로 고소를 당했다. 조선은 범행 직전인 지난달 17일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았는데, 검찰은 이때 개인적으로 쌓인 분노와 열등감이 게임 중독 상태와 결합되면서 젊은 남성만을 대상으로 한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조선은 당시 신림동 골목을 지나가던 나이 든 남성과 여성들은 눈길이 마주치거나 가까이에서 맞닥뜨려도 이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르지 않았다. 검찰은 범행 당시 CCTV로도 이를 확인했고, 게시판 글과 관련해 조선에게 모욕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또 범행 당일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쳐 택시를 두 차례 무임승차한 혐의도 함께 기소했다.
전담수사팀은 이날 조선 사건 발생 후 신림동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이모(26)씨도 살인예비 및 협박,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조선 사건 이후 인터넷에 올라온 모방범죄 예고 글에 대해 살인예비 혐의를 처음으로 적용해 기소한 것이다.
검찰은 이씨가 유영철, 이춘재, 전주환 등 살인범들의 이름을 검색하고 실제 흉기를 구입한 점 등을 볼 때 살인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이씨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한녀’라는 표현을 사용해 약 1700개의 여성 혐오 글을 올린 것도 파악했다. 이씨 역시 무직 상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게임과 인터넷에 빠져 있다가 ‘남성 혐오 사이트’에서 여성들이 남성을 공격한 조선에 대해 ‘멋지다’ ‘석방하라’ 등의 글을 올린 것을 보고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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