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홍수 '파행 위기'…K팝 축제로 끝난 '새만금 잼버리' 대장정

박우영 기자 2023. 8. 1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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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폭염 버텼지만 태풍에 '백기'…위기 극복하고 축제로
문화체험에 이어 K팝 콘서트까지…대원들, 12일부터 떠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폐영식에서 파도 타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3.8.1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4년에 한 번 열려 '스카우트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1일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대장정을 마쳤다. 폭염·태풍 등 자연재난은 물론 '운영 미숙'으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전국 각지에서 분산 개최되는 가운데서도 'K-잼버리'로 그 정신을 이어갔다.

◇침수에 폭염까지…'이상기온'에 출발부터 '삐걱'

이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대회를 앞두고 폭우로 새만금 영지 일부가 침수되면서 본격적으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2015년 개최지로 낙점될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던 '이상 기후'가 계속되면서 침수 관리가 대회 운영의 '뇌관'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잼버리를 여론의 한가운데 밀어넣은 것은 비가 아닌 더위였다. 사상 처음으로 폭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가 가동되는 등 전국적으로 예년 수준을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잼버리 조직위 측은 현장에 '잼버리병원' 체제를 갖추는 등 대비 태세를 갖췄다고 밝혔으나, 대회 첫날인 1일에만 400여명이 폭염 증세를 호소하는 등 피해 규모는 순식간에 불어났다.

◇'위생·청결' 문제에 '성범죄'까지…운영 미숙 드러나

조직위의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 등의 문제도 겹쳤다. 화장실과 샤워실 청소가 이뤄지지 않아 바닥에 토사물이 쌓여있는 사진이 공개되는 등, 잼버리에 참가한 외국 대원들의 위생 지적이 이어졌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새만금 현장 마지막 브리핑에서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위생·청결 문제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고 언급했다.

샤워실에 마땅한 칸막이나 격리 시설이 없어 성범죄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범죄가 아닌 '건조물 침입' 혐의로 조사가 이뤄지는 중이지만 실제 성범죄 의혹이 제기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영국·미국 조기 퇴영 '최대 위기'…정부, 전폭 지원 표명

갖은 자연 재난에도 버텼던 새만금 잼버리는 결국 미국과 영국이 조기 퇴영을 결정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스카우트 종주국'이자 이번 대회 최다 인원인 4000여명이 참가한 영국이 퇴소를 결정하면서 대회가 파행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싱가포르 등이 동반 퇴소를 결정하면서 '도미노 조기 퇴영'이 현실화하는 듯했다.

정부는 "중앙 정부가 나서서 잼버리를 관할할테니 한국 정부를 믿어달라"고 호소하는 등 참가국들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전북 임실군수가 퇴소를 고민하는 벨기에 대사를 설득하는 등 정부·지자체의 노력에 결국 대다수 참가국이 잔류 의사를 밝히며 '도미노 퇴영' 사태는 일단락됐다.

아흐메드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폐영식에서 환송사를 하고 있다. 2023.8.1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태풍 '카눈'에…새만금 잼버리가 'K-잼버리'로

난관을 극복한 기쁨도 잠시, 진로를 바꾼 태풍 '카눈'에 결국 새만금 잼버리는 '백기'를 들었다. 정부가 세계스카우트연맹과 합의 하에 모든 대원을 수도권 등으로 대피시키기로 한 것이다.

이에 지난 8일 4만여명의 대원이 1000여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8개 시·도로 흩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들이 모두 숙소에 이르는 데만 6시간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운행 과정에서 교통사고가 나고 '손님맞이'를 완료한 일부 지자체에 대원이 오지 않는 등 잡음도 발생했다. 반나절 만에 4만여명을 수송하는 '대규모 작전'임을 감안하면 그 과정이 비교적 무난히 이뤄졌다는 평도 나왔다.

대원들이 분산되면서 새만금에서 시작했던 잼버리는 국토 전역을 기반으로 한 'K-잼버리'가 됐다. 정부로서는 어쨌든 '잼버리 정신'을 이어가야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눈앞에 떨어진 셈이었다. 윤 대통령 지시에 대원들이 머무는 서울, 전북 등 각 지자체는 지역 기반의 문화체험·관광 콘텐츠를 마련했다. 현대자동차 등 기업도 나서 기업 탐방, 씨름 대회 등 각종 행사를 주최했다.

◇폐영식·K팝 콘서트…11일간의 대장정 '피날레'

이날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폐영식과 K팝 콘서트가 마무리되며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11일간의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상암월드컵경기장 일대는 이날 전국 각지에서 도착하는 스카우트 대원들로 이른 오후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각국 전통 의상을 입은 대원들은 기수를 필두로 스카우트 응원가를 합창하고 환호성을 지르며 경기장 안으로 행진했다. 다시 만난 반가움에 다른 나라 스카우트와 친목을 다지며 SNS를 교환하는 이들도 있었다. 경기장 안에서 파도타기와 함성이 한 데 섞이는 동안 경찰, 응급 의료인력,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등은 경기장 밖을 지켰다.

이날 폐영식에서 아후메드 아렌다위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이 폐영 연설을 하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최근 며칠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도전을 피하지 않고 그에 직면해 특별한 경험으로 바꿔냈습니다. 옆에 있는 동료들, 특별한 경험을 함께한 동료들을 똑똑히 봐둡시다. 우리는 이 경험을 두고두고 회상하며 배움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잼버리 대원들은 12일부터 순차적으로 한국을 떠난다. 정부는 모든 대원이 떠날 때까지 공항 수송, 숙소 지원 등을 지속할 예정이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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