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한준 “LH, 통합 이후 내부선 ‘나눠 먹기’ 횡행.... ‘감리 선정’ 권한 없앨 것”

오은선 기자 2023. 8. 1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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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쇄신, 조직 개편 단행”
“공공분양 민간참여 확대... 설계·시공권도 축소”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11일 “내부 자정만으로는 이 조직이 혁신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면서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09년 LH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하면서 조직이 비대해지고 ‘나눠 먹기’가 생겼다. 조직간 소통이 부재하고 단절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조직 개편의 방향으로 “공공분양 민간참여형을 확대해 시공권과 설계권을 활용하지 못하게” 하고, “감리업체 선정 권한을 없애겠다”고 했다.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한준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 거취 관련)사의 의사로 받아들여도 되나.

“공기업의 공인은 본인 의사보다도 임면권자의 의사가 더 중요하다. 사직의 각오로 언제든지 뜻에 따를 준비가 돼 있고, 맡겨주시는 동안에는 언제 떠나더라도 제 소임을 다하겠다.”

-(취임 후) 9개월간 조직 관리를 스스로 못한 것 아닌가.

“공감한다. 모든게 저에게 무한 책임이 있다. 1차적으로 주택담당 본부장을 해임 조치했고, 추후 과실 범한 부분을 감사 지시하고 그에 따른 추가적 인사조치가 있을 것이다.”

-경찰 수사의뢰, 감사원 감사와 권익위 조사를 요청했다.

“내부 감사를 통해 한다 한들 그걸 누가 밑겠나. 사장 취임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이 감사 외부 공모 추진이다. 내부 감사를 하면 편의를 봐 줄 수 있다. 지난 정부에서 임명한 준법감시관도 오는 9월이면 임기 만료다.”

-5곳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정부 기관 보고는 아니고 사적으로 아는 채널을 통해 사실을 인지했다. 5개가 추가됐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 마무리 단계에서 (언론의) 확인 전화가 들어왔다. 엔지니어들이 이번 사태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스스로 경미하다고 판단해 (보고에서) 뺐다는 거에 대해 안일하고 어이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

-추가된 5곳, 명단 공개가 가능한가.

“공개해야 한다고 본다. 보강 공사는 완료된 상태다.”

-구체적인 조직 개편 내용은.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해당 인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본사 조직은 대폭 줄이고, 지역 본부 내근 조직도 줄이겠다. 그 조직을 현장에 보내 실행능력을 강화하겠다. 방만한 조직을 컴팩트하게 가져가고 그때까지는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업무를 간소화하면서 할 계획이다.”

-구조조정 방식은.

“주거 및 급여 관련 직원이 600여명 된다. 해당 부분을 지자체에 이관했어야 했는데 아직도 안 됐다. 그런데 이관받는 기관에서 어려움을 호소해서 못하고 있다. LH가 해야 할 업무와 아닌 것을 분류해서, 아닌 것은 정부와 협의해 이관할 것이다.”

-LH에 남길 핵심업무는.

“LH 업무는 크게 신도시 포함 택지개발, 주택 건설, 임대주택 통한 주거복지 등 3가지로 나닌다. 택지 부분은 아웃소싱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기능을 정밀화할 것이다. 주택 공급 쪽은 공공분양과 공공임대 건설로 나뉘는데 공공분양은 현재도 민간참여형 사업을 하고 있다. LH는 이 부분에서 힘을 빼고자 한다. 민간참여형을 확대해 (LH가) 시공과 설계권을 활용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현재 감리업체를 LH가 선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전관에 대한 투자로 이어진다.”

-감리 선정권한을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감리 선정 권한을 LH에서 떼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설계도 관련법상 1억원 이상이면 공모를 통해 하도록 돼 있는데 법상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LH가 감리업체를 선정하지 않는다면 전관의 고리가 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토공(L)과 주공(H) 통합으로 인한 조직 비대성을 지적했다.

“무능한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무량판 관련 부실시공 문제는 ‘해도 너무 했다’ 싶다. LH 내부에 구조기술단이 있는데 실제 건축 도면도 못보는 토목직이 2009년 통합 이래로 맡고 있었다. L과 H로 나눠 ‘이 자리는 네 자리 저 자리는 내 자리’ 해놓은 것이다. 검단 사고 현장도 구조기술단 직원이 없어서 설계도면을 검토할 여력이 없었다고 하더라. 그 자리에서 추가로 10명을 증원했다. 이럴 정도로 (무늬만) 통합이지 내부적으로는 L과 H가 나눠먹고 있었다. 토목직이 ‘처’도 아니고 ‘단’으로 해서 말이다. 그래서 조직을 바꾸지 않는 이상 국민에게 봉사할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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