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패권 장악 끝났다…쿠팡 질주 어디까지?” [이코노밋 l IBK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①]

김서연 기자 2023. 8. 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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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성장세 둔화는 '일시적', 재차 확대 분위기
-온라인 시장 구조적으로 '적자', 출혈 경쟁 뛰어들지는 선택의 문제
-쿠팡, 8년간 '의도적 적자' 내면서 국내 최대 물류배송 시스템 구축
-로켓배송 서비스로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락인(Lock-in) 효과
-김범석 의장이 말하는 600조 시장, 쇼핑커머스를 넘어 '슈퍼앱'으로

■ 진행 : 김서연 기자
■ 출연 :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김서연 기자 : 이코노밋 오늘은 IBK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님을 모시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현주소와 전망에 관해 이야기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소개 한 번 해주시겠어요?

▶남성현 연구원 : 안녕하세요. 저는 IBK투자증권에서 유통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남성현 연구원이라고 합니다. 오늘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서연 기자 :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초고속으로 성장했잖아요. 그러다 엔데믹으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층이 많아지고, 전반적인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남성현 연구원 : 정확하게 얘기하면 코로나로 인해서 전체 소매 시장에서의 온라인 점유율이 빠르게 올라간 건 맞고요. 다만 엔데믹 이후의 가치 소비에 따라서 오프라인 쪽으로 방문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정부의 방역 조치라든지 외부 활동 자체가 자제되다 보니까 모든 생필품 요소들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로서도 (온라인 시장이) 상당히 빠르게 좀 부각됐던 부분이 있는데요. 이게 언제까지 갈 거라고 저도 장담은 못 하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로만 보더라도 코로나 이전하고 이후하고의 성장률 자체는 다르긴 합니다.

전체 소매 시장에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쪽으로 넘어가는 현상은 구조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2~3년을 끊어놓고 이 성장률의 차이가 있으니까 이거에서 이걸로 넘어간다는 판단보다는, 넘어가는 과정에서 특별한 변수가 생기면서 일시적으로 빠르게 늘어났고 빠르게 반영되다 보니까, 오가닉(organic)한 그로스가 다시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다시 조금 둔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근데 최근 산업 데이터를 보면 저도 사실은 성장률이 둔화할 거라고 예상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성장률이 재차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게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영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김서연 기자 : 그럼 여전히 어쨌든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그러면 특히 어느 부분에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마켓이 강세를 보이나요?

▶남성현 연구원 : 전체적인 상품군에서 강세를 많이 보였는데 2018년 이후에는 식품 부문의 성장률이 상당히 많이 올라갔습니다. 식품이라고 하는 채널 자체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한다는 게 조금 거리낌이 있었는데, 가공식품이라든지 제과류, 굳이 상태를 확인하지 않아도 공급받을 수 있는 제품 위주로 많이 성장하기 시작을 했고요. 최근에는 신선식품 위주로도 상당히 많은 구매 빈도수가 늘어나다 보니까 식품 부문의 성장률이 상당히 돋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근데 전체적인 소매 유통 시장 내에서의 점유율을 보면 온라인 티켓팅 부분이 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요. 이 외에도 콘서트와 관련된 아니면 뮤지컬이라든지 티켓팅과 관련된 수요 자체도 온라인 구매 빈도수 자체가 늘어나게 시작을 하면서 거의 90% 이상 된다고 봐도 무방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서연 기자 : 이렇게 많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업계 자체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잖아요. 경쟁자가 굉장히 많은 상태고, 그만큼 생존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수천억 적자 쌓이면서 출혈 경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요?

▶남성현 연구원 : 온라인 시장이 일반적인 투자자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강해요. 근데 온라인 시장이라고 하는 게 정말 가격이 저렴해야 하는 게 맞는 거냐는 고민을 한번 해보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생산자부터 판매자까지 이루어지는 모든 제품의 부가가치는 거의 동일합니다. 한마디로 배추 한 포기를 생산해서 판매되는 과정에서의 생산자 입장과 중간에 유통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소비자한테 받는 부가가치는 동일할 수밖에 없는데, 온라인은 소비자 입장에서 훨씬 더 편리합니다.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을 수령할 수 있고, 편리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사업 구조거든요. 그러면 원칙적으로 보면 온라인의 가격은 더 비싸야 합니다. 그런데 소비자 편익 시장을 저희가 경험하고 있는 거예요.

근본적으로 회사들이 이게 출혈 경쟁이나 이런 걸 떠나서 결국 온라인 시장에서의 소비자들한테 가격 전가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 자체가 발생하는 거고요. 소비자들은 막연하게 이런 생각을 하십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데 왜 가격이 이것보다 비싸?' 상대적으로 온라인 업체들이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여러 가지 물류비용을 수용했기 때문에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죠. 현재 온라인 시장의 경쟁 체제가 심해져서 적자가 난다기보다는 기본적인 사업 구조 자체가 그렇습니다. 온라인은 시장 규모가 낮았을 때도 적자를 많이 봤습니다.

▷김서연 기자 : 그런데도 (기업들이) 이 출혈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건 추세가 온라인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건가요?

▶남성현 연구원 : 추세라기보다는 선택의 문제죠. 온라인 쪽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계층 이동을 하는 과정에서, 더 커지는 시장에 점유율 확대를 통해서 계속 기업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회사가 있는 거고 또 어떤 회사들은 온라인 시장에 굳이 참여하지 않고 본인들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을 구축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시장 자체가 있는 겁니다. 국내 시장의 경우에는 상위 업체들이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시장을 잠식당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뛰어든다고 생각을 하는데 좀 다른 생각의 문제인 것 같아요.

왜 굳이 기존에 있었던 영역에서만 돈을 벌려고 하는 생각이 강하냐. 기존에 있는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돈을 많이 쓰기 시작하고, 소비자들에게 가격 전가도 되지 않는 시장에서 왜 저런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는지, 선택의 문제는 따로 있는데요. 좀 돌이킬 수 없는 형태까지 오긴 했죠. 근데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행동을 안 하는 그룹들이 몇 개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온라인 쪽에 Hmall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실 그렇게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짜지 않고요. CJ그룹도 최근에는 여러 말이 있긴 하지만, 온라인 쪽에서 비수익 구조를 가져가면서까지 확장하려는 의지는 없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을 수 있어요. 했어야 된다, 하지 말아야 된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놓고 보면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한다는 생각도 약간 들긴 하죠.

▷김서연 기자 : 흑자로 전환한 기업도 있지만, 많은 기업이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한 쿠팡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중에서는 단연 1위잖아요.

▶남성현 연구원 : 압도적이죠.

▷김서연 기자 : 그런데 그동안 8년 정도인가 적자를 계속 이어왔단 말이에요. 작년에 딱 흑자 전환을 하면서, 쿠팡이 그동안 의도적으로 적자를 내왔던 계획이 성공했다고 분석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남성현 연구원 : 저도 그렇게 분석을 하고 있고요. 근데 '의도된 적자'라는 표현이 조금 좀 혼재된 것 같아요. 쿠팡이 적자를 내기 시작하면서 외부 투자자한테 돈을 받아서는 물류망 인프라 구축을 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돈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에 티몬이나 위메프가 판촉 행사를 통해서 그러니까 소비자들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에만 집중했다면, 쿠팡은 구조적으로 온라인이 가지고 있는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물류센터를 지었고, 상품 직접 매입을 통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일으켰고, 소비자 만족도도 높이지만 결국은 부동산이라든지 물류 시장에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로 전환되기 시작하면서 흑자를 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거든요. 이게 상당히 많은 경쟁업체하고의 가장 큰 격차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을 분석하지 않고 단순히 판촉 행사를 많이 했네 마네, 이렇게 해석하면 상당한 오판입니다.

실제로 불과 한 5~6년 전만 하더라도 회사들이 맨날 했던 얘기가 뭐냐면 쿠팡 때문에 유통 산업이 망한다고 했어요. “쿠팡이 언젠가 적자로 인해서 판촉 행사를 못 하는 날이면 우리 회사에 좋을 거야.” 정말 쿠팡이라는 회사를 정말 자세하게 뜯어보는 회사 관계자는 한 명도 없었다는 거죠. 저처럼 회사 관계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봤을 때 쿠팡의 의도가 보이는데. 그거를 안 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흑자가 났네? 지금도 그 흑자의 원인을 잘못 분석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쿠팡은 이런 선제적 투자를 통해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까지의 적자를 감내한 거고, 나머지 회사들은 그때그때 대응하기 위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사실 회사들의 격차가 상당히 많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서연 기자 : 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 엄청난 초기 비용을 투자해야 되잖아요. 그럼 투자도 많이 받았겠네요.

▶남성현 연구원 : 예.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비전펀드라든지 여러 군데서 투자를 계속 받았고요. 2019년까지 유형자산 투자 금액, 물류 설비에 투자하는 금액이 조 단위를 넘었습니다. 2015년에 쿠팡이 드러나면서부터 언론의 가장 관심을 받았던 게 로켓 배송맨이에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쿠팡의 쇼핑몰을 이용하는 주부님들한테 물어보면 로켓 배송이 너무 친절하다고 좋아했거든요. 근데 사실 대한통운이나 한진 등 아웃소싱 물류 회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으로 고정비를 그렇게 많이 때려 박으면서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소비자들한테 친절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는 개념보다 결국 이 쇼핑 커머스에서 전체 산업의 밸류 체인을 구축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고요. 그 과정에서 사실은 돈이 안 되는데 비용 투자는 드라마틱하게 진행되다 보니까 엄청나게 막대한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었던 거죠. 하지만 그 당시에 투자자들은 아마 이런 부분에 대한 먼 미래를 보고 투자하셨다고 보고 있고. 이게 별로 어려운 개념이 아니고 저 같은 3자도 알 수 있던 게, 아마존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한다고 회사는 계속 언급했습니다. 유통회사들만 그 언급을 믿지 않았죠.

▷김서연 기자 : 로켓 배송맨이 빠르고 친절하고 다 너무 좋은데, 그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단 재고를 확보해 두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러면 먼저 제품을 사놓는 구조인가요?

▶남성현 연구원 : 그게 2014년 이후 위메프와 티몬하고의 차이입니다. 위메프와 티몬은 물류 센터를 짓기 시작했어요. 근데 이제 이 오픈마켓이라고 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점이 뭐냐면, 오픈마켓은 어떻게 생각하면 그냥 전체 재래시장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근데 그 재래시장 안에서 채소 파는 아주머니도 있고 건어물을 판매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 매출이 일어난다고 해서 재래시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규모의 경제 효과가 생기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매입 경쟁력이 커진다는 얘기는 제조사들한테 마진을 뺏어 와서 본인이 가져가고 유통업자에게 공급되는 구조거든요. 근데 내가 직접적으로 상품을 매입하지 않으면 그거에 따른 효과가 그 안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업자들한테 갑니다. 근데 사업자 입장에서는 만약에 이익이 커진다고 하더라도 플랫폼 사업자가 “할인 판매해” 이렇게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거든요.

결국 물류센터를 지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앞단에 있는 규모의 경제 효과, 한마디로 바잉 파워를 확보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이 지을 수밖에 없었고요. 그 과정에서 본인들이 직접 물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까 경쟁사 대비 판촉 행사를 크게 하지 않아도 소비자한테 제공할 수 있는 가격이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가 된 부분이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유통업의 기본은 정확하게 보면, 대량 매입을 통해서 상품 마진을 높이고 이런 것도 있지만 사실은 제조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리스크를 헤지(hedge)시켜주면서 그거에 따른 이득을 먹는 구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 부분에서 당연히 이제 물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거고요. 물류 인프라에 투자했으니까 거기서 누가 관리를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수많은 고용 창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겁니다.

근데 여기서 (쿠팡이) 다음 단계까지 생각했던 건, 대한통운 불러서 배달시키지 말고 '내가 사람을 뽑아서 배달시키면 어떨까'라는 개념으로 간 거죠. 이렇게 되면 물류비가 그냥 고정비 형태로 바뀌어버리거든요. 대한통운은 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한 건당 900원이네 얼마네, 그런 비용 자체가 발생 안 하는 거죠. 그래서 처음에 로켓배송맨이 인기가 있었던 게, 우리나라 온라인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 전에 택배 아저씨들이 이렇게까지 돈을 많이 못 벌었거든요. 그때 로켓배송민한테 5천만 원 안정적인 연봉 준다 그러니까 모든 택배 아저씨들이 쿠팡으로 갔다가 온라인 시장이 커지니까 나가서 1억씩 벌 수 있는 구조로 바뀝니다. 그러다가 이제 노동 과로 문제도 발생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던 거죠.

▷김서연 기자 : 로켓 배송을 확대하고, 로켓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 및 운영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 않나요?

▶남성현 연구원 : 아니요. 물류센터 안에서 풀필먼트라는 개념이 뭐냐면요. 만약에 기자님이 쇼핑몰을 하는데 처음에 매출이 월 100만 원이에요. 이때는 그냥 집에 물건 보관해놨다가 하시면 되는데, 갑자기 매출이 월 10억이 된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러면 어딘가에 창고를 만들어야 하고요. 반품 의뢰도 받아야 하고 포장도 해줘야 하고 처리 업무도 많아지잖아요. 이 얘기는 뭐냐면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커지면 커질수록 고정비 그러니까 부동산 비용이라든지 여러 가지 제반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겁니다.

근데 문제는 뭐냐, 제가 만약에 수영복을 판매하는 사람이에요. 그럼 지금은 너무 좋죠. 하지만 겨울에는 그 재고가 엄청나게 쌓입니다. 그러면 월세 내야 하고 너무 힘들잖아요. 이거를 쿠팡이 처음부터 "너희 물품을 사면 우리 창고로 보내라"는 개념입니다. "그거 관리 우리가 해줄게. 대신 쿠팡에서 물품이 거래되는 순간에 이 판매에 따른 여러 가지 수수료를 계약 체결해서 나한테 지급해 줘”라는 거예요. 잘 보시면, 셀러(seller), 즉 판매자들한테 수수료를 받는 구조가 되는 거거든요. 보통 유통업자면 제품을 판매하는 소비자한테 받아야 하거든요. 그런데 셀러들한테 물품을 받는 구조로 바뀝니다. 근데 그러려면 대규모 창고가 필요하죠.

▷김서연 기자 : 그러면 쿠팡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판매자들하고도 락인된 거네요.

▶남성현 연구원 : 그렇죠. 락인(lock-in) 기능이 생기는 것, 이게 핵심이에요. 그러니까 다른 회사들 같은 경우에 이걸 시도하려고 하면 엄청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또 필요한데, 인프라 투자를 하려고 봤더니 너무 막대한 금액이 들어가고. 또 이렇게 되면 사실은 인건비가 엄청나게 들어가요. 인건비 자체가 커버되려면 매출이 엄청나게 많이 발생해야 돼요. 이거를 국내 시장의 유통업체들이 감내할 수는 없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쿠팡 브레이크 다운을 세부적으로 해보면 2021년까지인가 쿠팡의 인건비가 판관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2% 정도 돼요. 이게 얼마나 큰 거냐면, 보통 롯데쇼핑이나 이마트가 60%대거든요. 인건비가 많이 늘어나면 매출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날 수가 없어요.

▷김서연 기자 : 그러면 앞으로 다른 기업들이 쿠팡 따라잡기 힘들까요?

▶남성현 연구원 : 네 힘들죠. 이거는 단언컨대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힘듭니다.

▷김서연 기자 : 쿠팡, 네이버, SSG가 3대장이었는데요.

▶남성현 연구원 : SSG가 3대장이었나 잘 모르겠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런 건 있는 것 같아요. 너무나 익숙한 기업이고 그러다 보니까 3대장인 것처럼 생각하시지만 이게 인수를 해서 거래대금이 붙고 이런 식으로 해서는 3대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온라인 커머스의 기본 개념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까지 저는 앞서가고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은 안 해요.

▷김서연 기자 : 이제 거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그 외,'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남성현 연구원 : 정확하게는 쿠팡과 네이버 싸움이 되는데, 쿠팡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너무나 명확합니다. 그래서 네이버가 이 장점을 가지고 쿠팡의 견제를 따돌리면서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쿠팡이 네이버가 없는 장점을 가지고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 되는지.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제가 판단하기에 네이버도 쿠팡에 했던 투자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물류라든지. 그러다 보니까 결국 네이버도 풀필먼트 서비스 형태의 사업 구조를 확대하면서 쇼핑 커머스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이익을 확보하기는 현재까지는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거죠.

▷김서연 기자 : 쿠팡의 강점은 풀필먼트고 네이버의 강점은 뭔가요?

▶남성현 연구원 : 저희는 마켓 서치 엔진이라고 보는데요. 검색 엔진 기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물품을 검색해서 링크 통해 들어가서 받는 수수료 구조 자체는 네이버가 훨씬 더 뛰어나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제 보고서 썼을 때 뭐라고 했냐면, 쿠팡도 결국 서치 엔진 기능으로서 가야 된다. 그러면 사실 쿠팡의 경쟁자나 피어 그룹은 구글이지, 이마트나 다른 회사를 저는 비교해 본 적이 없습니다.

▷김서연 기자 : 쿠팡에서 검색하는 거, 약간 상상하기 힘든데요.

▶남성현 연구원 : 제가 얘기하는 건 정보를 검색한다는 게 아니라 상품을 검색하는 기능으로 확대가 되기 시작하는 거고요. 지금 시장에서 계속 오해하시는 게 이게 쇼핑이라고 생각을 하세요. 물품을 사는 하나의 플랫폼, 그러니까 계속 동일 선상에서 쓱닷컴, 뭐뭐뭐 비교하시는 거거든요.

▷김서연 기자 : 물류 배송을 넘어서 이제는 이커머스가 OTT나 외식 사업, 임대업, 여행 중개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잖아요?

▶남성현 연구원 : 쿠팡이 IPO를 할 때 김범섭 의장님이 미국에서 관련 인터뷰를 하는데 재밌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때 당시에 우리나라 소매 유통 시장이 530조 정도 됐는데,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근데 무슨 얘기를 했냐면 600조 시장을 타겟한다고 했어요. 일반적으로 숫자가 밝은 사람도 '저분은 뭐지? 나머지 시장이 뭐지?' 싶었죠. 소매시장에서 무형의 자산으로 판매되는 시장이 분류 안 되는 시장이 몇 군데 있습니다. 부동산 임대업을 소매시장이라고 하지 않거든요. 물류 시장은 소매 시장이라고 하지 않아요.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OTT 시장까지 소매시장이라고 하지 않아요. 이 시장 자체까지 총괄해서 말씀하셨던 거고요.

제가 아까 마켓 서치 엔진이라고 얘기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결국 서치 엔진이라고 하는 건 유형이든 무형이든 모든 물품을 구매하는 하나의 창구로써 사용하겠다는 개념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쿠팡이 이제 와서 OTT를 해요, 쿠팡이츠를 해요,” 이거는 지금 아신 분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거고요. 쿠팡은 예전부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전부터 결국 쿠팡이라고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마켓을 확장할 수 있는 기본 개념을 만든 건데, 꼬셔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쇼핑커머스를 꼬신 거죠. 그게 가장 큰 메인스트림이기도 하고. 이걸 통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서 결국 기존에 있었던 단순 쇼핑 시장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의 한계점을 다른 분야까지 확장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시장으로 간 거죠. 쿠팡이츠 보시면 배달의민족하고 경쟁자잖아요. 배달의민족도 생각을 못 했겠죠. '왜 얘네가 뛰어들지?' 아니죠. 소비자들의 소비라는 게 물품만 사는 건 아니거든요.

▷김서연 기자 : 그러니까 쿠팡을 이용하다가 '쿠팡이츠 할인받으세요' 이런 팝업창 뜨면 자연스럽게 들어가 보게 되거든요.

▶남성현 연구원 : 저도 요즘에 잘 이용하고 있는데. 지금 이 정도로 판촉 행사를 세게 한다는 건 본인들이 쇼핑커머스나 다른 유관 산업에서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벌기 시작하고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예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 번째는 더 이상 물리적 투자를 하는 엄청난 투자의 단계는 끝났다. 그러면 지금까지 매출만 어느 정도 일으키면 이 구조에서는 이익이 많이 늘어나겠다는 생각을 한 거고. 두 번째는 그러면 당연히 신사업 영역으로 뛰어들어야 되는 거죠. 내가 가지고 있는 거로 빠르게 판촉 행사를 통해서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형태의 사업 구조로 전환이 되는 거죠. 그래서 잘 보시면 쿠팡이 한때 어떤 라이더들을 정규직 고용한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로켓배송맨하고 똑같잖아요. 그러니까 어려운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산재해 있으니까 산업의 본질이 다를 거라고 각각 생각하셨다가, 이렇게 되니까 “얘네가 이렇게 무서운 회사였어?” 이제 또 다른 얘기를 하시죠. “쿠팡은 우리의 본질적인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결코 이길 수 없어.” 이러다가 경쟁자들이 많이 밀린 거죠.

▷김서연 기자 : 쿠팡도 그렇고 네이버도 사실 어떻게 보면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하나의 앱으로 그 안에서 쇼핑도 하고 금융 업무도 보고 여러 가지를 하잖아요.

▶남성현 연구원 : 네이버 파이낸셜도 사실은 소상공인 대출이거든요. 제가 은행원들한테 강의할 때 “가계대출에서 소상공인 대출 비중이 많이 줄어드는 걸 걱정하셔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얘기를 해요. 네이버가 소상공인 그러니까 거기 들어가 있는 셀러들한테 대출을 해주는 거거든요. 신용 대출을. 가장 큰 경쟁자,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은행이죠. 근데 중요한 건 은행원들한테 이런 얘기 해드리잖아요? 처음 듣는 개념이에요. 근데 예전에 산업의 세그먼트가 완벽하게 나눠졌을 때는 그런데, 지금은 그 세그먼트가 무너지는 단계이기 때문에, 모든 산업의 연관성이 높아지는 단계라는 말입니다.

셀러 입장에서도 잘 보시면, 오프라인에서 물품을 사면 판매자한테 직접 돈이 들어가잖아요. 근데 온라인은 에스크로 어카운트라고 해서 일정 부분은 판매자한테 돈이 안 갑니다. 왜냐하면 제가 돈을 주는 시점하고 물품을 인도하는 시점에 차이가 발생해서 그래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보존하려면 특정 계좌에 묶어놨다가, 구매 확정을 하면 돈이 들어가는 구조예요. 아니면 구매 확정을 특정 기간 안 해도 돈이 나중에는 지급되는 구조고요. 이게 가상 계좌 에스크로 어카운트라고 하는데, 신용카드 거래는 상관이 없죠. 어차피 지급 보증이나 이런 걸 카드사가 하니까요.

문제는 뭐냐면 판매업자 입장에서는, 예를 들어서 아이폰을 10대 팔았던 사람이 1년에 갑자기 100대를 팔았어요. 1월에. 그러면 이분 입장에서는 재고를 확보해야 되잖아요. 돈이 들어오는 시간하고 격차가 있으니까. 그런데 재고를 확보하려고 봤더니 돈이 없어요. 현금이. 그래서 대출을 받으러 가요. 1금융권에 가서 대출받으려고 하면 가처분 원천징수 영수증을 달라고 해요. 원천소득을. 그런데 그게 언제 건지 아세요? 작년 거. 그럼 작년 1월에 아이폰 1대 팔았는데, 지금 100대 치의 물건을 사야 되는데. 대출의 한도가 적죠. 그리고 대출도 안 해줘요. 사업 소득이기 때문에. 근데 네이버는 자기네 플랫폼 안에서 거래가 왔다 갔다 하잖아요. 돈이 묶여 있을 뿐이지, 확실한 신용보증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게 리스크도 없는 돈이에요. 왜냐하면, 어차피 계좌를 통해서 그 판매자한테 현금 흐름이 유입된다는 걸 알고 있는 돈이잖아요. 그러면 그 리스크만큼 저금리로 나가면서 1금융권보다는 훨씬 더 좋은 조건에 대출을 받고, 그 사람들은 더 많은 막대한 자금을 통해서 사업을 더 크게 일으키죠.

그래서 예전에 그런 기사가 나왔어요. 네이버 파이낸셜을 이용했던 판매자들이 매출도 더 늘어나고 부실 연체율도 별로 없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예요. 이러다 보니까 사실은 쿠팡도 쿠팡파이낸셜이란 법인을 설립해서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김서연 기자 : 쿠팡이 금융업도 뛰어든다는 게 정말 가능성 있는 얘기네요.

▶남성현 연구원 : 법인을 설립했고요. 다만 셀러들한테 유치하고 뭘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럼 자본금도 일단 좀 커야 하고, 당연히 초기에 여기서 돈을 빌린 사람한테 베니핏(benefit)을 줘야 하잖아요. 과거처럼 뭔가 돈을 써서 살 수 있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다만 풀필먼트도 이용하고 뭐도 이용하고 있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이런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는 사업 구조로 재편이 되는 거죠. 근데, 그분들의 불만은 쿠팡한테 주는 수수료가 많다고 하는데, 쿠팡이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니까 당연히 수수료는 많이 드는 거죠. 따로따로 하면 그 수수료는 똑같거든요 어차피.

▷김서연 기자 : 갑자기 이커머스 시장이 몇 년 만에 쿠팡과 네이버의 승자 독식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남성현 연구원 : 그래도 여전히 시장 점유율로 보면 15%, 17% 정도밖에 안 돼요. 대형마트 시장에서 거의 40~50%가 이마트잖아요. 아직까지는 이게 다 먹었다는 표현을 하기는 조금 뭐한 거고. 우리나라 온라인 시장 전체 침투율이 한 50% 정도 되는 것 같거든요. 50% 자체가 계속 드라마틱하게 올라가진 않아요. 왜냐하면,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없는 세대 계층이 있습니다.

다만 구조적으로 아직 성장 여력이 있다고 단정 짓는 이유 중의 하나는, 온라인이 60대 이상의 사용 빈도수가 되게 낮아요. 왜냐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무리 이걸 알려드려서 “할머니 쓱닷컴이 너무 좋으니까 여기서 할인받으세요” 해봤자, 애플리케이션 구현을 못 하신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적어도 지금 온라인을 그러니까 모바일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저 같은 사람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때까지 늘어난다는 얘기예요. 반대로 얘기하면 침투율이 50%라고 하는데 50%가 아니에요. 대부분의 소비자는 정말 70~80%를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있는 거예요. 다만 거기서 사용하셨던 분들도 과연 오프라인 매장보다 비싸지면 선택하겠냐. 거기서부터 나뉘겠죠. 그런 부분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그 안에서의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를 못 바꾸고 있다는 거죠.

▷김서연 기자 : 그걸 바꾸고 개선해야 마켓에서 인정을 받을 텐데 그렇지 못하니까 계속 연이어 IPO를 미루게 되는 거겠죠?

▶남성현 연구원 : 그러니까 저희가 치킨 게임이라고 하잖아요. 상위 업체만 점유하고. 그게 두려운 거죠. 왜냐하면 1위 사업자가 되면 가격이라든지 마켓을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거든요. 그거에 밀리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출혈 경쟁 자체를 계속하고 있는데, 사실 그러다 보니까 지금은 소비자 편익 시장으로 가는 거고. 이걸 최후에 지배했던 분들은 이제 또 판매자 편익 시장 쪽으로 전환이 될 수도 있는 거죠. 그게 두려운 소비자들도 그런 생각을 하실 거예요. '쿠팡이 다 먹으면 언젠가 가격을 세게 올리면 어떡하지'라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으신 거죠.

〈남성현 연구원의 이커머스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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