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쏘렌토 사겠다”…‘뒤태 혹평’ 싼타페 직접 보니, 포토샵 실수? [카슐랭]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8. 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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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싼타페, 3년만에 완전변태(變態)
여전히 ‘어이없는’ 쏘렌토에 복수혈전
쏘렌토보다 커, 팰리세이드보다 작아
낯설음의 미학 - 거부감 뚝, 신선함 쑥
차박과 레저에 공들인 ‘공간의 마술사’
신구 싼타페 비교 [사진출처=현대차]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올해 하반기 신차 기대작 1위로 호평받는 동시에 이질적인 뒤태 때문에 혹평도 쏟아진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가 마침내 모습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10일 ‘디 올뉴 싼타페’ 핵심 사양을 소개하는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영상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경기도 파주)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공간에 최적화한 스타일, 갤로퍼 향기도
갤로퍼와 신형 싼타페 [사진출처=현대차, 매경DB]
신형 싼타페는 2018년 4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5세대 모델이다. 박시한 외모로 현대차 최초의 SUV인 ‘갤로퍼’를 연상시킨다.

사이먼 로스비 스타일 담당 상무는 이에 대해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결과 차박이나 캠핑같은 레저 활동에 적합한 SUV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박시한 스타일 때문에 갤로퍼와도 연결성은 있지만 그보다는 공간 활용도를 높인 프리미엄 SUV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전장x전폭x전고는 4830x1900x1720mm다. 기존 모델보다 45mm 길어지고 35mm 높아졌다. 전폭은 변함없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15mm다. ‘공간’에 신경 쓴 만큼 기존 모델보다 50mm 길어졌다.

현재 판매되는 쏘렌토는 4810x1900x1695mm, 싼타페 윗급인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4995x1975x1750mm다. 쏘렌토보다 길고 높으며 팰리세이드보다는 짧고 좁고 낮다.

휠베이스는 쏘렌토와 같다. 팰리세이드는 2900mm다.

외모에서는 기존 싼타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현대차 SUV 원조인 ‘갤로퍼’ 향기가 물씬 풍긴다.

신형 싼타페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외관은 갤로퍼처럼 박시(Boxy)한 형태로 강인함을 추구했다. 전면에서는 엠블럼을 아이코닉하게 디자인한 ‘에이치’(H) 라이트가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준다.

보닛 높이도 높다. 오프로더 지향성을 보여준다. 범퍼,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자리잡은 전면부의 경우 오목함과 볼록함을 매끄럽게 교차시켰다.

공기역학 성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깔끔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다. 범퍼 양쪽 끝에는 에어커튼도 적용했다.

측면은 깔끔하면서도 유니크한 이미지다. 플래그십 오프로더인 레인지로버와 랜드로버 디펜더처럼 우아하면서도 강인한 ‘이율배반’ 매력을 지녔다. 짧아진 프런트 오버행과 21인치 휠도 견고한 매력을 발산한다.

휠 아치는 둥글다. 역시 공기역학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대신 휠 아치를 감싼 펜더는 오프로더에 적용하는 것처럼 다각형으로 볼드하게 처리했다.

두꺼운 커버로 마감한 C필러에는 손잡이가 되는 공간이 숨어있다. 히든타입 어시스트 핸들이다. 손으로 커버를 누르면 손으로 잡을 수 있다. 루프에 짐을 싣고 내릴 때 편리하다.

리어 스포일러도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길이로 장착됐다. 공기와 바람 저항을 많이 받는 박시형 스타일이지만 공기역학 계수는 0.29에 불과하다.

후면부는 사진이 공개됐을 때 ‘호’ 보다는 ‘불호’가 많은 것처럼 알려졌다. 기존 SUV와 달리 ‘너무 낮게’ 적용된 게 원인이다.

낯설음은 ‘거부감’으로, 거부감이 심해지면 ‘증오’가 된다. 사진이 공개됐을 때 낯설은 리어램프 위치 때문에 “차라리 쏘렌토 사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뒤태 혹평’의 원인이 된 리어램프는 사진으로 볼 때보다 이질감이 적다. 평면 위에 펼쳐진 2차원 세상과 달리 눈으로 보는 입체적인 3차원 세상에서 낯설면서도 왠지 낯익게 다가온다.

타이어, 범퍼, 펜더 등 차체 다른 부분과 어우러진 결과다. 1990년대 이전에는 리어램프가 낮게 배치된 경우가 종종 있어 완전히 낯설은 디자인은 아니다.

낯설음에 대한 거부감이 작아지면 신선함이 커진다. ‘낯설음의 미학’이 본격적으로 발동한다.

사이먼 로스비 스타일링 담당 상무는 “후면 램프가 낮아 오히려 더 아름답고 신선하고 깔끔하다”며 “신형 싼타페의 디자인 핵심은 ‘공간’인데 램프를 높이면 오히려 테일게이트 공간이 좁아진다”고 설명했다.

어이없던 SBW 대신 칼럼식 채택
신구 싼타페 비교 [사진출처=현대차]
실내는 요즘 현대차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하면서 ‘공간’에 더 공을 들였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각각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를 곡선 형태로 연결했다.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여주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현대차 아이오닉5·6 및 기아 EV9 등 전기차는 물론 그랜저·쏘나타와도 닮았다.

H형상의 디자인을 대시보드 전면, 송풍구 등에 반영해 외모와 조화를 추구하면서 개방감도 향상했다.

기존 모델의 ‘어이(손잡이) 없던’ 전자식 변속 버튼(SBW) 대신 그랜저와 쏘나타처럼 기어 노브를 스티어링휠로 옮겨 손맛을 살린 전자식 변속 칼럼을 채택했다. 신형 쏘렌토는 기존 모델처럼 어이가 없는 ‘다이얼 타입 전자식 변속기’를 유지했다.

디지털 센터 미러는 후방 시야가 탑승자나 짐 때문에 가려지거나 어두울 때 후방 카메라를 통해 뒤쪽 상황을 보여준다.

신형 싼타페는 현대차 로고를 모티브로 빛이 퍼져 나가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시트 패턴을 통해 유니크한 감성도 살렸다.

부드러운 터치감을 살린 우드 패턴 가니시와 섬세한 자수가 적용된 나파가죽 시트를 통해 품격도 강화했다.

신형 싼타페 실내 [사진출처=현대차]
공간은 압권이다. 세계 최초로 양방향 멀티 콘솔을 탑재했다. 암레스트 수납공간과 트레이를 1열이나 2열 탑승자가 위치한 방향으로 각각 열고 사용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도 수납공간을 적용했다. 신발, 지갑, 선글라스는 물론 작은 가방도 넣을 수 있다. 컵홀더는 기존 모델보다 6개가 늘어난 12개(7인승 기준)에 달한다.

수납공간은 동급 차종 중에서 최고 수준인 725ℓ다. 골프 가방 4개와 보스턴 가방 4개를 실을 수 있다. 골프백도 가로로 손쉽게 수납할 수 있다.

실내 디자인의 공간성과 개방감을 외장까지 확장하는 테라스 콘셉트의 대형 테일게이트도 적용됐다. 2~3인용 텐트와 비슷한 공간을 제공한다.

7인승 모델의 경우 3열에는 어린이만 탈 수 있었던 공간을 평균 체형의 어른도 앉을 수 있는 수준으로 넓혔다. 등받이를 눕히면 평균 체형의 여성은 비교적 편하게 탑승할 수 있다. 다만, 장시간 타고 가기에는 불편하다.

도심은 물론 야외에서도 편의성을 향상시켜주는 기능들도 대거 채택했다. 1열 운전석과 동승석에는 릴렉션 컴포트 시트와 다리 지지대를 장착했다.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는 공기주머니로 착좌감을 높여주고 피로감을 줄여준다.

6인승 모델은 2열에 전동 리클라이닝 독립 시트를 적용했다. 쿠션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릴렉스 모드도 갖췄다.

현대차 최초로 듀얼 스마트폰 무선충전도 적용했다. 1열에서 스마트폰 2대를 무선으로 고속 충전할 수 있다.

1열 동승석 글로브 박스 상단에는 UV-C 자외선 살균 소독 멀티 트레이도 장착했다. 카페이와 연동해 통행료를 결제할 수 있는 ‘이(e) 하이패스’, 실내 에어캔 냄새 및 세균 발생을 줄여주는 애프터 블루우 시스템도 채택했다.

이밖에 빌트인캠 2, 지문 인증 시스템, 디지털키 2, 발레 모드 등 편의사양도 갖췄다.

신형 싼타페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패밀리카로 사용하는 만큼 안전성에도 공들였다. 핫스템핑 적용 비율을 기존 모델 보다 늘려 고강성 경량 차체 구조를 확보했다.

운전석 무릎, 2열 사이드 에어백 등을 추가한 10개 에어백을 장착해 안전성을 높였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후방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고, 전측후방 주차 거리 경고 등도 적용했다.

내비게이션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곡선 구간 차로 유지를 더욱 원활히 보조하는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서라운드 뷰 모니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은 주행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여준다.

신형 싼타페는 2.5 터보 가솔린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총 2개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2.5 터보 가솔린은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 토크 43.0kg.m, 복합연비 11.0km/ℓ다. 쏘렌토 2.5 터보 가솔린 모델과 성능이 같다.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시스템 최고출력 235마력, 시스템 최대토크 37.4kg.m다. 엔진 최고 출력은 180마력, 엔진 최대토크는 27.0kg.m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이라이드(E-Ride)와 이핸들링(E-Handling) 기술을 탑재해 전동화 모터 기반의 주행성능을 향상시켰다.

이라이드는 과속 방지턱과 같은 둔턱 통과 때 차량이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의 관성력을 발생하도록 모터를 제어해 쏠림을 줄여준다.

이핸들링은 모터 가감속으로 전후륜의 하중을 조절해 조향 시작 때 주행 민첩성을, 조향 복원 때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켜 준다.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싼타페”
신형 싼타페 [사진출처=현대차]
신형 싼타페가 기존 모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진 이유는 쏘렌토 ‘탓’이자 ‘덕’이다.

싼타페는 지난 2019년까지 명실상부 ‘국가대표 SUV’로 평가받았다. 형제차종이자 경쟁차종인 쏘렌토는 만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2020년 3월 4세대 쏘렌토가 나온 뒤 상황이 변했다. ‘디자인 기아’의 SUV 역작으로 평가받으며 완전변태(變態)한 쏘렌토는 싼타페를 ‘넘버 2’로 전락시켰다.

지난해에는 ‘국민차’ 그랜저까지 잡고 승용 부문 1위 자리까지 차지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충격이다. 싼타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결과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사용하는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쏘렌토는 3만7047대 판매됐다. 전년동기보다 17% 판매가 증가했다.

싼타페 판매대수는 1만7423대로 쏘렌토와 2배 이상 차이났다. 신형 출시 예고에도 전년동기보다 31.3% 증가하는 선전을 펼쳤지만 쏘렌토에는 역부족이었다.

신형 쏘렌토와 신형 싼타페 [사진출처=기아, 현대차]
신형 싼타페는 지난 3년간 겪었던 굴욕에서 탈출하기 위해 4세대 쏘렌토처럼 기존 모델의 흔적을 없애는 방식으로 완전히 변태(變態)했다.

뉴트로(New-tro)가 주목받는 트렌드에 걸맞게 갤로퍼에서도 영감을 받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뉴트로 문화는 패션·가전·식품을 넘어 자동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이 공개됐을 때 욕먹던 뒤태도 실물이 공개되면 호평까지는 아니더라도 혹평에서는 탈출한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나오기 전부터 신형 쏘렌토를 상대로 예선전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거둬들였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K Car(케이카)가 올해 하반기 출시예정 신차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는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를 통해 전국 30~49세 남녀 8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케이카가 양자 대결 구도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중형 SUV 부문에서는 기존 모델에서 완전변경된 현대 디 올뉴 싼타페가 61.7%를 기록했다.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예정인 신형 쏘렌토에 압도적 승리를 거둔 셈이다.

싼타페 승리 비결은 ‘디자인’ 때문이다. 기존 모델이 디자인 선호도에서 경쟁 모델에 밀렸던 점을 고려하면, ‘디자인 반격’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유종별 선호 모델을 묻는 질문에서도 싼타페가 전체 내연기관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1위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선호도는 31.2%와 27.4%로 조사됐다. 쏘렌토는 2위를 기록했다. 선호도는 각각 23.8%와 25.5%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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