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IT의 중심 실리콘밸리, 도시 붕괴 시작되었나 – 송이라 기자(서울경제신문)

KBS 2023. 8. 1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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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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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격투기 현실화 되고 있어
-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중심가 상업시설 위축
- 좀도둑, 강도 등 범죄 끊이지 않아
- 샌프란시스코 공실률 31%, 실리콘밸리 공실률 17% 등
- 재택근무 활성화, 22만여 명의 정리해고, 본사의 이전 등이 실리콘밸리 쇠락의 이유
- 아마존, MS, 익스피디아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 IT기업들 몰리고 있어
- 메자닌대출에 의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원금손실 위험 커져
- 실리콘밸리, 디트로이트의 전철을 밟을지 관심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 방송시간 : 8월 9일(수) 09:05-10:53 KBS1R FM 97.3MHz
■ 진행 : 이대호 편집장(와이스트릿)
■ 출연 : 송이라 기자(서울경제신문)


◇이대호>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2부가 시작됐습니다. 앞에서 1부에서 국민연금도 해외 부동산에 투자 많이 했는데, 해외 부동산 사정이 지금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했거든요. 특히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도시, IT 기술의 메카 실리콘밸리. 땅값 비싼 곳.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의 알짜 도시죠. 여기에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많이 있고, 훌륭한 인재들, 연봉이 정말 수억 원에 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황금도시라고도 불렸는데. 최근에는 실리콘밸리의 사정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떠나고 있고, 기업도 떠나고, 범죄율도 치솟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변하고 있는지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미래 생활 사전, 서울경제신문의 송이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송이라> 네, 안녕하세요.

◇이대호> 실리콘밸리의 상황을 살펴보기 전에, 우리 몇 주 전에도 한번 전해드렸던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의 격투기, 이거 진짜 구체화되는 거예요?

◆송이라> 세기의 대결이라고 하는데, 점점 뭔가 정말 현실로 될 것 같다 이런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현지시간으로 엊그제죠, 지난 6일 옛 트위터이자 현재 X, X로 바꿔버렸잖아요.

◇이대호> 트위터가 X가 됐죠. 사실 우리 어감으로는 X가 됐다, 이러면 되게 안 좋은 어감인데. 하여튼.

◆송이라> 좀 이상하잖아요. 파랑새가 없어졌습니다.

◇이대호> 그래서 공식적으로 이름 X가 됐습니다.

◆송이라> 그래서 자신과 저커버그 CEO의 대결이 X 플랫폼에서 생중계가 될 것이고, 수익금 전액은 재향 군인을 위한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겠다, 이렇게 글을 올렸어요.

◇이대호> 구체적으로.

◆송이라> 굉장히 구체적으로. 그런데 저커버그 CEO가 역시 또 그는 자신의 SNS인 이 쓰레드에 자선기금까지 실제로 모금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좀 더 믿을 만한 플랫폼을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약간 비꼬는 듯한 글로 응수를 했습니다. 또 자기가 처음에 결투 제안을 받았을 때 8월 26일로 결투일을 제시를 했대요. 그런데 머스크가 확인을 안 해줬다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거든요. 저는 사실 머스크가 X에서 대결이 생중계될 것이고, 재향 군인한테 모금을 할 것이고 이런 얘기가 나왔길래, 양측이 협의를 하고 나서 그런 글을 올린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머스크는 저커버그가 저렇게 반응을 한 다음 날인 7일, 정확한 날짜는 아직 유동적이다, 그리고 나는 목이랑 등 위쪽에 MRI를 찍기로 했다. 그러면서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이러면서 약간 꼬리를 내리는 분위기를 연출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 알게 될 거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두 사람의 결투 논란은 결과적으로 SNS를 둘러싼 경쟁이 과열이 되면서 나온 거잖아요. 그래서 각자 자기 SNS에 저러고 올리는 걸 보면 좀 유치하죠. 그런데 어쨌든 지금 외부에서는 실제 빅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이 계속 제기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누가 이기든 간에 흥행에서만큼은 이미 성공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대호> 흥행은 이거는 따 놓은 거죠. 사실 8월 26일에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얼마 안 남은 거예요.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미리미리 준비를 또 많이 해야 되는데 선수들도, 특히 이분들은 선수가 아니니까 또 더 다치면 안 되고. 하여튼 좀 촌극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어찌 됐든 간에 이 트위터, X가 있는 것도 그렇고, 페이스북이 있는 것도 그렇고 미국의 실리콘밸리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실리콘밸리의 상황이 좀 달라지고 있어요?

◆송이라> 네, 완벽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샌프란시스코 같은 이 지역은 미국의 IT 중심 도시로 잘 알려져 있잖아요. 엄밀히 따지면 실리콘밸리는 행정구역 명칭이 아니에요. 그래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안에 있는 애플 본사가 있는 팰로앨토, 산호세, 서니베일 같은 일부 도시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일종의 별칭이 실리콘밸리고요.

◇이대호> 별칭이죠, 별칭.

◆송이라> 과거 1900년대부터 실리콘으로 된 반도체 칩을 생산했던 기업들이 이곳에 대거 자리를 잡으면서 이런 별칭이 생긴 거고요. 실리콘밸리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과거 골드 러시 때부터 크게 성장을 해왔던 서부의 산업, 관광, 문화 중심도시 샌프란시스코가 나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그 주변 지역을 베이 에이리어라고 부르거든요. 그래서 여기가 IT 중심지로 불려왔었는데, 이 지역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급격하게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이대호> 실리콘밸리, 그렇죠. 이거는 별칭이죠, 별칭. 저도 한 일주일? 일주일 정도는 다녀온 적 있는데. 송이라 기자는 거기에서 일을 한 적도 있잖아요.

◆송이라> 그렇습니다. 제가 가장 마지막으로 이 지역을 방문한 게 작년이거든요. 원래도 도심 중심부에는 유니온스퀘어 있고, 그 중심부에는 노숙자들이 진짜 그 촌을 형성하면서 또 마약을 하신 분들이 많아서 혼자 다니기 무서운 곳들 스폿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꼭 그 지역을 반드시 지나가야 된다 하면 아무와도 눈을 마주치지 말고 무조건 이렇게 가방을 잘 메고 뛰어가라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고요.

◇이대호> 거기 다 잘 사는 사람만 있고, 억대 연봉자만 있고 그런 거는 아니네요.

◆송이라>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시내로 갈수록 더 심해요. 그래서 주차할 일이 있으면 차 안에 짐들을 전부 다 가지고 내려야 되거든요. 요새는 그게 훨씬 더 심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이 좀도둑, 강도들이 차 유리를 다 깨서 털어가거든요. 특히 테슬라 차량들이 정말 집중 타깃이었어요. 요새는 이런 좀도둑들이 하도 많으니까 차에서 내리기 전에 유리에 이렇게 테이핑을 다 해놔서 문을 따지 못하게 만들어 놓거나, 반대로 트렁크를 아예 열고 그냥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내 차에는 어차피 가져갈 게 없으니 차를 뜯어봤자, 이런 경고를 날리는 거죠.

◇이대호> 이게 좀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도 아니고 실리콘밸리에서도 그렇다는 게 되게 좀 의외인데요.

◆송이라> 맞아요.

◇이대호> 그러면 이쪽에 상권이나 상업시설도 좀 많이 위축이 돼 있어요?

◆송이라> 네, 그렇습니다. 치솟는 범죄율을 견디다 못해서 지금 상점들도 다 문을 닫는 추세고요. 지난달에는 2002년부터 20년 넘게 운영을 해왔던 대형 쇼핑몰인 웨스트필드가 문을 닫기로 결정을 했고요. 최근에는 유명 백화점 몰인 노드스트롬, 삭스피프스애비뉴 이 백화점의 아웃렛 매장 같은 애들도 다 문을 닫았습니다. 여기 명품 매장도 굉장히 많거든요. 문을 연 가게들도 다 철창을 쳐놓고 방문 고객들이 오면 주위를 싹 살피고 나서 살짝 문을 열어줄 정도래요. 아니 미국의 관광, 산업, IT 중심 도시가 이런 범죄의 소굴이 되고 있다는 게 좀 놀랍다는 말로밖에 저는 표현이 안 되더라고요. 원래도 그랬는데 지금은 정말 너무너무 심해져서 떠나갈 사람들은 다 떠나갔고 이런 사람들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얘기들도 나오더라고요.

◇이대호> 아니, 가게가 철창을 쳐놓고 방문자, 손님이 오면 그때 주위를 살피고 문을 열어준다고요?

◆송이라> 상상도 못하시겠죠. 진짜 실제로.

◇이대호> 다른 지역도 아니고 실리콘밸리에서? 약간 좀 과장된 거 아닙니까?

◆송이라> 실리콘밸리는 아니고 샌프란 중심가. 실리콘밸리는 약간 밑이라서 그래도 조금 괜찮아요, 아직은.

◇이대호> 샌프란시스코 전반적으로 봤을 때 그 중심가에서도. 그래요. 일단 그러면 다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어찌 됐든 간에 샌프란시스코는 날씨도 좋고, 좀 부유하기도 하고 그 지역에서도, 미국에서도 뭔가 살기 좋은 도시로 유명한 걸로 알고 있는데.

◆송이라> 낭만의 도시죠.

◇이대호> 일단 샌프란시스코, 특히 실리콘밸리 이 지역이 엄청난 성장을 거뒀던 그 배경부터 한번 거슬러 가볼까요?

◆송이라> 이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길게 경제적 호황을 경험했던 곳이에요. 그래서 2009년부터 10년 이상 이 호황의 과시를 정말 톡톡히 누렸던 도시인데요. 스타트업의 메카가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창업자들, 인재가 모여야겠죠. 그리고 이들에게 쩐을 대주는 이 자본가들이 모여야 하잖아요. 그리고 창업가들을 배출하고 같이 연구하는 학교도 한 데 몰려 있는 게 유리한데요. 샘플 안에는 이 세 가지가 모두 갖춰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머스크가 X로 이름을 바꿨지만 트위터 본사도 여기에 있었고요. 그다음에 우버, 에어비엔비, 드롭박스 심지어 챗GPT를 만든 오픈 AI까지 쟁쟁한 신생 유니콘 기업들이 2009년도 이후에 샘플 안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MZ 세대가 이끄는 새로운 IT 스타트업의 중심지이기도 했고요. 저도 이걸 경험한 게 제가 있었던, 잠시 있었던 도시는 서부가 아닌 동부 끝쪽 보스턴이었어요. 이 보스턴도 하버드나 MIT 이런 유수의 대학들이 많잖아요. 그리고 또 바이오테크 같은 스타트업들은 동부로 몰리기도 하는데, 정말 찐 IT를 하고자 하는 친구들은 전부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가 있는 서부로 다 넘어가더라고요. 지금까지 약 160개 유니콘 기업이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대호> IT 샌프란시스코.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특히 IT 창업하려면 실리콘밸리로 가야 한다. 이런 게 통념이었던 건데. 조금 달라진다는 거고. 그러면 이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기업들도 좀 이동을 합니까? 짐을 쌓는 기업들도 있다고요?

◆송이라> 네, 그렇습니다. 몇 년 됐는데요. 이런 현상은 사무실 공실률을 보고도 잘 알 수가 있어요. 미국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CBRE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지역 내에 상업용 오피스에 6월 말 기준 공실률이 몇 퍼센트일 것 같으세요?

◇이대호> 공실률.

◆송이라> 공실률.

◇이대호> 아까도 뉴욕이 한 19% 막 이런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송이라> 여기가 31.6%가 나왔습니다.

◇이대호> 31.6%. 거의 그러면 3칸 중에 한 칸이 비어 있는 거예여?

◆송이라> 그렇죠. 이게 어느 정도 높은 거냐면,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사무실 공실률이 5% 내외였거든요. 그런데 직전 최고치가 2003년도 닷컴 버블이였는데 그때도 19% 정도가 비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이 31.6%로 역사상 정말 최고치를 찍었고요. 도심 지역의 그 빽빽한 사무실의 3분의 1이 비어 있는 셈입니다. 비어 있는 사무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인근 상권도 침체가 되고 있고, 레스토랑이나 상점들도 다 떠나가는 추세입니다. 실리콘밸리 지역으로 약간 내려와도 이 추세는 비슷한데요. 여기도 6월 기준 17% 수준으로 샌프란시스코보다는 조금 더 괜찮지만 상승 추세인 건 매한가지고요. 구글은 실리콘밸리 산호세 지역에 32만 제곱미터 이상의 대규모 캠퍼스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최근에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빅테크들은 사업 부지를 캠퍼스라고 부르잖아요. 그래서 엄청 구글촌, 메타촌 이렇게 형성이 돼 있는데 그걸 계속 확장을 해 나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이거를 지금 잠시 어쨌든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대호> 뭔가 지성으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대학교처럼 캠퍼스라고 기업들도 부르는데. 구글 캠퍼스도 엄청나게 넓은데 그걸 더 지으려고 했었던 건데 취소했다. 그래요. 공실률이 31.6%라는 거 정말 놀랍네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된 이유는 뭡니까? 3분의 1이 비어 있는 거는.

◆송이라> 다양한, 여러 가지 요인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왜 이렇게 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다 떠나가고 있는지를 제 나름대로 세 가지 정도 이유를 분석을 해서 소개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이 모든 원인을 야기한 가장 큰 빅 요인은 바로 코로나 팬데믹이죠. 이 코로나를 기점으로 이 샌프란 지역에 모든 게 바뀌었거든요. 일단 첫 번째 요인은 말씀하신 재택근무.

◇이대호> 재택근무.

◆송이라> 재택근무를 포함한 근무 형태가 사실상 영구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도시 전체가 봉쇄가 되면서 재택근무가 보편화됐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때 미국에 있어서 한국 상황을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미국은 정말로 도시가 완전히 셧다운이 됐어요. 그래서 나갈 수도 없고, 그러니까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한국도 그랬겠지만. 특히 이 지역은 IT 기업들이 많은데, 이 말은 상대적으로 사무직이 많아서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무가 많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다른 산업들에 비해서 더 높은 비율로 원격 근무를 해왔는데, 이게 복귀가 잘 안 되고 있다는 거죠. 미국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 미국 전역의 재택근무 비율이 6%에서 18%로 3배가 뛰었거든요. 같은 기간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7배 이상 재택근무 비율이 증가를 했습니다. 지금 2021년 기준으로 재택근무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에요.

◇이대호> 그럼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은 2021년 기준으로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이게 리오프닝 되고 일상 회복되고 했는데도 여전히 그러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라는 거죠.

◆송이라> 그렇죠. 2021년은 어쨌든 코로나 한복판이었던 시기니까 이해가 되는데 지금은 엔데믹으로 점점 종결을 선언을 했는데도 이 비율이 크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는 거죠. 이게 올해 연초 조사에 따르면 베이 에어리어, 베이 지역의 13%가 여전히 풀타임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요. 29%는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주 5일 전체를 사무실로 대면 출근하는 비율이 전체의 절반 조금 넘는 수준인 거죠.

◇이대호> 그래요? 그런데 이게 사람들이 한 번 재택근무를 경험해보면, 편하니까.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에는 차로 운전해서도 오래 달려가야 하고 그런 경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가 더 낫네라는 건데. 송 기자도 재택근무 했었잖아요.

◆송이라> 저도 사실 이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사람 중에 한 명인데 제가 최근에 이직을 했잖아요. 이직하고 나서 가장 힘든 점이 다른 것보다 출퇴근하는 거더라고요. 예전에 미국 회사에 있었으니까 재택근무가 기본이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그냥 바로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면 되니까 출퇴근 시간이 완전히 세이브가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정작 이 출근길 9호선에 몸을 정말 던지는 순간.

◇이대호> 그렇죠, 힘들죠.

◆송이라> 네, 갑자기 현타가 오면서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직원들끼리 한 얘기가 정말 최고의 복지는 재택이다, 재택근무다. 이런 말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고 미국에서도 그런 MZ세대들 사이에서는 그런 말이 정말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채용 공고 올릴 때도 리모트 워크를 맨 위에 써놓는 회사들도 많아요. 그게 정말로 좋은, 근로자한테는 중요한 요소라는 얘기겠죠. 물론 업무 성격에 따라도 다르고 그리고 또 그 주니어들 있잖아요. 신입사원들은 재택근무가 오히려 생산성을 더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죠. 그런데 어쨌든 저 같은 이미 10년 차 이상 된 사람들은 본인이 알아서 컨트롤 해서 일하고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는 이런 형태를 사람들이 점점 더 선호를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무실 공실률이, 사무실이 점점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그래서 요새 그 스타벅스를 스자실이라고도.

◇이대호> 아, 기자실 대신에 커피숍에서 많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데 이게 재택근무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출퇴근하는 게 당연한 거지라고 느껴질 텐데. 재택근무를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달을 해놓고 보면 다시 출근이 힘들어지는 거죠.

◆송이라> 네, 그렇죠.

◇이대호> 사람이 겪어보면 그렇게 무섭습니다. 그러면 반대로 직장인 입장에서는 재택근무를 당연히 선호를 할 텐데 회사 입장에서는 좀 생각이 다를 수도 있잖아요.

◆송이라> 네, 그렇죠.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도 장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기존의 사무실 공간에 들어가는 임대료, 유지비 같은 것들을 지금 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생산성이 나온다고 치면 정말 이 자본주의가 뼛속까지 묻어 있는 미국인들 입장에서는 사무실을 들어가는 비용을 세이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보니까 미국은 아이들 여름방학이 보통 6월 중순부터 두 달 반 정도잖아요. 미국 사시는 한국분들이 가족 단위로 여름에 한국에 굉장히 많이 들어오시거든요. 그런데 직장 다니는 아빠들은 보통은 1, 2주 있다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고는 했었는데 요즘에는 한 달 이상씩 나와 계시더라고요.

◇이대호> 아, 한국에서 재택근무 하는 거예요?

◆송이라> 네, 한국에서 미국 시간에 맞춰서 원격으로 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많아져서 그렇게 많이들 오시더라고요. 물론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기는 한데 회사 입장에서도 비용 측면에서는 확실히 재택이 세이브 되는 건 맞다. 하지만 경영 성과 면에서는 퀘스천인 것 같아요. 애플의 팀쿡 CEO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같은 경우는 무조건 풀타임 출근을 선호합니다.

◇이대호> 다 나와.

◆송이라> 다 나와, 안 나올 거면 그만 둬. 약간 이렇게 하시는 CEO분들도 있고요. 대체적으로 경영진들은 직원이 눈앞에 있어야 좀 안심이 되는 것도 있잖아요. 그래서 요새는 이 고용주와 피고용인들 사이에 재택근무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미국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 때문에 도심의 사무실이 점점 비어가고 있다는 거는 사실이죠.

◇이대호> 재택근무에 대한 회사 CEO들과 직원들의 생각은 좀 달라지는 거고 그래서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일정 기간 마우스나 키보드 움직이지 않으면 알림을 띄워주는 약간 이런 프로그램도 회사 내에서 심은 데도 있다 하고.

◆송이라> 그래서 그런 기기도 팔아요. 뭘 이렇게 꽂아놓으면 마우스 커서가 알아서 몇 분에 한 번씩 움직여주는 그런 제품들도 있더라고요.

◇이대호>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더니 대단합니다. 그런데 재택근무에 대한 이유가 앞에서 말씀드렸던 공실률 30%대를 다 설명해 주지는 않을 거란 말이죠.

◆송이라> 그렇죠.

◇이대호> 다른 이유도 있겠죠.

◆송이라> 바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빅테크를 포함한 IT 기업들의 대량 정리해고가 두 번째 이유입니다. 구글이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빅테크뿐만이 아니고 줌이나 우버 같은 우리가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다 하는 IT 기업들은 전부 다 올해 정리해고를 단행했는데요. 테크 분야의 해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트레킹 체크해주는 사이트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 레이오프라는 사이트인데 이거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8월 7일까지 어제까지 935개의 기업에서 22만 5300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했습니다.

◇이대호> 올해 들어서만 930여 개 기업이 22만 5300명.

◆송이라> 네, 그래서 이 수치가 이미 지난 한 해 동안에 정리해고 수보다 더 많은 수치고요. 이렇게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상업 및 주거용 부동산 수요도 급격하게 하락한 거죠.

◇이대호> 900여 개 기업이 정리해고, 그것도 올해 들어서. 작년에도 많았었는데. 아니, 그런데 이들 기업들이 대부분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들이니까 코로나19, 비대면 상황 이때는 또 돈을 엄청나게 벌었던 호황을 누렸던 회사들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1, 2년 만에 이렇게까지 대규모 정리해고를 합니까? 좀 아이러니하지 않습니까?

◆송이라> 맞습니다. 너무 예상치 못한 게 코로나였잖아요. 사실 누가 봐도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다 집에만 있으니까 모든 활동이 집에서 이루어졌죠. 그래서 홈코노미라는 말도 생겼고 일이나 쇼핑, 식사, 영화도 다 집에서 해결을 했고 그러다 보니 배달 어플, 온라인 쇼핑몰,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IT를 근간으로 하는 비즈니스의 수요가 폭발을 했어요. 그래서 이 기업들이 코로나 기간 중에 사람을 엄청나게 많이 뽑은 거예요. 막 몇만 명씩. 그런데 코로나가 끝나고 사람들은 다시 레스토랑으로 밥을 먹으러 가고 그러면서 배달앱 수요가 줄었죠.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보는 대신 요즘 다시 영화관에 가잖아요. 바비 같은 거 보러. 그런데다가 이 IT 기업들은 좀 성장성에 기대서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던 곳이 많았는데 금리까지 작년에 수직 상승을 해버리니까 그 돈의 값도 비싸지니 이들이 대출을 받는 것도 어려워지고 이러니까 결국에는 인력부터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온 거죠. 성장성에 기대서 잠깐의 성장으로 사람을 확 뽑았던 기업들이 이제는 확 다 잘라버리는 거죠.

◇이대호> 많은 분들도 여기에 좀 공감을 하시고 많은 분들이 또 놀라고 계세요. 천덕애 님 아이티 빅테크 왠지 허상이네요. 쇠락해 가는 것 같습니다라는 의견도 주셨고. 그러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IT 전문 인력들이 많을 텐데 이 해고된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송이라> 사실 엄청난 정리해고가 단행된 것은 맞지만 지금 미국 실업률이 3.5%대예요. 사실상 완전고용이거든요.

◇이대호> 미국의 고용 상황은 굉장히 훌륭하죠. 굉장히 좋죠.

◆송이라> 이 말은 정리해고된 근로자들도 다 어디론가 가 있다는 얘기예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고.

◇이대호> 거기는 고용이 좀 유연하니까. 잘려도 금방 일을 찾고.

◆송이라> 그리고 잘렸다고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레이오프라는 단어는 파이어랑은 다르대요. 그래서 레이오프는 내 회사가 어려워서 내가 하는 그 포지션이 없어진 거지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잘린 게 아니다라는 걸 엄청나게 강조를 하더라고요.

◇이대호> 미국 사람들이 약간 인식하는 것 자체가 다르네요.

◆송이라> 네, 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CNBC에 따르면 IT 분야의 정리해고자 직군 중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22% 정도고요. 인사나 마케팅 같은 그 외의 업무가 35% 이상입니다. 사실 10명 중에 2명 정도만 진짜 개발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예요. 이분들은 이 분야 자체가 계속 성장을 하고 있고 또 AI가 또 워낙에 폭발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사나 마케팅 쪽 사람들은 IT가 아닌 헬스케어나 리테일 쪽으로 옮기신 분들도 많더라고요. 어쨌든 다른 곳을 다 찾아서 지금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이대호> 그러면 실리콘 밸리의 상황이 많이 달라진 이유. 첫 번째는 재택근무였고 두 번째는 정리해고. 그리고 세 번째 이유는 뭡니까?

◆송이라> 세 번째 이유는 재택근무와 정리해고가 일하는 사람들이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벨리를 떠나는 이유라고 한다면요. 기업들도 본사의 위치를 이 샌프란에서, 죄송합니다.

◇이대호> 물 좀 드세요. 물 있잖아요.

◆송이라> 커피예요.

◇이대호> 아, 커피예요? 괜찮아요. 뭐라도 마시면, 목을 좀 축여야 됩니다. 왜냐면 혼자 너무 말을 길게 해서.

◆송이라> 기업들도 본사 위치를 샌프란시스코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는 게 마지막 이유입니다.

◇이대호> 아, 기업들 자체가 실리콘밸리를 떠나고 있다.

◆송이라> 그렇죠. 테슬라가 이 기업들의 엑소더스의 출발점이었는데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1년도에 나는 실리콘 밸리를 떠나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간다 하면서 본사와 공장을 이전을 했고요. 이미 텍사스에 촌을 만들고 있죠. 이어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도 본사를 오스틴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또 HP, 휴렛 팩커드 역시 텍사스로 일찌감치 옮겼고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피디아 본사가 있는 워싱턴 주의 시애틀도 지금 IT 기업들이 점점 더 몰려들고 있습니다. 실제 코로나 기간 중에 실리콘밸리 지역은 테크 기업의 사무실 임차가 감소를 했는데 시애틀은 오히려 늘었어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예 지금 건물을 새로 지었고요. 애플도 12층짜리 빌딩을 임차를 했습니다. 이처럼 과거에는 기업들이 모름지기 IT 기업이라면 실리콘 밸리지 이렇게 마음을 먹고 다 베이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면 요새는 세금도 너무 비싸고 또 주거도 안정되지 않잖아요. 그리고 치안이 저 정도인데 누가 살고 싶어 하겠어요 그래서 탈 실리콘밸리를 외치는 기업들이 늘었고 이것 코로나 이후 현상이 더욱더 가속화되는 추세입니다.

◇이대호> 그러니까 재택근무에다 정리해고에다 기업들은 또 이전하는 것까지 3중으로 겹친 거네요. 그동안에는 인재들을 모으려면 실리콘밸리에 있어야 된다라는 게 인식이었는데 그게 아니라 실리콘밸리 굳이? 거기 임대료도 비싸고 물가도 비싼데 다른 지역으로 가지 뭐. 인재들이 따라올 거야, 인식이 확 바뀐 거네요. 그래서 동부 지역으로도 많이 가고 있고. 샌프란시스코보다 그러면 앞에서 얘기했던 텍사스, 워싱턴 이런 지역들은 그런 부동산 값이.

◆송이라> 네, 확실히 쌉니다. 요새 좀 많이 오르기는 했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방 하나짜리 아파트 구할 돈으로 텍사스에 가면 수영장 딸린 단독 주택을 렌트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대호> 잠깐만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방 하나짜리 아파트 구할 돈이면 텍사스에서는 수영장 딸린 단독 주택.

◆송이라> 네, 네.

◇이대호>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요?

◆송이라> 미국이 땅이 하도 넓으니까 정말 조금만 그 주거 환경이 갖춰져 있으면 정말 대저택에서 살 수 있더라고요.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원 입장에서는 굳이 비싼 렌트비를 내고 도심 한복판에서 치안도 저렇게 안 좋은데. 그래서 실리콘밸리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 거죠.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도 미국 내 최고 수준인 법인세가 바로 캘리포니아주예요. 그리고 또 소득세도 되게 높고요. 명품을 사려고 그래도 캘리포니아는 비쌉니다. 소비세가 높아지고. 개인 소득세가 0인 워싱턴 주와 플로리다 주, 텍사스 주 이런 데로 몰려가고 있고요. 심지어 지금 국경을 넘어 캐나다 밴쿠버로까지 샌프란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들 도시들은 실리콘밸리보다 낮은 집값과 또 쾌적함, 치안, 세제 혜택까지 앞세워서 공격적으로 때는 이때다 하면서 기업과 인재들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이대호>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작은 변화는 코로나 때부터 시작이 됐고 결국 사람이 떠나고 또 기업이 떠나면 아무리 잘 나가던 도시도 장사가 없는 거네요.

◆송이라> 맞아요. 우리나라도 사실 집값이 오르려면 직주 근접이라고 해서 기업이 어쨌든 들어가야 계속 그 수요가 발생하는 거잖아요.

◇이대호> 그러니까 정말 물가 비싼 데에서 예를 들어 그쪽에서 어떤 엔지니어분들은 그러더라고요. 연봉 3억을 받아도 별로 남는 게 없다.

◆송이라> 맞아요.

◇이대호> 물가 비싸고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송이라> 그리고 최근에 앤드류 응이라고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님이 한국의 AI 석학 분이 오셨었거든요. 그분이 하신 얘기가 이 실리콘밸리 쪽 개발자들이 너무 비싸서 그러니까 몸값이 너무 높으니까 한국에는 훨씬 더 좋은 능력 있는 개발자들이 많다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 뜻은 사실 여기가 더 좋고 싸고 이런 사람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다 이런 걸로 저는 해석이 됐거든요.

◇이대호> 그렇죠. 물가 비싼 곳에 가면 그쪽에서 또 인건비도 더 많이 줘야 되는 거고 이게 악순환이 될 수 있는 거고요. 그런데 이런 일종의 도시 붕괴 이런 거는 미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일까요 아니면 다른 데도 마찬가지일까요?

◆송이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지금 미국뿐만이 아니고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지금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CBRE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글로벌 주요 17개 도시 중에서 10개의 공실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금 조사가 되고 있고요. 전 세계 평균 사무실 공실률이 12.9%예요. 금융위기 때가 13.1%였거든요. 거의 비슷한 수치로 근접을.

◇이대호> 금융위기 당시랑 현재의 공실률이 비슷한 거예요?

◆송이라> 네.

◇이대호> 그것도 글로벌 주요 도시.

◆송이라> 네, 미국이 물론 가장 심각한 지금 수준인데 미국 전체 사무실 공실률은 18%대로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수준이고요. 북미 지역의 사무실 활용률은 지금 팬데믹 이전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상업용 부동산이 많다는 홍콩도 지금 역대급 공실률을 자랑하고 있는. 자랑은 아니죠. 역대급 공실률을 기록을 하고 있는데요. 홍콩의 A급 사무실의 공실률은 지금 15%에 육박하고요. 코로나 이전의 3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의외로 공실률이 낮아요. 도쿄의 지금 평균 완전 비즈니스 평균 시내 중심부의 공실률이 지금 6% 정도 수준으로 요즘에 일본으로 자금이 많이 몰리고 있다.

◇이대호> 그렇죠. 일본으로 투자금도 많이 들어가고 있고 일본에서 거의 사람이 모자라서 거의 완전 고용 상태고 여기도. 또 일본은 재택근무 아마 많이 안 할 겁니다.

◆송이라> 맞아요. 그래서 더.

◇이대호> 1826 님이 우리도 배워야 한다라고 지적을 해 주셨고 사실 달도 차면 기운다고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올라가면 결국은 기업들도 또 인재들도 떠나갈 수밖에 없으니 우리한테 시사하는 바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 이렇게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그것도 알짜 지역이라고 또 대기업, 첨단 IT 기업이 임차를 하고 있다고 했던 곳에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투자를 많이 했단 말이죠.

◆송이라> 맞아요.

◇이대호> 그건 어떻습니까?

◆송이라> 거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했다. 이런 표현을 쓸 정도로 국내 금융회사들이 2010년대 중반 이후에 미국과 유럽, 홍콩 같은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에 경쟁적으로 투자를 했는데요. 당시에 저금리 시대다 보니까 시중에 돈이 넘쳐났잖아요. 그래서 갈 곳이 없는 이 돈들을 해외 부동산으로 정말 훌륭한 임차인들. 망할 것 같지 않은 곳들이 있는 그런 부동산으로 이 돈이 다 간 겁니다. 문제는 대출을 해 줄 때 선순위가 아니고 메자닌대출이라고 해서 중순위로 투자를 해놓은 건물들이 많았다는 거예요. 이 메자닌이라는 뜻이 이탈리아어로 건물의 층과 층 사이에 설치된 중간층을 뜻하거든요. 우리 엘리베이터 탈 때 로비랑 1층 사이에 M이라고 이렇게 버튼 누르는 것도 보신 적 있을 텐데.

◇이대호> 백화점 중간층이 있죠.

◆송이라> 그게 메자닌의 M이에요. 그래서 메자닌 대출은 문제는 금리는 높죠. 위험성이 조금 더 높으니까 금리는 더 주는데 문제가 생겼을 때 선순위가 아닌 중순위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져버리고 건물 가치들이 줄줄이 급락을 한 데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리까지 쭉 올라가면서 대출 이자도 확 오른 거예요. 메자닌으로 들어간 이 금융회사들이 지금 대거 손실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최근에 국내 금융사들이 다 모여서 펀드를 조성해서 홍콩 골딘파이낸셜 오피스 빌딩에 투자를 했던 펀드는 90% 가량을 손실 처리하기로 확정했고요.

◇이대호> 90%요?

◆송이라> 네, 90% 손실.

◇이대호> 그럼 원금 10% 남은 거예요?

◆송이라> 네, 이게 2800억짜리 펀드였거든요. 그래서 여기에 몰린 사람, 기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미국과 유럽 오피스에 투자했던 펀드들도 지금 줄줄이 땅콩으로 하반기에 우리 금융회사들의 가장 큰 내관으로 뽑히고 있어요.

◇이대호> 국내 부동산 PF만 걱정할 게 아니었네요.

◆송이라> 맞아요.

◇이대호> 그리고 또 이게 어떤 기관들의 자기 자본으로 투자한 것도 있겠습니다만 기관이 물건을 가져와서 이른바 펀드로 상품을 만들어서 그거를 개개인의 소매 판매까지도 이어지는 게 있잖아요.

◆송이라> 네, 그렇습니다.

◇이대호> 이 부동산 펀드에 많이들 가입했을까요? 어떻습니까? 사태가?

◆송이라> 네, 보통은 이런 해외 부동산 펀드들은 다 기관 자금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데 공모 펀드라고 해서 개인 투자자들한테까지 판 자금이 일부 있습니다. 전체 해외 부동산 펀드가 76조 정도거든요. 7월 말 기준으로 그런데 이 중에 2조 정도가 개인 자금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얘네들이 지금 상황이 그다지 좋지가 않습니다. 통상 부동산 펀드의 만기가 5년에서 6년 정도거든요. 보통 2017년, 18년, 19년 이때 설정이 됐기 때문에 지금 손실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펀드들이 상당수 있고요. 그런데 이 상품들을 잘 뜯어보면 지금 이익이 굉장히 나고 있는 펀드들도 있어요. 그런데 걔네들을 보니까 자산 매각을 서둘렀더라고요. 2021년도에 이미 이 자산을 만기가 한참 남아 있는데도 이제 금리도 오르고 부동산 상황 안 좋아질 거다 하는 판단으로 자산을 빨리 매각을 한 펀드들은 지금 이익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타이밍이죠.

◇이대호> 그러게요. 이거 그냥 버텨야 되는 건지 참 어렵습니다. 다시 실리콘밸리로 돌아가서 보면 다시 실리콘밸리가 부활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그냥 쇠락의 길로 가게 될지 어떨까요? 이것도 좀 시나리오별로 봐야 될 건데.

◆송이라> 그렇죠.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우선 시간이 흐를수록 재택근무 비율이 점점 더 낮아져서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는 직원들이 많아진다면 공실율도 자연스럽게 낮아지겠죠. 물론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겠지만 지금 물가도 너무 높고 경기 침체 우려로 예전보다 기업 경영진들의 힘이 파워가 더 강해진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들이 원하는 대면 근무의 비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정말로 과거 디트로이트처럼 도시가 완전히 쪼그라드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데요. 만약에 재택근무 비율이 꾸준히 올라가고 IT 기업들의 탈 실리콘밸리 행렬이 이어진다면 현 상황은 더욱더 악화될 수밖에 없겠죠. 실제 다 잘 아시겠지만 디트로이트라는 도시가 1950년대에 인구 180만 명으로 미국 네 번째로 큰 도시였거든요. 자동차 산업의 정말 핵 중심지였는데 일본 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터지고 하면서 미국 지자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파산 신청을 했던 곳이었어요. 그 이후에 지금 꾸준히 부활을 꿈꾸면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여전히 그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디트로이트에서 반면교사를 삼을 것은 디트로이트가 자동차 산업에만 지나치게 의존을 했기 때문에 빠르게 쇠락했다는 거예요. 그 산업이 확 무너지니까. 결국에 쇠락의 길을 걸은 거는 샌프란시스코도 IT에만 지나치게 의존을 하고 나머지 것들이 해결이 안 되면 디트로이트의 전초를 밟을 수도 있다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대호> 디트로이트. 그래서 여기를 이른바 러스트벨트라고 해서 예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할 때 여기를 되살리겠다 막 이랬던 거잖아요. 하나의 산업에 너무 목을 매고 있었던 것들. 그 산업이 기울면은 같이 도시 전체가 위험해지는 것. 김현우 님이 송이라 기자님한테 자료 조사하시느라 꽤 고생하셨을 것 같습니다. 또 배워갑니다라고. 이거 혼자서 한 40분 넘게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한다라는 게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가 준비한 질문만 해도 이게 한 20개가 넘습니다. 장난이 아닙니다. 다시 실리콘밸리로 돌아가서 어찌 됐든 간에 자동차 산업과 다르게 IT 산업은 계속해서 성장을 하고 있고 발전을 하고 있는 산업이잖아요. 또 실리콘 밸리는 IT의 메카이기도 하고 송이라 기자가 봤을 때는 어때요 실리콘 밸리의 전망이.

◆송이라> 저 개인적으로는 디트로이트의 전철을 밟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새로운 지금 AI 비즈니스도 사실은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을 하고 있고 오히려 너네가 너무 지금 몰려 있다 이런 비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예요. 좀 이렇게 퍼뜨려라.

◇이대호> 구글도 그렇고 오픈 AI도 그렇고 다 그렇죠.

◆송이라> 맞아요. 샌프란시스코가 마약에 취해 있고 범죄율도 높지만 이건 단편적인 어떤 사실 현상일 뿐이고 기업가들에게는 개척가 정신, 파이오니어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곳이 또 실리콘 밸리 베이 지역이거든요. 생성 AI라는 개념이 등장을 작년부터 했고 거대 언어 모델, 이미지 모델 이런 것들을 이용한 수많은 서비스들이 지금 태동하고 발전이 되고 있어요. 한 산업에 이렇게 인재와 자본이 모이게 되면 또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수밖에 없잖아요. 지금 피치북에 따르면 생성 AI 스타트업 관련 거래가 2022년도에 45억 달러였는데요. 이게 2023년도 올해 상반기에만 123억 달러로 3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빅테크들도 기존 사업을 줄일지언정 이 AI 관련 투자나 연구개발 비용을 더 많이 쏟아붓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곳이 그 AI가 다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저는 그래도 아직은 실리콘 밸리가 좀 중요한 위치에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대호> 이게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게 나중에 되면 인공지능이 분명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할 텐데 일단 지금 실리콘밸리는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인재 확보도 더 늘어나는 거고요.

◆송이라> 그렇죠. 물론 이 AI가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게 가장 큰 우려 사항이고 일부에서는 실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그런데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막 산업이 태동하는 시기이고 AI 관련 인력이 지금은 오히려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자료에도 나와 있는데요. 링크드인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GPT라는 단어를 언급한 일자리가 전년 대비 무려 80%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자 시장의 성장률은 10년 사이에 30% 가까이 오히려 더 증가할 전망이고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I 스타트업의 한 대표는 어떤 인터뷰에서 샌프란에 본인이 온 지 지금 10년이 넘었는데 지금 같은 이 에너지를 느껴본 적이 없다 이런 멘트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제 주변에도 보면 처음에는 인터넷 붐, 그 이후에는 스마트폰 등장하고 모바일 붐 그다음에 AI 붐이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 그 인력과 자본의 출발점이 어쨌든 실리콘 밸리라는 점은 지금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이죠.

◇이대호> 그래서 또 AI가 실리콘 밸리의 또 다른 기회가 되는 거고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좀 도시가 악화되고 있고 그쪽에 사람들도 떠나가고 범죄율도 높아지고 그러면 뭔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실리콘밸리나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을 좀 주시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송이라> 그렇죠. AI로 지금 생명선이 약간 연장이 된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 사이에 정부에서는 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주거비 안정이 시급한 상황이고요. 그래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지금 빈 사무실 공간들을 주거용 공간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주거 공간이 확보가 되고 살인적인 물가나 주거비가 해결이 될 수 있다면 다시 사람들이 몰릴 것이고 이거는 새로운 산업을 다시 끌어당길 요인이 될 수도 있겠죠. 좀 살 만한 도시로 만드는 게 제일 급선무일 것 같아요.

◇이대호> 9651님, 송 기자님은 고생하셨겠지만 들을수록 흥미진진. 너무 유익하고 재미있었습니다라고.

◆송이라> 감사합니다.

◇이대호> 고맙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많이 몰랐던 실리콘밸리 지역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다 잘 나가는 줄만 알았는데 아주 의외의 이야기도 깊이 있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경제신문의 송이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송이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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