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댄스 삼매경’에 빠진 코스타리카 잼버리 대원들

유경선 기자 2023. 8. 9. 20: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0명 블랙핑크 지수 ‘꽃’ 배워
기념품 받고선 “감사합니다”
미국 등 380명 서울식물원도
서울시, 12일까지 프로그램
3000여명과 남은 일정 소화
K팝 신나요!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카우트 대원들이 9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의 하이커그라운드에서 K팝 등 K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K팝 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지수의 노래 ‘꽃’이 흘러나오자 코스타리카 청소년 40여명이 두 손으로 봉오리를 만들며 몸을 좌우로 흔드는 동작을 따라 했다.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X아카데미에 모여 K팝 춤을 배운 이들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대원들이다. 전날 전북 부안 야영지에서 퇴영해 서울에 머물게 된 이들은 한 시간 남짓 진행된 K팝 체험에 집중했다.

수업 시작 후 몸풀기용으로 나온 블랙핑크의 노래 ‘휘파람’에 대원들은 반가운 표정으로 눈을 크게 떴다. 익숙하게 춤을 소화하는 대원도 보였다. 호수에(17)는 “누나가 K팝을 좋아하는데 제일 좋아하는 멤버가 지수”라며 웃었다.

본격적으로 ‘꽃’ 안무를 가르치며 강사가 박자를 맞추고 구호를 외치자 대원들은 곧잘 따라 했다. 후렴구 포인트 안무를 완전히 익히는 이날 목표를 위해 서로 동작을 알려주며 격려했고, 동작 하나를 외울 때마다 박수를 치면서 웃었다. 누군가 소란을 피우면 너나없이 입으로 ‘쉿’ 소리를 내며 수업에 집중했다.

대원 앙헬라(16)는 “날씨 때문이었지만 급작스럽게 새만금을 떠나야 했던 건 충격이었다”면서도 “K팝은 친구들이 좋아해 알고 있는데 춤 수업이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수업이 무르익자 목에 두른 스카프를 풀고 춤을 추는 대원들도 보였다. 몇몇 대원은 ‘손가락 하트’를 보여주며 “감사함을 표시하는 스카우트식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이 끝나자 대원들은 강사에게 코스타리카의 춤인 살사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유명 살사 밴드인 엘 그랑 콤보의 노래 ‘브루제리아’(Brujeria)가 흘러나오자 대원들은 능숙하게 살사 스텝을 밟았다. YGX아카데미 관계자들도 흥겨운 춤사위에 같이 몸을 들썩였다.

이날 코스타리카 대원들에게 서울 로고가 새겨진 에코백이 기념품으로 전달되자 분명한 한국어 발음으로 “감사합니다”를 외치기도 했다. 대원들을 통솔하는 스테파니 존슨은 “스카우팅은 행복과 즐거움을 찾는 것”이라며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것도 아주 중요한 잼버리의 한 부분이고, K팝을 좋아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K팝 춤을 배우는 교실 외에도 오는 12일까지 남은 일정을 서울에서 소화하게 된 대원 3000여명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날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오후 7시 디제잉·비보잉·힙합·재즈 등 다양한 음악에 춤을 추며 즐기는 공연이 열렸다. 대원 200여명은 해가 질 무렵인 오후 6시쯤 남산한옥마을을 출발해 남산서울타워까지 2시간가량 둘레길을 걸었다. 이날 오후 미국·영국·핀란드·몰디브 대원 380여명은 서울식물원도 방문했다.

영국 스카우트 대원은 지난 8일 마포구 홍대에서 마술쇼와 아이돌 댄스 거리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당초 오후 7시부터 2시간 일정으로 준비됐으나 버스킹을 원하는 영국 청소년들의 참여가 많아 오후 10시까지 이어졌다.

서울시는 대원 3000여명이 머무는 시내 13개 숙소에 보건소와 시립병원 의사·간호사를 파견하고 구급차를 지원해 24시간 비상의료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 진료실을 꾸렸다. 각 행사장에는 경찰·소방·자치구와 협력해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하고 시내 ‘찾아가는 관광안내소’의 운영 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