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댄스 배우고 머드축제 즐기고…전국 곳곳서 'K-잼버리'

8개 시·도에서 체험·문화프로그램 지원…기업도 동참
야외 활동은 오늘까지…10일부터 '카눈' 본격 영향권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경천사 10층석탑을 살펴보고 있다. 2023.8.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전국종합=뉴스1) 권혜정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라 전날 전국 8개 시·도로 거처를 옮긴 3만6000여명의 세계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국으로 확대된 'K-잼버리' 이틀차를 맞아 각 지역에서 본격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

서울 등 8개 시·도는 각 지역을 찾은 잼버리 대원들이 '잼버리 정신'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역 문화·체험 프로그램은 K-컬처부터 자연환경, 첨단 산업 현장 견학까지 다양하게 마련됐다. 새로운 체험과 모험, 교류라는 잼버리의 취지를 최대한 살려 운영된다.

3120명의 스카우트 대원을 맞게 된 서울시는 이날부터 맞춤형 문화체험 프로그램의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코스타리카 잼버리 대원 50여명은 이날 오후 마포구 YGX아카데미에서 블랙핑크 등 인기 K-팝 스타들의 댄스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남산둘레길 트레킹'에 200명의 대원들이 참여해 남산한옥마을 광장을 출발해 남산타워까지 트레킹한다.

오후 7시부터는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와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웰컴 투 서울 댄스나이트'가 열린다. 한강공원에서는 디제잉, 비보잉, K-팝, K-재즈 공연이, 광화문 놀이마당에서는 '디스코 익스피리언스 DJ공연'이 펼쳐진다. 이에 앞서 일부 스카우트 대원들은 청와대와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찾아 곳곳을 견학했다.

전북에 체류 중인 10개국 5700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은 이날 전북 곳곳에서 환대를 받으며 일정을 소화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14개 시·군은 전북 잔류 스카우트 대원 5700여명을 위해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체험 및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날에는 고사포 해수욕장과 영상테마파크 등 새만금 잼버리 부지 일원에서 10개국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이 모인 가운데 다양한 활동이 이어졌다. '미니 잼버리'로 소개된 이날 활동에는 김관영 전북지사도 동행해 대원들의 ‘추억 쌓기’를 도왔다.

부안 고사포해수욕장에서 대원들은 밧줄 지그재그, 그물 오르기 등 숲 밧줄 놀이와 잼버리 보드게임, 친환경 캠핑용품 만들기 등의 체험 활동을 만끽했다.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에서는 견학과 가상현실(VR) 체험을 통해 에너지의 원리 등을 배웠다. 새만금간척박물관과 새만금 홍보관에서는 ‘기회의 땅 새만금'을 소개받고 자유 관람 시간도 가졌다. 영상테마파크에서는 투호와 씨름, 강강수월래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경험했다.

대원들을 위한 특별 공연도 이어졌다. 고사포 해수욕장과 대원들의 숙소인 전북대, 원광대에서 특별 버스킹 공연을 각각 진행했다. 호원대에서는 K-푸드·뷰티 체험과 K-팝(POP) 및 사물놀이 공연 등이 펼쳐졌다.

충남지역에 거처를 잡은 스웨덴, 벨기에 18개국 52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은 이날 충남 보령의 대천해수욕장을 찾아 물놀이를 만끽했다. 대원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머드축제 대표 프로그램인 머드몹신&머디엠(공연·물 분사)과 머드탕, 해수욕장을 오가며 이색 체험을 즐겼다.

전날 인천에 도착한 37개국 3198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을 위해 인천시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앞서 지난 6일 새마금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대원 1060명을 합치면 38개국 4258명이 인천에서 남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홍보관, 스마트시티 운영센터, 송도센트럴파크를 둘러보는 ‘에코시티 인천’과 송도G타워-송도센트럴파크-세계문자박물관-송도현대프리미엄 아울렛을 운행하는 ‘시티투어’를 준비했다. 또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해 있는 바이오기업 셀트리온 등 기업체 견학프로그램도 대원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개항장 역사투어 △월미도 투어 △청라국제도시 탐방 등 인천로컬 프로그램과 강화도에서 역사를 탐방하고 마니산 등반, 레포츠파크 체험을 하는 자율탐방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9일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을 방문한 세계스카우트 대원들이 머드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충남에는 잼버리에 참가한 18개국, 대원 6000여 명이 대학 기숙사와 공공 시설에서 무물며 프로그램을 징행할 예정이며, 이날 대천해수욕장에는 충남지역 52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방문했다. 2023.8.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세종시를 찾은 불가리아 대원들은 이날 전통문화체험관을 찾아 동화스님(묘견암)의 지도 아래 굴림 만두탕과 오이탕탕이 등 사찰 음식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다. 자신들이 먹을 사찰 음식을 만들 때는 재료 하나하나 꼼꼼하게 손질하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만두와 반찬을 만드는 내내 웃음꽃을 피웠다.

이후 직접 만든 음식과 체험관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마친 대원들은 3층 명상체험실에서 휴식을 취하며 여독을 풀었다.

전통문화체험관 관장 원묵스님은 "불가리아에서 새만금으로, 새만금에서 다시 세종으로 오는 긴 여정 끝에 만난 인연인 만큼 오늘 체험이 즐거웠길 바란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산업현장 탐방에 나선 잼버리 대원들도 있다. 전북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 경기 이천시 청강대에 여장을 푼 캐나다 잼버리대원 170여명은 이날 SK하이닉스를 견학했다. 11일에는 이은결 매직쇼를 관람한다.

현대자동차 마북캠퍼스에 머무는 네덜란드 청소년 대원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 종합연구시설인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를 방문했다. 핀란드와 홍콩, 슬로베니아, 필리핀, 엘살바도르 등 대원들도 현대차그룹의 주요 사업장을 견학한다. 현대차그룹은 아산공장을 비롯해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화성,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북에 남은 스카우트 대원들은 '미니 잼버리'를 이어가고 있다. 9일 부안군에는 방글라데시, 인도, 포르투갈, 폴란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몽골, 에콰도르, 이집트, 피지 10개국 5763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북 지역 영외활동을 위해 다시 집결했다.

미니잼버리는 전북에 머물고 있는 스카우트 대원 전원은 3개 조로 나눠 이날 오전 10시 부안에 집결해 오후 4시까지 부안영상테마파크 전통문화체험, 고사포해수욕장 숲 밧줄놀이체험,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 및 새만금 홍보관 견학, 직소천·부안댐 견학 등을 즐겼다.

특히 부안군 하서면 하서초등학교 학생 30여명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미니잼버리 영외과정활동장을 찾아 전북을 떠나지 않고 세계잼버리를 이어가는 스카우트 대원들을 환영하며 국제 청소년 우호를 다졌다.

한편 잼버리 대원들의 야외활동은 이날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폐영식과 케이팝 콘서트가 열리는 11일까지 태풍의 영향이 지속될 경우 안전을 위해 K-팝 콘서트를 취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새만금 잼버리 비상대책반 간사를 맡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태풍 카눈 북상에 따른 비상대피 현황 브리핑'에서 "내일은 절대 영외 프로그램이 안 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영외 프로그램이 어렵다는 것은 개인적인 판단"이라면서도 "내일 태풍이 우리나라 정중앙을 통과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 학생들이 영외 활동을 하게 놔둘 수는 없다"며 "행안부 차원에서 야외활동은 못 하게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