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소나기’같은 영화”…유해진X김희선 조합의 ‘달짝지근해’
"어떻게 보면 성인 버전의 '소나기' 같은 느낌도 있어요. 시나리오가 재밌기도 했지만 훈훈함도 줄 수 있겠구나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26년 연기 인생에서 첫 '코믹 로맨스 주연'을 맡은 유해진 배우의 소감입니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달짝지근해:7510'의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고른 이유를 밝히며 나온 이야기인데요. 유해진과 김희선, 두 주인공의 극 중 배역인 '치호'와 '일영'의 이름을 숫자로 치환한 '7510'이 부제로 붙었을 만큼, 두 배우의 호흡이 아주 중요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내용은 숫기 없는 한 남자가 발랄한 매력의 여성을 우연히 만나며 사랑이 싹튼다는 줄거리를 따라갑니다. 2002년 '연애소설'로 데뷔해 '완득이'와 '증인' 등을 만든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시나리오 원안은 '극한직업'과 '드림' 등을 만든 이병헌 감독이 썼는데요. "마냥 웃기기만 한 것보다는 동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무엇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는"(이한 감독) 이야기가 되도록 오랜 각색 작업을 거쳤습니다.
유해진이 연기하는 '치호'는 사고뭉치 형에게 잡혀 사는 데다 어린 시절 교통 사고로 인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노총각이지만, 티 없는 순수함이 장점입니다. 형이 진 빚을 대신 갚으러 대부업체에 들렀다가 만난 상담원 일영을 만나고요. 스 무살 때 사고로 생긴 딸을 혼자서 열심히 키워온 일영은 어린아이와 놀아 주는 치호의 자상함을 알아보고 한눈에 끌리지만, 치호의 형 석호와 일영의 딸 진주, 그리고 치호의 상사인 제과 회사 사장 병훈 등은 이 연애가 마냥 곱게 보이지 않습니다. 죽었다던 일영의 전남편도 멀쩡히 살아서 훼방을 놓으러 나타나고요. 이들이 어울리며 벌어지는 '달짝지근한' 연애담이 영화의 내용입니다.
마냥 '달달하다'라고 내세우는 게 아니라, 한 단계 낮은 '달짝지근'이란 표현을 고른 이유가 뭘까. 영화 속 인물들의 로맨스는 화려한 낭만 대신 일상의 소박함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분식집의 대명사 김밥천국과 대부업체 사무실, 숨이 턱 차는 경사를 자랑하는 '달동네' 골목길 등이 이들의 주 무대죠. 배우 임시완과 고아성이 깜짝 까메오로 등장해 연기하는 젊은 연인들이 이별도 화해도 "드라마처럼" 요란하게 하는 것과 달리, 이들의 연애는 평범하고 풋풋합니다. 마치 조미료 없이 편안한 '집밥'처럼요.
1990년대 연예계를 주름잡았던 '원조 정석 미녀' 김희선과 소위 '연기파 배우'에 속하는 유해진. 선뜻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을 영화 속에서 이어주는 것도 다름 아닌 '밥'입니다. 치호의 형으로 등장하는 차인표 배우는 간담회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랑이 하고 싶어지고, 김밥이 먹고 싶어지면 우리 영화는 성공"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뜨거운 장국 그릇이 식탁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휴지를 받쳐 주고, 잘 떼어지지 않는 김밥 한 알을 함께 집어 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감독은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유 배우가 영화를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에 빗댄 것도 이해가 갑니다.
수백 억대 제작비를 들인 여름 대작들과 함께 극장에서 맞붙게 된 '달짝지근해:7510'만의 매력에 대해 배우들은 입을 모아 "편안한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거나 긴장해서 보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 영화"(한선화 배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아주 작고 따뜻한 이야기"(진선규 배우)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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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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