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3만6000여명 수도권 등지 대피… 산업·문화탐방 대체 [새만금 잼버리 조기 철수]

김동욱 2023. 8. 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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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향후 일정 어떻게 되나
8일부터 새만금 벗어나 영지 이동
상당수 참가자 “야영지 떠나 아쉬워”
정부·조직위선 안전대책 철저 대비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폭염에 이어 태풍 ‘카눈’ 한반도 북상으로 야영을 조기에 중단하기로 하면서 조직위원회와 참가국 대표단은 향후 일정 소화를 고민하고 있다. 사실상 새만금 잼버리가 막을 내리고 ‘문화탐방’과 공연으로 잔여 일정을 채우는 상황에 처했다. 새만금에서 진행되던 프로그램은 8일부터 중단하고 참여국별로 수도권 일대로 영지를 옮겨 산업·문화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잼버리 주요 행사 중 K팝 콘서트는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재조정됐다.
경복궁 찾은 영국 스카우트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해 서울로 이동한 영국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형형색색 한복을 입고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부안군 프로그램 중단과 수도권 등으로 분산 대피 방침은 한국 정부와 세계스카우트연맹의 합의 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에 숙영 중인 146개국 3만6000여명은 다음날 오전 10시부터 버스 1000여대를 이용해 전국 각지에 순차적으로 이동한다. 비상 숙소는 전국 자치단체 협조를 받아 태풍 영향권에 들지 않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앞서 최대 참가 대원(4400명)을 파견한 영국과 미국(1020명)은 극심한 폭염을 견디지 못해 지난 5일 서울 일대 호텔과 경기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대원들을 이동시키고 잼버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소식을 전해 들은 각국 청소년 참가자들 상당수는 “덥지만 고르지 않은 일기 상황으로 야영지를 떠나게 돼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각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지역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던 전북 14개 시군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7일 전북 부안군 고사표 해수욕장을 찾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영외 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날도 영내 프로그램을 절반가량 대폭 줄이고 영외와 전북 시군들과 연계한 전통문화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영외에서는 인근 군산 고군산군도와 가력도 일대에서 계획한 ‘섬트레킹’ 등을 제외하고 부안 영상테마파크와 줄포만생태공원, 줄포만갯벌생태공원, 고사포해수역장 등에서 문화체험과 트레킹, 해양 활동을 벌였다. 오후 8시부터는 잼버리장 델타구역 대집회장에서 17개국 참가 대원들이 각국 전통 춤과 노래 등 장기를 선보이는 ‘새만금 갓 탤런트’ 공연을 벌여 큰 호응 속에 무더위에 지친 서로를 위로했다. 이번에 마련한 잼버리 프로그램은 영내 48종 143개, 영외 9종 31개, 14개 시군 연계 8종 30개 등 총 65종 204개다.
앞서 잼버리 조직위는 지속되는 폭염으로 영내 활동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전북 시군과 연계해 문화체험을 통해 스카우트 대원들이 다양하고 안전하게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세계스카우트연맹에 제안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 90개 프로그램을 준비해 체험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를 수용하고 태풍 등 비상상황 발생 시 전북지역 학교 강당과 체육관 등 234곳에 마련한 임시대피소를 숙소 위주로 이용하고 급식과 의료, 생활 안전 등 대책을 마련 중이었다. 하지만 일본열도를 향해 북상하는 6호 태풍 ‘카눈’이 당초 예상과 달리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상황은 또다시 반전돼 새만금 야영지에서 중도 철수하는 처지가 됐다.
7일 전북 부안군 고사표 해수욕장을 찾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영외 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조직위는 K팝 콘서트는 폐막일을 하루 앞둔 11일 상암월드컵경기장 등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재조정했다. 같은 날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개최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장소를 다시 번복한 것이다. 그만큼 급박하게 이뤄진 일정조정으로 혼란이 컸다는 의미다.

조직위 관계자는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잦은 번복과 졸속 운영의 허점을 노출했으나, 정부와 민간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야영지 상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프로그램 진행도 안정을 되찾고 있는 시점에 영지를 떠나기로 해 아쉬움이 크다”며 “이번 잼버리에 참가한 세계 각국 청소년들이 가장 고대하는 행사 중 하나인 K팝 콘서트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안=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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