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산바 닮은 태풍 카눈... 한반도 중심 관통, 파급력 더 세진다

이혜진 기자 2023. 8. 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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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쯤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해 한반도 중심을 따라 북진할 것으로 예보된 제6호 태풍 ‘카눈’의 예상 경로가 2012년 한반도를 덮쳤던 태풍 ‘산바’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태풍 산바는 남해를 통해 한반도에 진입해 강릉 앞바다로 빠져나가면서 4명의 사상자와 3700억원의 피해를 냈다. 카눈은 산바보다 한반도 내륙에 머무는 경로가 더 긴 데다 남해안의 높은 수온 영향 등으로 파급력은 더 셀 가능성도 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350㎞ 해상을 지나며 동진하다가 이날 저녁 북서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가고시마를 동쪽에 끼고 강도 ‘강’을 유지하며 한반도를 향해 북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경로를 보면 오는 10일 오전 남해안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해, 같은날 오후 3시에는 대구 서북서쪽 약 60km 부근 육상을 지날 전망이다. 이때 태풍의 강도는 ‘중’으로, 강풍 반경은 300km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과 유사한 경로를 지닌 태풍으로, 11년전 태풍 산바를 꼽았다. 2012년 9월16~17일 한반도를 휩쓴 태풍 산바는 17일 낮 12시 전후 경남 진주 인근을 통해 상륙해 대구와 영주, 강릉, 양양 등을 지나 17일 오후 늦게 북한쪽 동해 앞바다로 진출했다. 국내 상륙 당시에는 이번 태풍 카눈과 같은 강도 ‘강’(기차 탈선 수준)의 위력으로 남해안부터 경상, 강원을 초토화시켰다.

산바의 순간 최대 풍속은 통영에서 39.4㎧(시속 141.84㎞)를 기록했고, 이틀 만에 최대 399.2㎜(제주)의 비가 내렸다. 당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등 4명의 사상자와 약 3700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이번 태풍 카눈은 산바보다 파급력이 더 클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보다 남해안의 수온이 높고, 한반도 내륙을 지나는 예상 진로가 더 길기 때문이다. 현재 남해안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2도 높은 29도 정도다. 해수면 온도가 높을 경우 수증기가 더 많이 증발하며 태풍이 세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 또 예상 경로를 보면 한반도 중심을 따라 북쪽으로 치고 올라가는 양상으로, 내륙을 통과할 때 강풍 반경이 250~300㎞이기 때문에 전국 대부분 지역이 카눈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

최대 순간풍속 예상치는 경상해안 40㎧ 안팎, 강원영동·경상내륙·제주 25~35㎧, 경기남동내륙·강원영서·충남동부·충북·전라동부 20~30㎧, 수도권·충남서부·전라서부 15~25㎧이다.

9~10일 강수량은 강원영동 200~400㎜(많은 곳 500㎜ 이상), 영남 100~200㎜(경상동해안과 경상서부내륙 많은 곳 300㎜ 이상), 나머지 지역 50~100㎜(제주산지 많은 곳 200㎜ 이상, 경기남부·강원영서·충청내륙·전라동부·제주중산간 많은 곳 150㎜ 이상)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태풍 카눈 예상 경로를 보면 2012년 산바, 2020년 하이선 경로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근처를 지나는 태풍의 경우 어떤 지점으로 상륙해, 어떤 경로를 지나는지 간에 전국적으로 직간접 영향과 피해를 입히게 되므로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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