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 필요한 방송” 외국인 편견 깬 ‘이웃집 찰스’ 잔잔해서 더 뜻깊은 400회 [종합]

[뉴스엔 장예솔 기자]

'이웃집 찰스'가 400회 생일을 맞았다. 변화가 심한 방송계에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7월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하모니 광장에서 KBS 1TV '이웃집 찰스' 400회 특집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정효영 CP, 강승화 아나운서, 홍석천, 사유리, 브루노, 크리스티나, 소하기가 참석했다.

'이웃집 찰스'는 취업, 학업, 결혼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사회에 정착해서 살아가려고 하는 외국인들의 생생한 리얼 적응 스토리를 다룬다.

지난 2014년 추석 특집 파일럿으로 문을 연 '이웃집 찰스'는 이듬해 정규 편성돼 8년째를 맞았다. 오는 22일 방송되는 400회 특집은 한국 사회의 주요 사건들을 외국인의 입으로 듣는 토크쇼로 꾸며진다.

이날 정효영 CP는 400회 소감에 대해 "그간 많은 외국인이 저희 프로그램과 함께 해주셨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이웃이라는 느낌을 주는 게 목표였다. 틀린 모습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도록 친근함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지난 8년을 돌이켰다.

이어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 특히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유리 씨, 홍석천 씨, 강승화 아나운서도 감사드린다. 크리스티나와 소하기처럼 흔쾌히 방송에 자신의 삶을 내어준 출연진들께도 감사하다"며 공을 돌렸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저는 331회에 합류해서 1년 조금 넘게 진행하고 있는데 그동안 했던 프로그램과 다르다는 걸 느꼈다. '이웃집 찰스'를 하기 전에는 무심결에 많은 일들을 지나쳤고, 외국인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다. '이웃집 찰스' 출연은 지난날을 새삼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출연진들은 공통적으로 '이웃집 찰스'를 통해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홍석천은 "우리나라가 다문화 국가로 가는 데 있어서 '이웃집 찰스'가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을 포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스튜디오에 아이들도 많이 출연하는데 이들이 미래에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 될 거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언어를 2~3개씩 사용한다. 또 아이들이 얼굴도 예뻐서 K컬처, K팝을 얘네들이 이끌 것 같더라. 한정적인 외국인 멤버 역할이 아니라 이 친구들이 그룹을 다 차지할 것"이라며 "다문화 국가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한다면 우리나라가 더 발전할 수 있다. 그 중심은 '이웃집 찰스'에 나온 아이들이다. 찰스들을 많이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특히 피부색이나 인종으로 차별받지 않도록 관심 있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강승화 아나운서 역시 "외국인 하면 '유럽권은 이럴 것이다, 아시아권은 이럴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근데 '이웃집 찰스' 하면서 같은 나라여도 어느 지역에 왔는지에 따라 성향이 다를 수 있구나를 느꼈다. 서양이라고 해서 우리와 교육관이 다르지 않고 비슷한 곳이 많다. 또 아시아라고 해서 우리와 다른 곳도 많다. 예전에는 아시아권은 비슷하고 서양권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마다 정말 다르구나', '잣대 하나만 가지고 그 사람을 보면 안 된다'를 느꼈다"고 거들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외국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했다. '이웃집 찰스'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정효영 CP는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이 대학을 다니고 군대 가는 일상적인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한다. 과거에는 외국인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지금은 '외국인으로서 이 나라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더라. '이웃집 찰스'는 동시대성을 반영해서 21세기 외국인들이 어떻게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사회 일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명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홍석천은 "최근 광화문에서 유튜브 촬영을 했는데, 해외에 살다가 3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 두 분을 만났다. 울먹거리면서 '이웃집 찰스' 매주 열심히 보고 있다고 하셨다. 왜 30년 만에 방문했냐고 물었더니 '미국에서 사는 게 그렇게 쉽지 않다'고 하더라. 한국에 정착하는 외국인들이 그런 마음일 것 같다. 광화문에서 만났던 두 분이 매해 한국에 방문했을 때 나아지는 한국을 봤으면 좋겠다. 400회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1000회까지 KBS를 대표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기 출연해주시는 외국인들이 가면을 쓴 도깨비가 아니라 옆집에 사는 친구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800회까지 하고 싶다는 소박한 욕심이 있다. 앞으로도 '이웃집 찰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며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웃집 찰스' 400회 특집은 오는 22일 화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 제공)

뉴스엔 장예솔 imyesol@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