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이웃집 찰스', 외국인에 대한 편견 없애…1000회까지 가길"(종합) [N현장]

김민지 기자 2023. 8.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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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찰스'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
'이웃집 찰스'/KBS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웃집 찰스'가 의미 있는 400회를 맞았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KBS 본관에서 KBS 1TV '이웃집 찰스'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정효영 CP와 MC 강승화 아나운서, 홍석천, 사유리 그리고 외국인 출연자 브루노, 크리스티나, 소하기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효영 CP/KBS 제공

'이웃집 찰스'는 취업, 학업, 결혼 등 다양한 이유로 익숙한 세상을 떠나 낯선 한국 땅으로 온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에서 정착해 살아가려고 하는 생생한 적응 스토리를 다룬다. 정 CP는 "'이웃집 찰스'는 2014년 파일럿으로 처음 론칭한 뒤 2015년부터 8년 동안 정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라며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이웃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친근한 모습을 담으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8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흐름도 많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이제 외국인 200만 시대"라고 한 정 CP는 "여기서 태어난 친구들이 대학, 군대, 회사에 가는 흐름들이 있어서 초창기와는 다르게 그런 모습을 담으려 하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외국인이 도와줘야 할 사람이었다면, 이젠 '한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그 모습을 정직하게 담으려 한다, 한국사회에서 외국인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자리매김하는지 담는 중"이라고 방향성에 대해 언급했다.

홍석천/KBS 제공

초창기 멤버인 홍석천은 프로그램이 가진 의미에 대해 사견을 밝혔다. 홍석천은 "1995년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반지하에 살았는데, 당시에 외국인 친구를 만나는 곳은 이태원과 홍대 정도여서 나도 그때부터 교류를 시작했다"라며 "한국에서 본인들의 꿈을 이루려는 외국인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때 브루노도 알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라며 "예전에는 간단한 이유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꿈을 이루려고 한국을 찾는 이들이 많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 와서 정착한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사실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는 생각 때문에 아직 편견이나 선입견이 존재하고 이방인을 포용하는 게 부족하다"라며 "'이웃집 찰스'를 통해 대중이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앞으로 꾸준히 갖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사유리는 "'이웃집 찰스'에 나오면서 매주 친구가 많아지고 있다"라며 "우리 집에서 밥 먹고 놀다 가는 친구들이 많아져 관리를 잘해야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내가 임신했을 때 비밀로 했는데 두 달 동안 기다려준 제작진의 의리가 고맙다, 나도 의리를 지킬 테니 자르지 말라, 먹고살아야 한다"라며 "홍석천은 내가 만삭이었을 때도 임신을 한 지 몰랐다더라"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홍석천은 "살이 좀 찐 줄 알았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내가 하와이에 갔을 때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이 '이웃집 찰스'를 잘 보고 있다면서 나를 알아보더라, 슈퍼스타였다"라며 "해외에 있는 한국인들에게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웃집 찰스'/KBS 제공

진행자 강승화 아나운서도 "나 역시 진행을 1년 넘게 하고 있는데 '이웃집 찰스'는 지금까지 했던 프로그램과 다르다"라며 "진행을 하면서 그동안 무심결에 지나쳤던 것들을 알게 됐다"라고 했다. 그는 "나도 '유럽은 이럴 것이다', '아시아는 이럴 것이다'라는 편견이 있었고 오해도 했다"라며 "그런데 같은 나라여도 지역에 따라 다르고, 서양 국가여도 교육관이 우리나라랑 비슷한 나라도 있더라, '찰스'를 하면서 어떤 잣대 하나로 그 사람을 보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라고 사견을 전했다. 이어 "'이웃집 찰스'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니 많이 사랑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외국인들 역시 소감을 전했다. 1990년대 방영된 KBS 2TV '한국이 보인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탈리아 출신 브루노는 "1997년에 교환학생을 하러 와서 몇 개월 있다가 가려고 했는데, 보챙과 출연한 '한국이 보인다'의 인기가 생각보다 많아 5년 동안 방송 활동을 했다가 매니지먼트사와 문제가 생겨 (이탈리아로) 돌아갔다"라며 "이후 20년 만에 돌아와 5년째 살고 있는데, 예전이랑 비교하면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변했다"라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어릴 때부터 한국 문화에 많이 노출돼 (한국이) 완전히 외국처럼 느껴지진 않는다"라며 "그런데 아직 사람들이 내가 김치를 먹으면 놀란다, 김치 먹은 지 35년 됐는데"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크리스티나/KBS 제공

'미녀들의 수다'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출신 크리스티나는 "나도 '미수다'로 처음 나와서 KBS에 올 때마다 고향에 온 느낌"이라며 "그때가 2006년이었는데 지금은 한국 사회가 많이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 언어가 달라도 우리는 같은 사람"이라면서 "외국인을 같은 사람으로 봐 따뜻한 한국 사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출신 소하기는 "'이웃집 찰스'에 출연해 너무 감사하다"라며 "방송을 통해 외국인들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좋은 점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소하기는 "한국 사람들은 너무 친절하다, 내가 처음에 한국말을 전혀 몰랐을 때도 눈짓, 손짓으로 설명을 해주려고 해서 감동이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역시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 '빨리빨리' 문화는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적응을 하니 편하다"라며 "이제 이탈리아에 가면 답답하다"라고 해 웃음을 줬다.

'이웃집 찰스'/KBS 제공

'이웃집 찰스'에서는 외국인 가족들의 소소한 갈등도 찾아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헤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이에 대해 정 CP는 "방송이다 보니 갈등 요소를 찾으려는 것도 있는데, 요즘은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외국인 며느리, 사위에 대해 열려 있고 스스럼없이 대해주신다"라며 "억지로 연출을 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홍석천은 "중장년층도 '이웃집 찰스'를 보면서 '우리 며느리, 사위가 외국인이지만 가정을 잘 꾸릴 수 있구나'를 아시는 게 선한 영향력인 것 같다"면서도 "물론 갈등이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그분들은 방송이 나간 뒤에도 그 지역에서 생활을 하셔야 하고, '이거는 빼달라'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어서 수위를 조절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홍석천은 "얼마 전에 유튜브 촬영을 하다가 한국에 30년 만에 오신 미국 재외동포 분들을 만났다, 왜 30년 만에 오셨다고 물으니 미국에서 사는 게 쉽지 않으셨다더라"라며 "입장을 바꿔보면 한국에 온 외국인들 역시 그런 마음이 아닐까, 그분들이 멋지게 꿈을 이루도록 우리도 더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줬으면 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웃집 찰스'가 400회까지 왔는데,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아서 1000회까지 가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웃집 찰스'/KBS 제공

한편 '이웃집 찰스'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40분 방송된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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