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박인터뷰] 카카오택시 감사의 팁?..."두 공급주체가 소비자 의견 완전히 빼고 결정"

전용우 기자 2023. 8.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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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호출시장의 90% 이상, 가맹택시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시장지배적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택시의 위력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카카오택시가 지난달 19일 팁 서비스를 시작한지 꼭 보름이 지났습니다.

카카오는 시범 서비스라며 '감사 팁'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승객이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 휴대폰 앱에 뜨는 별점 평가에서 5점 만점을 줄 경우에만 팁 제공 여부를 질문하는 방식입니다. 액수는 1000원, 1500원, 2000원 등 세 개입니다.

카카오 측은 일반 호출이 아닌 카카오블루, 카카오블랙, 벤티 등에만 팁 서비스 장치를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들이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선보인 뒤 팁으로 보답받으면 서비스의 품질 향상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기대입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전 한국소비자학회 회장)는 JTBC 담박인터뷰에서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의견은 완전히 빠진 채 팁 서비스가 도입됐다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공급자의 두 주체인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택시협의체가 의논해 돈을 더 걷겠다"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카카오택시 팁 정책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습니다. "공정위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행위를 할 때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냐 없냐를 본다"며 "공정위에서 뭔가 의견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충분히 된다"는 설명입니다.

카카오택시 팁 서비스의 시범 정책이 공식화하기까지 가장 큰 변수로는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될 것"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담박인터뷰
진행 - 전용우 선임기자
대담 -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전 한국소비자학회 회장
일시- 2023. 8. 4

인터뷰 요약
▷"카카오택시 팁...택시 비용이 올라간다는 소비자 감정 때문에 부정적 의견 높아"
▷"공급자 위치의 두 주체가 의논해 '돈 더 걷겠다' 결정...소비자는 완전히 배제"
▷"카카오는 시장지배적사업자...윤리적 관점, 사회 전체 생각하며 행위 잘해야"
▷"공정위원회에서 관심 갖고 의견 낼 수 있는 사안으로 충분"
▷"카카오택시 팁, 다른 업태로까지 전파되면 서비스 가격 증가 요인"

인터뷰 전문

Q 카카오(모빌리티) 택시의 팁 도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범 서비스 사업인데도 관심이 매우 높아요.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A “최근 1~2년 동안 소비자들이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카카오 팁이 도입되면 결국은 택시 비용이 올라간다는 소비자 감정을 갖기 때문에 굉장히 관심도 높고 또 부정적인 의견도 높을 걸로 예상합니다.“

Q '감사 팁' 시범 사업...카카오와 가맹택시협회 상생논의 결과물이라면

A “카카오모빌리티하고 가맹택시협의체가 상생 논의를 하신 건 좋은데요. 중요한 건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소비자거든요. 소비자가 어떤 감정을 갖는지 어떤 의견을 갖는지에 대해 청취한 다음에 이것을 해결하겠다 이렇게 하셨어야 되는데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의견은 그냥 완전히 빠진 채 이 제도가 도입됐다는 것은 문제다..., 공급자에 있는 두 주체가 의논해 돈을 더 걷겠다. 그럼 결국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효과가 있는 거죠."

Q 앞서 타다, 아이엠(i.M)등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는 별말이 없었던 것 같아요

A "카카오모빌리티는 굉장히 시장 점유율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앱인데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팁에 대해) 더 부담을 많이 느꼈고요. 타다나 아이엠(i.M)은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만 이용하죠. 그렇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는 소비자의 비율도 적어 전체적으로 이렇게 부정적인 의견이 모이기에는 시장 점유율에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거죠.”

Q 아이엠(i.M)이나 타다는 점유율이 적은데 그렇다면 카카오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여서 역차별을 받으면 안 된다 이렇게 반론하면요

A “일단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사업자 선택이 여의치 않아요. 그 사업자가 제공하는 것을 그냥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얘기죠. 그렇기 때문에 시장 지배적 사업자는 시장 지배적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뭐든지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더 윤리적인 관점,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관점에서 행위를 잘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도 어떤 행위에 문제가 있는가 없는가를 면밀히 검토해 제재도 가하고 그러는 것입니다.”

Q '카카오택시 팁'...공정거래위원회 검토 대상일까

A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행위를 할 때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냐 없냐를 강조점으로 보기 때문에 팁을 도입하느냐 도입하지 않느냐 그것도 사실은 공정위에서 관심을 갖고 뭔가 의견을 낼 수 있는 사안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합니다.“

Q ESG(환경ㆍ사회공헌ㆍ윤리)경영 차원에서 본다면요

A "그야말로 약간 패션(유행)의 개념으로 ESG를 선포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여기서의 S는 사회적 책임이거든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경우에는 자기들의 어떤 행위가 그 사회 전체적인 소비문화라든가 소비자라든가 의견과 배치되는가, 그들의 복지를 침해하지는 않는가 이런 것들을 면밀히 검토를 해야 되는데 공급측면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시장 지배적이기 때문에 그냥 팁 문화를 도입하는 식으로 제도를 바꿨다는 것은 소비자를 완전히 도외시한 경영이기 때문에 그 사회적 책임하고는 거리가 멀다...“

Q 기사분들한테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수익보다도 승객들로부터 긍정 평가를 받으면 '더 나은 서비스를 해야겠다' 이런 다짐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분명히 있습니다

A "(소비자들은) 택시 기사님들이 너무나 서비스를 잘해 주시면 형편이 안 되는데도 돈을 더 드리는 경우도 많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 안에 기본 서비스료도 다 포함돼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팁을 도입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기 때문에 가격이 인상되는 감정을 갖게 되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팁이라는 것은 주는 사람도 있고 안 주는 사람도 있고요. 그런데 못 주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가, 그리고 이것을 일상적인 문화로 가져갈 만한 사항인가 그건 충분히 논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소비자 복지와 선택권 확장에 긍정적 효과는 없나요

A “팁을 주면 서비스를 더 잘해주니까 소비자 복지가 늘어난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팁 제도가 도입 되면 서비스가 엉망이어도 팁을 안 줬기 때문에 그렇다 이럴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소비자의 복지나 선택이 확장되기는커녕 오히려 감소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옆 테이블 사람들은 주는데 나만 안 주면 유무형의 불이익이 올 수 있다 이런 위축도 된다는 건가요

A “그렇죠. 이제 물 한 잔 갖다 달라고 얘기를 해도 될까 말까 팁을 줘야지 이것을 제대로 갖다 주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Q 시장 지배적 사업자(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에 의해서 팁 사업이 정식화하면 다른 업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거라는 건가요

A “택시를 시작으로 외식이나 다른 업종으로 (팁이) 다양하게 확산될 것 같으면 가격 인상의 결과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위축돼 지갑을 못 열어요. 제가 조금 다른 얘기를 하겠는데요. 지금 제일 문제가 되고 안 내려가고 있는 게 서비스 가격이에요. 다시 말하면 택시, 음식점 이러한 서비스 가격들이 잘 안 내려가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 내리는 데도 굉장히 장애 요인이 되고 있지요. 택시를 시작으로 다른 업체까지 팁이 전파되면 서비스 가격 인상을 낮추기는커녕 더욱더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Q 카카오택시가 시범 사업 딱지를 떼고 정식 도입 여부까지 가는 데 가장 큰 변수는요

A “인터넷 시대가 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권리가 많이 향상됐어요. 다시 말하면 소비자들의 의견이 모이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예를 들면 이것(팁)이 이슈가 돼 커뮤니티나 이런 데 소비자의 부정적 의견이 많이 올라오면 그 창(감사 팁)을 없애는 식으로 다시 조치를 취하시는 게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Q 시범사업을 지속할지 중단할지 판단이 되게 빨라야 한다는 말인가요

A "그렇죠. 그리고 소비문화라는 것은 굉장히 오랜 세월을 거쳐 그 나라의 여러 가지 소비 형태라든가 이런 것을 토대로 해서 형성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팁 문화가 없어요. 카카오가 이렇게 시작해 다른 쪽으로 확산이 될 것 같으면 팁 문화가 존재하는 게 디폴트(기본 조건)가 되는 거죠. 팁 도입이 적절한 것이냐 그것을 충분히 논의해야 된다 생각합니다."

■ 전용우 선임기자의 [담박인터뷰]는
멋내지 않았지만 깊게 여운을 남기는 담박한 음식의 풍미처럼 우리 사회의 이슈와 삶을 관통하는 인물과 현장의 소식을 담담한 시각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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