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서울불패?…하락지역 '제로'에 외지인 투자도
'서울은 서울' 외지인매입·청약 경쟁↑
지방은 마이너스…"아직 상승장 아냐"
'0'(제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집값 하락 지역이 한 곳도 없습니다. 강남에서 되살아난 불씨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며 벌써 11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규제가 풀리고 집값 하락세가 멈추자 매수세가 붙는 추세입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율이 눈에 띄게 늘고 청약 경쟁도 치열해졌는데요. 다시 '서울 불패'가 오는 걸까요?
서울 강남3구도 마용성도 '상승'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마지막주(31일 기준)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0.03%로 전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벌써 3주째 오름세인데요.
수도권 집값도 이번 주 0.08% 상승으로 전주(0.06%)보다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 모두 집값이 전주 대비 오른 영향인데요.
특히 서울은 지난 주 0.07%에서 이번 주 0.09%로 오른 가운데 11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주 기준으로 25개 자치구 중 집값이 하락한 곳은 한 곳도 없었고요.
한국부동산원 측은 "급매물 소진 이후 매도 호가 상승으로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면서도 "지역 내 선호단지와 정비사업 기대 심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간헐적 상승거래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강남3구는 이번 주에도 상승세가 두드러집니다. 특히 송파구는 신천·잠실동 중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오르며 집값 상승률이 0.27%로 전주(0.14%)보다 크게 올랐습니다.
강남구도 압구정과 주요 단지 위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 주 0.09%에서 이번 주 0.18%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서초구도 0.07% 올라 전주(0.06%)보다 오름폭이 조금 커졌고요.
강북에선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나란히 올랐습니다. 마포구(0.16%→0.20%)는 공덕·대흥동 대단지 위주, 용산구(0.09%→0.10%)는 이촌·서빙고동 구축 위주, 성동구(0.12%→0.18%)는 금호·옥수동 주요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오른 영향이죠.
다만 노원구와 서대문구는 지난주 각각 0.02%, 구로구는 0.01% 상승에서 이번주 보합 전환했고요. 동작구는 2주째 보합 상태입니다.
경기도는 과천(0.38%→0.48%), 화성(0.38%→0.45%), 하남(0.42%→0.45%), 광명(0.36%→0.43%) 등의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이들 지역은 정주여건이 양호하거나 신축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고요.
인천도 중구(0.21%), 남동구(0.14%) 등이 신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입니다.
'모로 가도 서울?'…매수심리 꿈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온기는 갈수록 번지는 추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1만7509건으로 전년 동기(9931건) 대비 76.3% 늘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외지인 거래 비중이 눈에 띕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매매거래 비율은 26.1%(4565건)으로 상반기 기준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는데요.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매거래 비율은 △2019년 20.3% △2020년 23.5% △2021년 20.5% △2022년 21.5% 등으로 20% 초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올 들어 크게 높아졌습니다.
올 상반기에 팔린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는 타지역 거주자가 '원정 매입'한 셈이죠. 외지인 수요는 실거주 보다 투자 목적이 강한 만큼 통상 이 수치가 늘어나면 투자 심리, 매수 심리도 늘어난 걸로 보는데요.
분양 시장에서도 매수 심리 회복세가 나타납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에서 13개 단지, 1334가구(일반공급) 모집에 9만198명이 몰리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 67.6대 1을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서울의 주택 시장이 되살아나게 된 건 15억 초과 주택담보대출 허용 등 각종 규제가 완화되고 특례보금자리론이 나온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요.
이에 부동산 상승기 때처럼 또다시 '서울 불패'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하반기들어 반등 지역이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다 보니 일부 지역은 거래량이 없어도 호가가 올라가고 있다"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움직인다면 다시 서울 불패가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방은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다 금리 등 불안 요소가 남아 있어 '상승장'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7월 마지막 주 기준 지방 집값은 0.01% 하락해 여전히 마이너스고요. 울산, 충남 등은 보합 전환했지만 전남(-0.08%), 제주(-0.05%), 부산(-0.05%), 전북(-0.04%), 광주(-0.04%) 등은 하락했습니다.
그는 "아직 대출 금리가 높은 상황인데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어 서울도 가격이 급격히 오를 것 같진 않다"며 "특례보금자리론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거고 전세가율이 높아 투자 수요가 충분히 유입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지방은 주택 매수 여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많고 주택 보유자도 많기 때문에 더 천천히 움직일 것"이라며 "청약 시장이 회복되고 외지인이 유입돼 거래가 탄력받지 않는 한 상승장으로 들어서긴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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