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때 뿌듯해”…‘비교불가’ 3000만원대 수입車, ‘나혼산’에 딱 좋아 [카슐랭]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8. 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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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랑스’ 프랑스 대표車 푸조
한국서 나혼산족·나노가족 공략
“혹시 예술 하시나요” 시선집중
‘작은 차 큰 기쁨’ 가성비 뛰어나
e-2008 SUV [사진출처=푸조]
사람은 익숙함과 낯익음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같은 언어, 같은 사투리, 같은 음식, 같은 공간은 낯익음을 만드는 요소다.

반대로 낯설음은 불편해한다. 낯설음은 거부감을 일으킨다. 거부감이 커지면 차별이 따라온다.

차별은 ‘틀리다’로 연결된다. ‘선악’이라는 이분법적 가치판단에 따라 ‘틀리다’는 평가를 받는 존재는 가치를 상실한다.

틀리다는 개념과 혼동돼 쓰이고 때로는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뜻을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 바로 ‘다르다’다.

푸조 인셉션 콘셉트(INCEPTION CONCEPT) [사진출처=푸조]
‘다르다’는 ‘틀리다’와 달리 옳고 그름의 분별에서 벗어난다. 존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 틀리다는 닫혀 있는 ‘이분법적 사고’를, 다르다는 ‘열린 사고’를 나타낸다. 틀리다는 ‘차별’이고 다르다는 ‘차이’다.

사실 익숙함은 편하지만 설렘을 주지 못한다. 반면 차이를 인정한다면 낯설음은 설렘을 선사한다. 따지고 보면 누군가에게 낯설음은 누군가에게는 익숙함이자 낯익음이다.

낯설음 속에서 낯익음을 찾을 수도 있다. 프랑스 진미로 꼽히지만 한국인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푸아그라(거위 간), 에스카르고(식용 달팽이)는 순대 친구인 돼지 간, 소라·고동과 닮았다. 같으면서도 다를 뿐이지 틀린 존재는 아니다.

푸조, ‘틀리다 대신 다르다’ 추구
푸조 인셉션 콘셉트 [사진출처=푸조]
동등한 위치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차별 대신 차이를 인정하는 ‘톨레랑스(tolerance)의 나라’ 프랑스 차량도 ‘낯설음 속 낯익음의 미학’을 추구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푸조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1897년 세계 두 번째로 자동차를 만든 브랜드다.

푸조는 전위적이어서 낯설게 여겨지는 아방가르드(전위)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실용성 높은 차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술을 사랑하면서도 감정보다는 이성을 중시하고 실리도 따지는 복합적인 프랑스인 성향을 닮았다.

푸조 e-208 실내 [사진출처=푸조]
푸조는 소형차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또한 프랑스인의 삶과 관련있다.

프랑스는 가족에 구속되지 않고 삶을 즐기려는 독신(셀리바테흐)과 동거의 천국으로도 여겨진다. 관련 산업도 번성했다.

푸조는 1인 나혼산(나혼자산다)족, 2인 나노가족에 적합한 소형 해치백·SUV으로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기차(EV) 분야에서도 준중형 이상을 주로 내놓는 글로벌 브랜드와 달리 소형에 좀 더 적극적이다.

한국 나혼산족 겨냥한 소형 EV 출시
푸조 전기차 [사진출처=푸조]
푸조는 국내에서도 ‘이왕이면 크고 편한 차’를 선호하는 한국인 특성에 맞춰 중형 이상급을 주력으로 삼는 벤츠, BMW, 아우디, 포드 등 수입차 브랜드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이 외면하거나 구색 맞추기로 내놓는 소형차에 좀 더 집중했다.

푸조 전략은 최근들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에서도 나혼산족과 나노가족이 늘어난데다,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1인 가구는 972만세대였다. 전체 세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였다. 2인 가구까지 포함한 비중은 65.2%에 달했다.

기업들은 1~2인 가구를 겨냥해 작고 알찬 제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싱글과 돌싱(돌아온 싱글)의 삶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푸조 e-208 [사진출처=푸조]
푸조는 한국의 나혼산족과 나노가족에 어필하기 위해 전기차도 소형 모델을 선보였다. 소형 해치백인 e-208과 소형 SUV인 e-2008 SUV다.

두 차종 모두 푸조 특유의 예술적 감각을 반영했다. 경쾌한 움직임과 안정적인 승차감도 갖췄다.

내연기관차량 디자인에 낯설음의 미학을 적극 활용하는 푸조는 전기차에는 낯익음을 반영했다.

기존 내연기관차량과 거의 같은 디자인을 채택했다. 낯익은 색상이지만 색감은 달라 시선을 집중시키는 외장 컬러와 사자를 형상화한 푸조의 ‘펠린(feline) 룩’은 한눈에 푸조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대신 전기차 전용 푸조 라이언 엠블럼과 전면그릴, e 모노그램 등 차별화 요소도 적용했다.

낯익지만 낯선 매력, 낯설지만 낯익은 매력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내연기관 차량에 아직은 익숙한 소비자들이 느낄 낯설음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실내는 기하학적 도형과 선·면 처리로 이색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푸조 상징 ‘아이-콕핏’은 심미성과 기능적 우수성을 더했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도 사용할 수 있다.

예술적인 감각과 함께 실용성도 추구하는 프랑스 차량답게 공간도 차체 크기에 비해 넉넉하다 .

e-2008 SUV 적재공간은 기본 434L다. 2열 폴딩 때 최대 1467L까지 확장된다. 내부 바닥 굴곡을 최소화해 풀 플랫에 버금가게 활용할 수 있다.

3000만원대 예감좋은 가성비 수입차
푸조 e-208 실내 [사진출처=푸조]
1회 충전 때 주행거리는 복합기준으로 e-208이 280km, e-2008 SUV가 260km다. 400km 이상 되는 요즘 전기차과 비교하면 단점이다.

대신 100kW 기준 급속 충전기 기준으로 30분에 약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충전 시간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충전 불편 때문에 장거리 운전은 부담스럽지만 도시 출퇴근용으로는 충분하고 혼자 또는 연인·친구 등과 근교 나들이를 즐기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최고출력은 100마력, 최대토크는 26.5kg.m다. 콤팩트한 차체로 몸놀림이 날렵하고 날쌔다.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도 적용했다. 운전자 주의 알람 시스템, 교통 표지 인식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 충돌 알람 시스템, 후방 카메라 등을 기본 장착했다.

손발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e-208과 e-2008 SUV GT 트림에 탑재됐다.

푸조 2008과 e2008 [사진출처=푸조]
푸조 소형차는 국내 판매 수입차 중에서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은 차 큰 기쁨’을 선사한다.

가격은 푸조 e-208 GT가 5300만원, e-2008 SUV 알뤼르가 5290만원, e-2008 SUV GT가 5490만원이다.

할인 프로모션을 이용하고 전기차 보조금도 받으면 2000만원 후반~3000만원 초반대에 살 수 있다.

무엇보다 푸조 차량은 독특한 외모에 어디를 가든 ‘시선집중’이다. 아방가르드 매력까지 더해져 예술가가 탄다는 기분좋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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