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 실적부진에 법인세수 `뚝뚝`… 삼성만 5.8조나 줄었다

최상현 2023. 8. 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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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법인세 펑크' 비상
반도체·수출 경기부진 영향
삼성, 중간예납 땐 8400억 그쳐
작년 6조6596억보다 확 줄어
상위 15개 기업 7.3조원 감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세법개정안 관련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추 부총리 왼쪽은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연합뉴스]

8월 '법인세 펑크' 비상

수십조원의 세수펑크 상황 속에 올해 8월부터 신고·납부하는 중간예납 법인세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법인세율을 구간별로 1%포인트씩 낮춘데다, 반도체·수출경기 부진으로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감소함에 따라 법인세도 줄어드는 것이다.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주요 기업의 법인세를 추정한 결과, 삼성전자만 5조 8000억원, 총 7조 3000억의 법인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3조539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9조 5305억원)에 비해 26조원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해 납부할 법인세 중간예납액은 약 8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간예납액 6조 6596억원에 비해 5조 8195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국세청은 12월 결산법인에 대해 8월 1일부터 31일까지 법인세 중간예납을 신고·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중간예납세액은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기준으로 납부하는 방식과, 상반기 실적을 중간결산하는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만약 기업이 상반기 실적을 결산한 결과 그 수준이 전년에 미치지 못한다면 당연히 중간예납세액도 줄어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6조4404억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조 5394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법인세를 내면 5조 5634억원을 내야하지만, 부진한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중간예납을 선택하면 8400억원만 내면 된다. 초과세액이 발생하면 내년 3월에 돌려주지만, 7개월 간의 이자비용을 생각하면 더 적게 내는 쪽을 선택하는게 합리적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20대 기업 가운데 상반기 실적을 공시한 16개 기업의 법인세 중간예납세액을 추정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를 포함해 총 7조 3264억원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7조 31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세금은 영업이익에 대해 매겨지므로, 올해 중간예납에서 SK하이닉스가 납부할 세금은 '0원'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납부한 중간예납세액은 1조6675억원으로 추정된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낼 세수도 크게 줄었다. LG화학이 납부할 중간예납세액은 3280억으로 전년(4405억원)에 비해 1540억원 감소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상반기 2조원에 달하는 흑자를 냈지만, 올해는 적자로 돌아서며 법인세 '0원'이 됐다. 올해 내는 법인세 중간예납세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기업도 있었지만, 반도체 등에서 발생한 공백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1조 3751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법인세를 내는 쪽을 선택하면 1100억원으로 전년(876억원) 대비 223억원 늘어나는데 그친다.

이외에 △현대자동차 3188억원 △기아 1010억원 △포스코홀딩스 300억원 △삼성SDI 667억원 △현대모비스 42억원 △신한지주 640억원 △삼성물산 55억원 등에서 법인세 중간예납세액이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8월에 납부하는 법인세는 최근 몇년간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올해엔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8월 법인세 실적은 2020년 11조원에서 2021년 13조 2000억원, 2022년 16조 9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국세 수입은 39조 7000억원 줄었는데, 이 가운데 법인세가 16조 8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반도체는 부진했고 회복 속도도 느린 상황"이라면서 "수출입과 환율 등도 하반기 국세 수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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